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예산안 합의했지만..'등 돌린' 野3당 부담

이재우 2018. 12. 7. 07:2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2019년 예산안 잠정 합의안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의동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 추혜선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윤소하 정의당,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최경환 민주평화당 원내수석부대표. 2018.12.06.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일 자유한국당과 함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합의했다. 예산안 처리와 선거제도 개편 연계를 요구해온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사실상 배제됐다.

집권 3년차 국정운영 동력이 될 내년도 예산은 일단 확보했지만 범진보 진영으로 잠재적 우군이었던 평화당과 정의당은 물론 범보수로 분류되나 캐스팅보터 역할을 해온 바른미래당까지 민주당과 척을 지게 돼 향후 여당의 국회 운영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6일 국회에서 막판 예산안 협상을 벌였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제도 개편을 약속해줄 것을 양당에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선거제도 개혁 책임을 맡고 있는 이해찬 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 김종민 의원이 회의를 한 후에 합의문을 도저히 받을 수 없다고 연락이 왔다"며 "한국당은 도농 복합형을 검토하는 문구가 빠지면 합의를 할 수 없다고 해서 결렬이 됐다"고 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선거제도 개편은 배제하고 예산안만 처리하기로 잠정했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정의당이 예산안 상정을 위한 국회 의사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7일 본회의에서는 거대 양당만 참여한 가운데 내년도 예산안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양당간 잠정 합의 추인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바른미래당을 비롯한 야3당이 선거법에 대한 합의 없이는 예산안에 함께 할수 없다고 했다"면서도 "더이상 예산안을 늦출 수 없다는 생각에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고했다.

야3당은 원내대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과 한국당을 '더불어한국당'이라고 힐난했다. 각당별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단식을 선언하는 등 반발이 잇따랐다. 야3당은 여야정상설국정협의체에도 불참하겠다고 하는 등 향후 민주당과 엇박자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그간 촛불을 얘기하고 개혁을 얘기한 민주당이 청산하겠다고 한 적폐의 본산과 손을 잡은 것"이라며 "야합도 이런 야합이 없다. 20대 국회에 들어 더불어한국당이 생긴 것을 국민과 함께 규탄하면서 야3당은 보다 강력한 투쟁을 하겠다"고 했다.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향후 정국 운영에 있어 야3당이 배신하는 당에게 어떤 협조를 할 수 있겠느냐"며 "갖은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배신의 정치에 대해서는 응분의 대응이 있어야 한다. 야3당이 똘똘 뭉쳐서 거대 양당 야합에 대해서는 철저한 응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여야 (교섭단체) 3당 합의를 통해 선거제 문제와 예산안이 같이 처리되는 것을 원했기 때문에 낮은 수준의 합의문을 요구했던 것"이라며 "이것마저도 끝까지 거부한 거대 양당에 깊이 실망하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여야정 협의체도 "일단 거부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2019 예산안 관련 3당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2018.12.06.since1999@newsis.com

민주당 의석은 전체 의석 300석 중 129석에 불과하다. 민주당 의석만으로는 예산은 물론 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없다.

사법개혁 등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와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 등 대북 현안에서 범 진보진영인 평화당과 정의당의 협조가 시급하지만 과거와 같은 연대는 한동안 힘들 전망이다. 교섭단체인 바른미래당이 다른 목소리를 내면 향후 의사일정 협의가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민주당이 향후 정개특위 논의 과정에서 야3당의 요구를 반영하는 등 달래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과 한국당 둘이 합의서를 만들더라도 야3당이 충분히 나머지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선거법 개정은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고 했다. 이어 "정개특위는 연장해서 1월까지 계속 논의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ironn108@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