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중권의 현장을 가다] 도심에서 만나는 친환경에너지, 한화 서남태양광발전소

임중권 2018. 12. 1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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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수십년 동안 한국 경제성장과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조선, 철강, 기계, 자동차 등 일명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의 위기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고용과 관련 산업군 유발효과가 큰 장치산업으로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큽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0월 발표한 올 4분기 국내 제조업 체감경기 전망에 따르면 경기전망지수(BSI)는 75로 집계됐습니다. 기업경기전망지수가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 이하이면 그 반대입니다. 중후장대 산업의 경기전망지수는 자동차·부품(66), 기계(69), 철강(70), 조선·부품(70), 정유·석화(74) 등으로 낮았습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구조조정과 함께 새로운 기술개발과 투자 확대 등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쿠키뉴스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춰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이에 맞는 기술과 제품 개발에 불철주야 땀을 흘리는 산업현장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임중권의 현장을 가다]를 연재합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서남물재생센터는 하루 163만t의 서울의 하수를 처리하는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하수처리시설이다. 이에 더해 단돈 3000원이면 즐길 수 있는 골프장, 테니스장, 탁구장 등이 마련된 시민들의 여가·휴식 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부지 내에 자리한 ‘서남물재생센터 태양광 발전소’(이하 서남태양광발전소)다. 2013년 건립된 이 곳은 한화큐셀코리아가 총 88억원의 민간자본 투자해 태양광을 통해 생산하는 전력을 한전에 판매하고, 서울시는 사용하지 않았던 물 정화시설의 상부공간을 민간기업에 임대해 매년 임대료 수익 7500만원을 얻는 민·관의 살아있는 상부상조(相扶相助) 사례다.

특히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현 정부는 현재 OECD 주요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국내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 7%를 2030년까지 20%로 확대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은 좁은 국토로 인해 중국, 미국 등과 달리 토지와 임야 등 태양광 발전을 위한 유휴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탓에 태양광이 멀쩡한 야산을 깎아내는 주범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 사용하지 않는 물 정화시설의 상부 공간(유휴부지)을 이용한 서남태양광발전소는 ‘한국형 태양광 발전’의 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 기자는 지난 10일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5년째 성공적인 태양광발전을 가동하고 있는 서남태양광발전소 현장을 찾았다.

서남태양광발전소는 서울 을지로에서 차로 1시간여면 도착한다. 현장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니 알싸한 암모니아 냄새가 코끝을 찌른다. 저절로 구겨진 표정에 현장 관계자의 오폐수를 걸러내는 고농축 암모니아 냄새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하수처리 건물들과 그 위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넓은 대지에 펼쳐진 하수처리 건물들과 그 위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들이었다. 줄지어 설치된 태양광 패널들은 그늘이 질 경우 떨어지는 열효율을 감안해 조금씩 간격을 넓혀 설치돼 있었다.

특히 일각에서 비난받고 있는 미관훼손, 눈의 피로도를 일으키는 빛 반사 현상은 없었다.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고 있는 기자에게 태양광 패널은 빛을 흡수해 전기를 생산하기에 빛을 반사하지 않는 특수코팅을 한다는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가 갔다.

현장에서 만난 한화 관계자는 “부지에 투입된 태양광 패널만 1만2000여장”이라며 “게다가 노는 땅에 태양광을 시킨 것도 아니다. 이미 하수처리 시설이 있는 부지 위 공중에 설치했으니 토지를 2배로 이용하는 격이다. 지상에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넓게 설치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간 3500MWh를 생산해 발전소 주변 4000여명이 사용이 가능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며 “가구 단위로는 약 1000여가구가 사용가능한 양”이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엄청난 부지에 설치된 태양광은 한눈에 살피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게다가 이미 사용하고 있는 하수처리시설 위에 설치된 패널들을 보니 토지를 2배로 이용하는 격이란 설명도 일견 타당했다.

일행과 함께 둘러본 태양광발전소 설비

한화 서남태양광발전소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소장을 현장에서 만났다. 그는 40분에서 50분 정도면 둘러보기에 충분하다며 기자에게 커피를 권했다. 서남태양광발전소 및 태양광 관련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기습적(?)인 질문을 건넸다. 최근 자주 불거지고 있는 태양광 패널의 토지·수질 오염 및 환경 파괴 논란과 패널의 활용 여부였다. 친원전 혹은 탈원전 지지 여부를 떠나 이는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아닐까?

우선 서남태양광발전소장은 '태양광 패널이 중금속 덩어리 오염원이 아니냐'는 기자의 물음에 “글로벌은 몰라도 한국에서 양산되는 모든 태양전지는 모래와 성분이 같은 실리콘으로 생산된다. 태양광 패널은 실리콘으로 만든 태양전지로 생산되고 있어 환경오염과 거리가 멀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설명했다.

이어 그는 “태양 패널이 폐기물이 된다는 이야기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며 “태양광 패널의 사용 기한은 25~30년이고, 재사용도 손쉽다. 최근 일본에서는 재사용 패널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소도 만들어지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 국내에서 사용되는 태양광 패널의 대부분은 유리와 알루미늄으로 구성된다. 세부적으로는 강화유리가 65~85%, 그외에는 알루미늄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유리와 알루미늄은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들이다. 즉 좁은 국토인 한국에 태양광 패널 폐기물이 가득 차게 된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발전소 전체를 조망 가능한 건물 4층의 옥상

또 다시 서남태양광발전소장에게 기습 질문을 했다. '한국형 태양광 발전의 갈 길이 이 곳에 있지 않겠냐'라는 물음에 그는 “좁은 국토로 설치 면적 확보에 어려운 한국에서는 빌딩을 비롯한 아파트에 태양광 패널 1~2개만 설치해도 신재생에너지 생산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명쾌하게 답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이유로 서울시는 대형 신축 건물에 태양광 발전을 의무화하고 있다. 한국형 태양광이 갈 길이라면 유휴부지의 적극적 활용성이 돋보이는 서남태양광발전소가 가장 좋은 답안이 될 것”이라며 웃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서남태양광발전소 현장을 거닐던 중 발전소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건물 4층 옥상에 올랐다. 눈 앞에 넓게 펼쳐진 태양광 패널들 넘어로 서울 도심의 고층빌딩들이 눈에 들어왔다.

현장에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태양광은 에너지전환 시대에 적합한 에너지원이고 우리나라 기업들도 기술력에서 강점과 우위를 가지고 있다”며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사업 진행을 통해 태양광 저변을 확대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힘찬 포부를 밝혔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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