[WAR킹맘]모유수유 안하면 모진 엄마?..모성애 강요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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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열 명 중 여섯 명은 우리 사회가 모성애를 강요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10명 중 8명은 우리사회가 강요하는 모성애가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데일리가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에 의뢰해 직장인 717명(여성 353명, 남성 364명)을 대상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엄마는 희생해야 한다'는 강요된 모성애가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설문을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2.5%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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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육 모성애 척도 인식.."모유수유 괴로웠다" 77.3%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는 편견에 맞벌이 부부 고통
“어린이집 학부모 상담이나 부모교실에 남편이랑 같이 참석하면 선생님들은 ‘아버님이 오실 줄 몰랐다’며 신기해하고 주변 할머니들은 ‘저 집 아빠는 참 가정적이네’라고 감탄해요. 마치 안 와도 되는 사람이 온 것처럼요.”(직장인 최정은(가명·36세)씨)
여성의 경우 10명 중 8명은 우리사회가 강요하는 모성애가 부담스럽다고 했다. 특히 엄마가 된 순간부터 자신을 돌보는 일보다 자녀 양육의 책임을 우선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에 부담을 느끼는 여성들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모성애를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서는 저출산 문제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자녀 양육의 부담을 가정와 사회, 직장이 두루 나눠 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데일리가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에 의뢰해 직장인 717명(여성 353명, 남성 364명)을 대상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엄마는 희생해야 한다’는 강요된 모성애가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설문을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2.5%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성별 응답률을 살펴보면 여성 응답자의 78.5%가 강요된 모성애를 느낀다고 답변한 반면 남성 응답자는 48.6%로 남여간 인식 차이가 컸다.
대다수 여성들은 출산 직후 모유수유에 어려움을 느끼면서 모유수유가 곧 모성애의 척도라는 인식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모유수유로 괴로웠던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여성 응답자의 77.3%가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새벽수유 등으로 인해 수면이 부족해서’, ‘모유수유에 따른 신체적 고통 때문에’, ‘대신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부담스러워서’ 등을 꼽았다.
또 다른 직장인 유슬아(가명·42)씨도 “모유가 안 나와 분유로 키웠다. 가족들마저도 ‘아이가 불쌍하게도 엄마 젖 한 번 못먹어봤다’고 말하는데 몹쓸엄마가 된 것 같아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제왕절개 출산에 대한 인식도 비슷하다. 12시간 진통끝에 자연분만을 포기하고 제왕절개수술을 한 이지은(가명·37)씨는 “출산 후 시어머니가 ‘왜 수술했냐’고 다그칠 때는 황당했다”고 털어놨다.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는 편견에 좌절하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올해 상반기 민간부문 육아휴직자는 8563명으로 전체 육아휴직자의 16.9%를 차지했다. 인원수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5101명)보다 65.9% 증가했으며 비율로도 11.4%에서 5.5%포인트 높아졌다. 최근들어 정부 지원에 힘이업 아빠육아가 활성화하고 있지만 사회적 인식이 바뀌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육아휴직을 계획 중인 직장인 오민혁(가명·38)씨는 “결혼 전부터 아내와 1년씩 육아휴직을 번갈아 쓰기로 약속했는데 양가 부모님들이 모두 반대해 난감한 상황”며 “직장에서도 승진은 포기한거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아 육아휴직을 결정한 게 잘못한 일인가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수연 한국워킹맘연구소장은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 자녀를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상이 모성애의 표본으로 굳어진 경향이 있다”며 “시대가 바뀌었고 부모 모두가 양육에 대한 책임과 역할이 있는 만큼 엄마의 부담을 나눠지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성경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 스스로조차 전통적 사고방식에 의한 성역할 구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경향이 있다”며 “외부에서 기대하는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강박보다는 엄마에게 기대하는 많은 역할들 중에서 어떤 것을 취하고 버릴건지를 정하고, 이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송이라 (ras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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