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X 사고 열차 승무원 "팀장 협의 때문에 승객 대피 늦었다"

신선민 2018. 12. 1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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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레일 비상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열차 승무원들이 승객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릴 때, 열차팀장과 협의를 해야한다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난 열차에 타고 있던 승무원이, 이 협의 과정 때문에 대피가 늦어졌다고 증언했는데요.

어떤 내막인지 신선민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198명의 승객을 싣고 달린 사고 열차.

승무원은 '열차 팀장'과 '일반 승무원' 2명이었습니다.

사고 당시 열차팀장은 1호차, 승무원은 3호차에 타고 있던 상황.

그런데 1,2호차 승객들은 '대피 명령'을, 3호차 승객들은 "기다리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3호차 승객 : "(승무원이) 2호차 쪽으로 비틀거리면서 방송을 할 테니 잠시 기다려달라라고 얘기하고 이동을 해서...대피 명령이 안 떨어졌을 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굉장히 불안했었죠."]

3호차 승무원이 열차팀장과 무전이 닿지 않자, 직접 만나기 위해 2호차로 뛰어간 겁니다.

비상상황에서는 '협의' 후 대응해야 한다는 코레일 매뉴얼 때문이었습니다.

10분 가까운 아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사고열차 승무원 : "제가 권한이 없기 때문에 팀장님이나 직원분들한테 지시를 받아야지 대피를 시킬 수가 있어요. 바로 2호차 쪽으로 가서 팀장님 지시 받고 그래서 이제 대피를 시킨 거거든요."]

KTX 승무원은 항공기 승무원과 달리 안전 임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없습니다.

열차팀장은 코레일, 승무원은 자회사 코레일관광개발로 소속이 다른데, 안전과 서비스 업무가 분리돼 안전 업무는 사실상 '열차팀장' 한 명이 담당하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열차팀장은 본사, 승무원은 자회사로 보고하는 체계여서 무전교신도 각각입니다.

[사고 열차 승무원 : "(열차 팀장이) 관제나 사무관이나 회사에서 연락을 받으시면서 조치를 취하셔야 되는데 따로 저한테 무전을 줄 겨를이 없으시니까. 제가 그 상황들을 들을 수가 없어서..."]

정부가 철도에도 항공기 수준의 승객 안전 규정 적용을 검토 중인 가운데, 안전 최일선에 있는 승무원들의 업무 소통 체계부터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신선민 기자 (fresh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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