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1.5도 보고서' 무산 위기.. '최악의 기상' 현실화 우려

조효석 기자 입력 2018. 12. 10.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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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인천 송도에서 채택된 지구온난화에 관한 유엔보고서가 국제사회에서 외면당할 위기에 처했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진행 중인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은 10일부터 열릴 장관급회담을 앞두고 '지구온난화 1.5도 보고서'에 대한 결정문을 내지 않고 다음 회기로 넘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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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인천 IPCC총회서 보고서 채택.. 美·러·사우디 등 반대 결정문 못내

지난 10월 인천 송도에서 채택된 지구온난화에 관한 유엔보고서가 국제사회에서 외면당할 위기에 처했다. 미국과 러시아 등이 이에 따르지 않겠다는 태도를 사실상 공식화해서다. 기상학자들은 지구온난화에 대비한 각국의 조치가 미뤄질수록 ‘최악의 여름’이 해마다 도래하는 걸 막아내기 어려워질 것이라 경고한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진행 중인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은 10일부터 열릴 장관급회담을 앞두고 ‘지구온난화 1.5도 보고서’에 대한 결정문을 내지 않고 다음 회기로 넘기기로 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 참가국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보고서다.

보고서는 2100년까지의 지구 평균온도 상승분을 산업화시대(1850~1900년) 대비 1.5도로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감축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대표단은 이 보고서를 향한 COP24 콘퍼런스 결정문에 ‘환영한다’(welcoming) 문구를 넣는 데 반대했다. 대신 ‘참고하겠다’(taking note)는 문구를 넣자고 했다. 이에 다른 나라들이 반대하면서 결정문 채택이 무산됐다. 이산화탄소 주요 배출국인 미국과 러시아와 산유국인 사우디, 쿠웨이트는 선언적 차원에서도 1.5도 보고서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걸 대외적으로 밝힌 셈이다. 총회에 참석한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일은 당사국이 합치된 입장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뿐 감축의무 부여 등 구체적 정책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관련 조치가 미뤄질수록 예상됐던 최악의 기상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과장은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됐을 때의 예상모델(RCP8.5)을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기상과학원은 2016년 보고서에서 이 모델에 따라 21세기 중반 이후 한반도에서 폭염과 열대야가 5월부터 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1.5 보고서 등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 따르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로는 구체적 방안이 없다는 지적이다.

허창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탈원전 정책 기조를 다른 대안 없이 내세우는 건 사실상 석탄·석유에너지 사용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대적인 재생에너지 개발 등 획기적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 원전 감축은 사실상 현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은 14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총회에 대표단을 파견해놓은 상태다. 장관급 회담에도 참석한다. 채여라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당사국들이 향후 현재의 목표에서 하향된 수준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행목표 자체는 각국 정부에 달린 문제이므로 앞으로 향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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