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270억, 김성태 560억.. 깎인 예산이 여기로 갔네

선정민 기자 2018. 12. 1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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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통과 최종 예산안 보니
여야 실세 '쪽지예산' 대폭 증가

469조원의 내년도 예산안은 복지, 일자리,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 모두 올해보다 큰 폭 증가했다. 북한 철도·도로 구축 등 1조원대 남북 경제 협력 사업 예산은 삭감되지 않고 정부 구상대로 통과됐다. 야당이 공언한 '가짜 일자리 예산 삭감'도 제한적이었다. 이런 가운데 여야 실세들은 일부 깎은 예산만큼 자신들의 지역구 예산을 수백억원씩 끼워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이 겉으로는 '남북 경제 협력 사업 예산, 소득 주도 성장 예산 삭감'을 공언했지만 막후에선 정부·여당과 '예산 나눠 먹기' 타협을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예산 삭감은 말뿐… 복지·고용 예산이 3분의 1

국회를 통과한 수정예산안은 총지출 469조6000억원 규모로 정부 원안(470조5000억원)보다 9000억원이 순(純)삭감됐다. 총수입은 지방분권 추진과 유류세 인하 등에 따라 5조3000억원이 줄었다. 이에 따라 내년도 국가 채무는 올해보다 32조원 늘어난 740조원에 이른다. GDP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 채무 비율도 39.4%로 올라갔다.

분야별로는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한 '보건·복지·고용' 예산이 161조원으로 전체 예산의 3분의 1을 넘어섰다. 올해보다 11.3% 늘어난 것이다. 한국당은 당초 '일자리 예산 8조원' 삭감을 공언했지만, 6000억원 줄이는데 그쳤다. 한국당은 남북협력기금도 1000억원 깎았다고 했지만, 이 또한 사실과 다르다. 통일부 일반 회계로부터 받으려던 전입금을 1000억원 덜 받고 '지출' 항목에서 여유 자금을 1000억원 낮춰 잡았다. 명목적인 기금 규모만 1000억원 줄었을 뿐 '사업 예산' 1조977억원은 한 푼도 삭감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산가족 화상 상봉 예산은 국회에서 58억원 증액됐다. 북한 철도·도로 구축을 포함해 각종 남북 협력 사업들을 정부 뜻대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남북 철도·도로 협력 사업의 실태 조사와 사업 계획을 국회에 보고토록 부대 의견에 명시했다"고 했다.

야당은 또 청년내일채움공제,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취업성공패키지, 청년추가고용장려금에서 총 1600억원대를 삭감했다고 했지만, 부대 의견에 '내년 사업비가 부족하면 정부가 기금 운용 계획 변경이나 예비비 등을 통해 지원할 수 있다'는 대목이 들어갔다. 나중에 추경이나 기금 등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지를 둔 것이다. SOC 예산은 올해보다 8000억원 늘어난 19조8000억원이 됐다. 당초 정부는 SOC 예산을 올해보다 5000억원 줄일 방침이었다. 그러나 막판에 의원들의 지역 예산이 대거 끼어 들어오면서 1조2000억원 늘었다.

◇이해찬 270억, 김성태 500억 이상 증액

여야 실세들의 지역구 '쪽지 예산'도 대폭 늘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세종시)의 경우 국립세종수목원 조성 자금이 정부안(303억원)에서 253억원이나 더 늘었다. 이 대표 총선 공약인 '국회 분원 건립' 관련 설계비 10억원이 신규 반영됐고, 세종 산업기술단지(5억원) 예산 등도 늘었다. 이 대표 지역구 관련 예산은 총 270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홍영표 원내대표(인천 부평을)와 관련해선 부평 반환 미군 기지에 들어서는 한국대중음악자료원 타당성 검토 예산(신규 2억원) 등이 반영됐다. 조정식 민주당 예결위 간사(경기 시흥을)도 죽율동 아파트 앞 도로 개선 사업비(10억원), 시흥 공동형 장사시설 건립(5억원) 등 예산이 늘었다.

단식중인 손학규·이정미 찾아간 김병준 - 김병준(왼쪽)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며 4일째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중인 손학규(가운데) 바른미래당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같은 이유로 단식 중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 /이덕훈 기자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서울 강서을)와 관련해선 서울지하철 9호선 증차 예산 500억원가량이 서울시 예산에 우회 반영됐다. 김포공항 부지 내 국립항공박물관 건립·운영(60억원), 고도 제한 완화 용역비(5억원) 등도 늘어났다. 안상수 예결위원장(인천 중·동·강화·옹진)의 경우, 인천 해양박물관 건립(16억원), 강화 황청리 추모공원 건립(8억원) 등 예산이 들어갔다. 장제원 예결위 간사(부산 사상)는 부산 경부선 철로 지하화(35억원), 부산 노후 철도 시설 개선(106억원), 사상 도시철도(20억원), 사상공단 재생사업 시설비(10억원) 등의 예산이 늘었다. 문희상 국회의장(경기 의정부갑) 지역구 예산도 망월사역 시설 개선비 등 25억여원이 증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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