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은 한국당의 '캡틴마블'이 될 수 있을까(종합)
벼랑 끝 자유한국당의 선택은 여성 히어로였다. 자유한국당은 11일 오후 국회서 의원총회를 열고 나경원 의원(4선, 서울동작을)을 20대 국회 후반기 원내사령탑으로 선출했다. 한국당의 첫 여성 원내대표다.
이날 투표에서 나 신임 원내대표는 전체 103표 중 68표를 얻어 과반을 확보, 결선 없이 당선을 확정지었다. 함께 출마한 정용기 의원(재선, 대전대덕)이 신임 정책위의장이 됐다.
세 번째 도전 끝에 원내 사령탑을 맡게 된 나 원내대표는 당선수락연설을 통해 “오늘 의원들이 과거가 아닌 미래를,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며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막아내고 보수의 가치를 지켜내겠다.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부터 꼼꼼히 챙겨서 제2의 경제기적을 만들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 정책위의장은 “이제 정말 계파정치를 끝내고 당을 살리고 우리 자유대한민국을 살리자는 충정 뿐”이라며 “당의 투명성, 민주성, 초심 잃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 친박(친박근혜)계 지지를 업고 당선된 나 신임 원내대표 앞에 비박(비박근혜)계 복당파와의 화학적 통합은 물론 당 혁신, 보수진영 대통합의 과제가 주어졌다.
◇판사 출신 여성 정치인, 3수만에 원내대표=나 원내대표는 대중적 인지도가 가장 높은 여성 정치인 중 한 사람이다. 1963년 서울 출생으로 유명한 서울대 법대 82학번이다. 24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판사로 활동하다가 2002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정책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었고 18대 서울 중구, 19(보궐)~20대 동작을에서 당선되며 내리 4선을 했다.
18대 국회에서는 당 대변인과 이명박 대선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대중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같은 해 한나라당 전당대회에도 출마,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승승장구하던 나 원내대표는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다가 박원순 시장에게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19대 보궐선거에서 당시 야권 단일후보였던 고 노회찬 의원을 이기고 국회에 돌아오며 오히려 정치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을 받았다.
정계 입문 후 쭉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유독 원내대표 경선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6년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친박계 정진석 의원에게 26표 차이로 졌다. 같은 해 12월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역시 친박계 정우택 의원에게 7표 차이로 졌다. 두 차례 모두 계파의 한계에 부딪혔지만 이번엔 달랐다. 친박계를 아우르며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이제 지긋지긋한 계파 얘기가 없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하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리더십, 화합의 아이콘 될까=나 원내대표의 당선에는 탄핵 이후 탈당의 큰 흐름에 휩쓸리지 않았던게 초석이 됐다. 김무성 전 대표 등을 중심으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옹립을 염두에 둔 탈당이 이뤄졌지만 나 원내대표는 끝내 '수당'을 고수했다.
탈당 후 복당한 비박계와 자연스럽게 가르마가 타졌다. 범 친박계의 지원을 받으면서 출마 초기부터 알음알음 대세론이 형성됐고 이 바람이 끝까지 이어졌다. 비박계가 김학용 의원으로 단일화하며 강하게 도전해 왔지만 끝내 중도와 친박을 아우른 나 원내대표의 손에 꽃다발이 주어졌다.
나 원내대표는 이지적이고 당찬 이미지를 갖고 있다. 위기에 몰린 한국당 상황을 감안하면 여기에 통합과 화합의 이미지를 덧씌워야 한다. 당내 계파갈등 해소와 범 보수진영의 대통합이라는 과제 앞에 나 원내대표도 본인에게 부족한게 뭔지를 잘 알고 있다.
경선 출마 선언 직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부터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까지 모두 함께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반문연대의 틀 속에서 보수통합론을 구현할 수 있다고 기회가 올 때마다 밝혔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역으로 친박계의 전폭적 지원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나 원내대표는 계파 해소를 선언했지만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오히려 당내 계파의 영향력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나 원내대표가 얼마나 본인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구축한 대(對) 청와대, 대 여 투쟁의 전선을 이끌어야 하는 역할도 감당해야 한다.
나 원내대표는 "좌우의 정당이 균형을 맞춰 가야 하는데 우파인 한국당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데 부족함이 있었고, 이 부족함을 채워가는데 역할을 해야 한다"며 "다른걸 다 떠나서 반대하는 정당이 아니라 대안정당의 모습을 보이고, 여당과 관계에 있어서도 과감하게 협상해 도와줄 것은 도와주고 절대 안 되는 것은 분명하게 반대하는 원내대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경희 김하늬 김민우 백지수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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