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사망자 90% '하청'..'위험의 외주화'에 재발
[앵커]
이번 사고로 숨진 20 대 청년 고 김용균 씨도 역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였습니다.
실제로 피해자가 많이 발생하는 대형 산업재해를 살펴보면 사망자의 90 % 가 하청업체 소속입니다.
원청 대기업들이 위험한 일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 관행때문에 안전사고가 번번이 재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승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삼성중공업에서 크레인이 무너져 여섯 명이 숨졌습니다.
올 5월엔 충남의 한 고속도로에서도 교량 하부 점검을 하던 노동자 네 명이 난간이 떨어져 숨졌습니다.
모두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입니다.
최근 6년간 세 명 이상 숨진 비교적 큰 산업재해를 살펴봤더니, 사망자 10명 가운데 9명 정도가 하청업체 노동자들이었습니다.
이렇게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산재 사망 비율이 높은 건 많은 기업들이 '위험한 작업'을 외주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조선과 전자 등의 주요 제조업체를 상대로 물었더니, 응답자의 40% 이상이 "위험한 작업이라서 하청을 준다"고 답했습니다.
[김철/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 : "원청 기업은 위험업무를 외주화함으로써 재해를 낮춰 산재보험료를 감면받을 수 있고, 이에 따른 책임을 회피할 수 있으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력 산업은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으로 20년 전부터 정비 업무를 민간 하청업체에 넘겨왔습니다.
문제는 발전 5개사에서 하청업체들이 차지하는 업무는 40% 정도지만, 산재로 숨진 노동자 가운데 하청업체 비율은 90%가 넘는다는 겁니다.
원청업체들이 원하는 비용에 맞추다보니, 하청업체들도 노동 환경의 안전보다는 인건비 등을 줄이는 데 급급해, 사고 위험이 더 커졌다는 주장도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부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의 폐단을 막기 위해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했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이승철 기자 (bullsey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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