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비리 '뒷북 압수수색', 뭘 건졌겠나"

유희곤 기자 2018. 12. 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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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수사 외압 폭로 안미현 검사, SNS 글 올려 “수사는 타이밍”
ㆍ5개월 미적대다 언론 보도 후 이달 초 이뤄진 압수수색 비판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안미현 전 춘천지검 검사(현 의정부지검 검사·39·사진)가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67)이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자유한국당 권성동(58)·염동열(57) 의원과 정문헌(52) 전 의원(현 바른미래당)에게 5000만원을 건넨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뒤늦게 압수수색에 나서자 “수사의 성패는 타이밍이 좌우하는데 이제 와서 뭐라도 건졌을지 의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검사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에디슨의 알품기’라는 글을 올리고 “서울남부지검이 이 사건을 몇 달째 묵히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여론의 뭇매를 맞자 드디어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나 보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안 검사의 수사 외압 의혹 폭로 후 지난 2월 출범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은 최 전 사장 측근 최모씨(46)를 압수수색해 그가 최 전 사장 지시를 받고 옛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 ㄱ씨(47)에게 ‘권 의원 등에게 전해달라’며 5000만원을 건넸다는 진술과 증거를 확보했다. 양부남 수사단장(현 의정부지검장)은 지난 4월 초 ㄱ씨를 압수수색하겠다고 문무일 검찰총장(57)에게 보고했지만 문 총장은 채용비리 본류와 무관하다며 관할 검찰청 이첩을 지시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 7월19일 사건을 넘겨받았지만 5개월째 수사하지 않다가 언론보도(경향신문 11월27일자 1·3면) 1주일여 만에 ㄱ씨 옛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안 검사는 최씨와 ㄱ씨에 대한 압수수색 타이밍이 모두 너무 늦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20일 최씨의 압수수색영장을 만들어 놓고 그날 오전부터 몇 시간 동안 유선으로 설명했지만 ‘본류가 아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왜 본류가 아닌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2017년 11월경 필리핀으로 출국했다가 몇 달 후에야 귀국했다”면서 “(수사단이 뒤늦게 최씨를 압수수색했지만) 최씨가 쓰고 있던 휴대전화를 필리핀 앞바다에 던지고도 남을 시간 후에서야 했으니 뭘 들고 왔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씨에 대한 수사처럼 ㄱ씨에 대한 압수수색도 뒤늦게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강원도지사 선거가 깊은 관련이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진술과 증거가 있는데도 검찰이 시간만 끌었다는 것이다.

안 검사는 “최 전 사장은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선거 경선에 2차례 나가 쓴맛을 보고, 채용비리 후 3번째 만에 경선에서 이겨 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다”면서 “엄청난 규모의 채용청탁을 들어주고 나서야 새누리당 강원도지사 후보가 돼 본선을 뛰었는데 채용비리와 도지사 경선이 전혀 무관한가”라고 말했다.

그는 “(ㄱ씨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미 (수사단이) 몇 달 전에 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라며 “수사가 에디슨이 알을 품고 부화되길 기다리듯 그렇게 고이 품고만 있는다고 해결이 되느냐”고 대검 수뇌부와 일선 검찰청을 비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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