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을사오적이 받은 '욱일 훈장', 지금도 한국인은 받고 있다

고한석 입력 2018. 12. 13. 05:33 수정 2018. 12. 1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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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최초의 훈장으로 일제 강점기 이완용을 비롯한 을사5적은 물론 친일파라면 대부분 받았던 훈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일부 외교관과 정치인, 경제인이 이 훈장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07년 정미년 7월 20일 고종 황제는 일제에 의해 폐위됩니다.

나흘 뒤 이토히로부미와 이완용은 '정미늑약'을 체결하고, 대한제국 군대는 해산됩니다.

이때 이완용이 일본 천황으로부터 받은 훈장이 '훈1등 욱일동화대수장'.

이토히로부미 가슴에 달린 것과 같은 일본 최고의 훈장입니다.

근대화 이후 일본 최초 훈장이기도 한 '욱일장'은 대·중·소와 그 하위 등급으로 나뉘어 주로 제국주의의 선봉에 섰던 군인들과 을사5적 등 식민지 조선의 친일파에게 수여됐습니다.

그런데 해방 후 지금까지도 욱일장은 한국인들에게 수여되고 있습니다.

1999년 11월 당시 김종필 국무총리, 박태준 자민련 총재를 불러 축하연을 열었습니다.

당시 박 총재가 한일 우호친선에 이바지한 공로로 일본 정부로부터 '훈1등 욱일대수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가장 등급이 높은 '욱일대수장' 수상자만 보면, 이병기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권철현, 유명환, 유흥수 씨 등 전 일본 대사 가운데 일부가, 정치인으로는 김수한, 정의화 전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등이, 경제인 가운데는 손경식 경총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등이 받았습니다.

[김상수 / 작가·평론가 : 일본 국가 침략주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훈장이 욱일장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모르는 것 문제이고, 잘 알아야 합니다. 중국의 경우에는 욱일장을 받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습니다.]

떠오르는 태양을 의미하는 '욱일'은 일본의 전통 문양입니다.

천여 년 전부터 사용됐다는 연구도 있어서 문양 자체를 제국주의의 잔재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욱일장' 수여자들도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를 겪은 우리에게 '욱일'은 그렇게 단순한 의미가 아니죠.

과거 '욱일'을 앞세워 침략 전쟁에 나선 일본.

지금도 일본 군함에 걸려 있는 이 욱일기를 보면서 존중해야 할 외국의 전통문화라고 여길 한국인은 많지 않을 겁니다.

여기서 비교해 볼 만한 외국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철십자 훈장.

'철십자'는 일본의 '욱일'과 마찬가지로 십자군 전쟁 때부터 내려온 독일 전통 문양입니다.

그러나 2차 대전 패망 후 독일은 전쟁 범죄의 상징이라는 이유로 철십자 훈장을 폐지했습니다.

설령 지금까지 남아 있다 하더라도, 히틀러의 훈장을 받을 프랑스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내년이 3·1 운동 100주년입니다.

지금까지도 제국주의 시절 훈장을 없애지 않고 자국민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수여하는 일본.

그리고 별다른 거부감 없이 을사오적의 가슴에 달렸던 훈장을 받는 한국인들을 보면서 '역사의식'이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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