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英 메이, 브렉시트 수정안 내놓기도 전에 쫒겨날 수도

박종원 입력 2018.12.1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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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합의안 인준을 놓고 테리사 메이 총리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의회가 총리를 쫒아낼 준비를 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메이 총리는 EU 정상들과 분주히 만나며 다음달 21일까지 새 합의안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미 의원들은 그 전에 불신임 투표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위기다.

BBC등 영국 언론들은 12일(현지시간) 관계자들을 인용해 집권 보수당 내 1922 위원회에 메이 총리의 불신임 투표를 요구하는 편지가 계속해서 날아들고 있다고 전했다.

■불신임투표 임박
1922 위원회는 보수당 내 일종의 중앙선거관리기구로 당은 소속 하원의원의 15%가 위원회에 불신임서한을 제출하면 당 대표 경선을 진행해야 한다. 불신임 투표를 위해서는 현재 보수당 점유 좌석(315석)을 감안했을 때 48명의 의원이 필요하다. 앞서 보수당 내 브렉시트 모임의 수장인 제이컵 리스 모그 하원의원은 지난달 15일 그레이엄 브래디 1922 위원장에게 불신임 서한을 제출했다. BBC는 12일 보도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불신임 서한 숫자가 27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고위 당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메이 총리가 합의안 수정 기한으로 정한 내년 1월 21일 전에 불신임투표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틴 빅커스 보수당 하원의원은 "메이 총리는 이제 위험에 처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어젯밤에만 서한 2건이 전달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BBC는 비록 공식 발표는 없지만 이미 불신임 투표에 필요한 48건의 서한이 모두 접수됐다는 소문도 있다고 강조했다. 투표가 진행될 경우 메이 총리는 315표 가운데 158표의 지지를 받아야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 그러나 BBC는 메이 총리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215표에 못 미치는 지지를 받을 경우 총리직에 머물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전날 일부 브렉시트 관련 단체들은 제 1야당인 노동당의 제레미 코빈 대표에게 의회 차원에서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추진하라고 압박했다.

유럽 대륙 순방에 11일 기자들과 만난 메이 총리는 48건의 불신임 투표 서한이 모두 모였다는 소문에 대해 묻자 "내가 의회에 처리하겠다고 했던 문제(브렉시트 합의안 수정)들을 처리하느라 유럽에 머물렀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EU 정상들 "수정 불가"
11일에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을 진행할 생각이었던 메이 총리는 이달 투표를 미루고 다음달 21일까지 수정된 합의안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11일 네덜란드로 향해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와 아침을 먹었고 독일로 가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점심을 먹었다. 메이 총리는 오후에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해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연달아 만났다. 현지 언론들은 메이 총리가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지만 지난달 EU와 합의한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별다른 양보를 받아내지 못했다고 평했다. 융커 위원장은 "우리가 (지난달) 합의했던 내용은 최선이자 유일한 합의였다. 더 이상 재협상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회동에서 메이 총리가 의원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보다 확실한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투스크 의장은 회동 이후 트위터를 통해 "EU 27개국은 (메이 총리를) 돕길 원하지만 어떻게 돕느냐가 문제다"고 썼다. 메이 총리는 오는 13일부터 열리는 EU 정상회담에도 달려가 합의안 수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합의안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문제는 '안전장치'다. 양측은 지난달 합의에서 양자간 무역협정 없이 브렉시트가 시행되면 협정이 마련될 때 까지 일단 영국이 EU 단일 시장에 잔류하고 EU 규제를 따른다는 조항을 삽입했다. 영국과 EU의 물리적 국경이 되는 북아일랜드 지역이 갑작스레 EU와 격리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영국 내 브렉시트 옹호자들은 안전장치 조항이 정확히 어떻게 시작하고 끝날지 확실하게 조문으로 적어놓지 않으면 영국이 EU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EU측은 원안을 수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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