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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집 찾기 이제 그만, 나는 폰으로 운세 본다

입력 2018. 12. 1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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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칠기삼·띵스플로우, 데이터·챗봇으로 ‘편의성’ 높이며 승승장구

띵스플로우의 '헬로우봇' 모바일 앱과 챗봇 캐릭터.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신년을 맞이하거나 특별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 찾던 점술이 최근엔 힐링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상에서 부닥치는 소소한 고민을 나누고 싶을 때 타로나 사주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정보기술(IT)을 활용해 다양한 운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투자금을 모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들은 사주와 타로라는 영역에 챗봇·빅데이터 등 IT를 접목함으로써 그 어떤 점집들보다 ‘용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운칠기삼의 모바일 운세 서비스 '포스텔러'.


◆현대인에게 딱 맞는 ‘모바일 맞춤형’ 운세 

모바일 운세 서비스 ‘포스텔러’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운칠기삼은 지난 7월 캡스톤파트너스·카카오벤처스·빅베이슨캐피탈로부터 12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운칠기삼에 투자를 진행한 카카오벤처스는 포스텔러가 2030세대의 주요 키워드인 ‘힐링 콘텐츠’를 누구나 쉽게 모바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라는 점에 주목했다. 황조은 카카오벤처스 홍보팀장은 “포스텔러는 단순한 운세 서비스가 아닌, 운칠기삼만의 데이터 기반의 사주 분석 시스템과 자체 타깃 맞춤형 콘텐츠를 통해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포스텔러는 정통 사주와 토정비결·타로·별자리·꿈해몽·손금·풍수 등 다양한 운세 콘텐츠를 스마트 기기 환경에 적합한 사용자 경험 디자인(UXD)으로 쉽게 풀이했다. 


사실 PC와 모바일을 통해 간단히 운세를 볼 수 있는 서비스는 넘쳐난다. 하지만 수많은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얼마나 용한가’다. 포스텔러는 정확도와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일관성 있는 풀이가 가능하도록 사주의 다양한 값들을 수치화해 자체 개발한 사주 분석 시스템을 사용한다. 이를 운칠기삼에서는 ‘FAS(Fortune Analysis System)’라고 부른다. 


심경진 운칠기삼 대표는 “사주 명리학상의 다양한 가설을 시스템에 적용해 콘텐츠에 대한 반응과 샘플, 이용자들의 실제 풀이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김상현(왼쪽), 심경진 운칠기삼 대표.



포스텔러의 특징 중 하나는 시대에 맞는 운세 풀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과거 운세 풀이에서 흔히 사용된 ‘현모양처’라는 단어는 포스텔러에서 볼 수 없다. 남성 중심적이고 보수적인 사회적 틀에 맞춰진 풀이 대신 현재 시대상에 맞는 방법으로 보여주려고 한다. 


심 대표는 운칠기삼을 창업하기 전 지인들과 2년간 스타트업을 운영하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심 대표는 당시를 “개인적으로 힘들고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던 시기”라고 회상한다. 

심 대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주 상담을 받으며 자신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에 대해 집중하는 시간을 갖다 보니 자연스레 마음이 치유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후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함께 일한 김상현 대표와 함께 2017년 1월 운칠기삼을 공동 창업했다.


운칠기삼은 포스텔러 서비스를 '친한 친구'처럼 설계했다. 고민거리를 같이 걱정하고 조언하며 일상을 함께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그래서인지 흔히 운세는 ‘한 번 보고 마는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포스텔러의 이용자들은 평균 3일에 한 번씩 방문한다. 20%의 이용자는 주 6회 이상 방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포스텔러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모바일 웹으로 베타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본에 이은 다음 진출지는 사주에 익숙한 대만이다. 


운칠기삼은 국내에서 무료 콘텐츠를 앞세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시장에 진입한 것처럼 해외에서도 사용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차근차근 진입할 계획이다. 심 대표는 “해당 국가에 문화에 어우러지도록 기업 내부에 일본인 인력을 두고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이수지 띵스플로우 대표.


◆“귀여운 캐릭터와 채팅하며 연애 고민 나눠요”  


“이 짝사랑이 사랑으로 거듭날 수 있는 건지, 지금 상태를 타로로 풀어보자. 시작해 볼까?” 카카오톡 메신저처럼 생긴 채팅창에 접속하니 헬로우봇의 연애 전문가 ‘라마마’가 말을 걸어온다. 라마마가 내민 카드를 하나 뽑았더니 ‘검 에이스 카드’가 나왔다. 


라마마에 설명에 따르면 검 에이스카드는 ‘결단의 시기’가 왔다는 뜻이란다. “‘검’은 차가운 성질 때문에 감성보다 이성을 나타내니까 지금 고백한다면 뜻대로 잘 풀릴 것이라는 거지!”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채팅을 통해 운세를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헬로우봇’이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IT업계에서는 흔한 챗봇이라는 기술을 연애나 일상의 고민에 접목함으로써 서비스를 발전시켰다. 


헬로우봇을 출시한 이수지 띵스플로우 대표는 “인생의 변화와 선택이 많은 시기인 10대와 20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걱정을 위로하고 채팅으로 즐거운 경험을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트 모양의 코를 가진 캐릭터를 통해 친근감을 줬다. 연애와 우정 등 애정과 관련한 타로는 캐릭터 ‘라마마’가, 연애 외에 일반 운세는 라마마의 타로 스승으로 900년 동안 살아오며 세상 모든 일에 통달했다는 캐릭터로 설정된 ‘풀리피’가 담당하고 있다.


띵스플로우에서 챗봇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에디터들은 국문과 전공자이자 실제로 타로를 볼 수 있는 인력들이다. 이 대표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타로카드라는 도구에 대해 충분한 이해도를 갖고 있어 마치 오프라인에서 타로 상담을 받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연애나 인간관계, 직장 생활 중 고민이 생길 때 우연히 재미로 본 타로점에서 위안을 얻곤 했다. 이 대표는 “앱 서비스 기획자로서 타로를 통해 위로를 얻은 경험을 플랫폼으로 만들면 좋은 서비스가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점을 믿느냐 안 믿느냐를 떠나 ‘나’라는 사람에 집중하며 부정적인 감정을 날려 버릴 수 있는 것이다. 


2017년 6월 설립된 띵스플로우는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지난해 12월 ‘헬로우봇’ 아이폰 앱을 출시한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안드로이드 버전의 앱도 출시했다. 올해 5월 기준으로 앱 다운로드 건수는 50만을 돌파했다. 


별도의 마케팅 없이 SNS를 통해 10대와 20대들이 남기는 자발적 ‘후기’가 헬로우봇에 날개를 달아 준 셈이다. 투자 소식도 이어졌다. 올 초 띵스플로우는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와 스프링캠프로부터 총 6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2호(2018.12.10 ~ 2018.12.1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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