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탐정 손수호] "IMF 금 모으기.. 그 많던 금은 다 어디 갔나"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8. 12. 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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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보유해야 할 금, 모두 수출
한꺼번에 내다 팔아 제값도 못 받아
2조4천억 탈세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국가 위기에 제 뱃속만 채운 매국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우리 사회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영화 얘기를 가지고 오셨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흥행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죠, 국가 부도의 날.

◇ 김현정>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이런 배우들 출연하는 그 영화. IMF 때 얘기예요, 97년 말.

◆ 손수호> IMF는 국제 통화 기금이죠. 세계 무역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유동성 위기에 빠진 국가에 돈을 빌려주는 국제 금융 기구입니다.

◇ 김현정> International Monetary Fund 의 줄임말.

◆ 손수호> 맞습니다. 그런데 IMF와 IMF 사태는 달라요. 이 사태는, 우리나라가 97년 말 외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 IMF로부터 돈을 빌렸죠. 이걸 갚는 그런 과정에서 겪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말하는 건데. 당시에 경제 주권을 빼앗겼다는 평가를 받았잖아요.

◇ 김현정> 맞아요.

◆ 손수호>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IMF가 여러 가지 변화를 강요했습니다. 또 그 후로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고 국민들의 삶도 역시 완전히 바뀌었는데 지금도 그때의 그 영향이 강하게 남아 있죠.

◇ 김현정> 오늘 그 IMF에 대한 이야기를 다 다루는 건 아니고 탐정 손수호에서 주목하는 건 그중의 한 포인트.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많던 금은 어디로 갔는가? 우리가 열심히 갖다 냈던 금 모으기의 그 금은 어디로 갔는가. 그 얘기를 하신다고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97년 당시에 우리나라 기업들, 특히 대기업들이 정경 유착에다가 또 문어발식으로 방만 경영하고 이러면서 엄청난 부채를 가지고 있었죠. 사업이 잘 돌아가면 문제가 없지만 한번 흔들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 그런 구조였습니다. 게다가 정부의 판단 착오로 우리나라 외환 보유고가 급격히 줄었죠. 결국 그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지자 결국 IMF로부터 돈을 빌릴 수밖에 없게 된 건데요.

◇ 김현정> 그러니까 금 모으기 운동까지 왜 가게 됐는가를 지금 잠깐 설명해 주고 계시는 건데 그때 외화가 왜 이렇게 급격히, 나라의 외화가 줄어든 거예요, 달러가?

◆ 손수호> 김영삼 정부였죠. 당시 정부의 경제 관료들은 당시 우리나라 외환 보유고가 300억 달러를 유지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이미 외채가 1700억 달러였고 또 96년도 무역 적자 역시 230억 달러였어요. 굉장히 컸죠.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합니다. 그래서 97년 여름에 태국 등 동남아 국가에서 외환 위기가 처음 시작됐죠. 하지만 그때 우리 정부는 ‘우리 경제는 기초가 튼튼하다, 큰 문제 없다.’ 이러면서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97년 10월, 11월 이때쯤 우리나라 환율이, 우리나라에서도 환율이 급등하자 결국 이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서 돈을 쏟아부은 거죠. 하지만 그래도 환율이 안정되지 않았고 결국 이런 환율 방어에 동원했던 외환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돈을 빌릴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미리미리 방어 안 하다가 둑이 무너지기 직전에 막으려니까 훨씬 많은 달러가 들어간 거예요. 그래서 결국은 IMF에다가 손을 내미는. 돈 좀 빌려주세요 하게 된 거예요.

◆ 손수호> 그런데 돈을 빌려주면서 그냥 빌려주지 않죠. 조건들이 있고 상당히 까다로웠습니다. 그때 제시한 조건은 이 IMF가 제시한 경제 운영 방침을 따라야 한다는 거였고요. 그중의 핵심이 바로 강도 높은 구조 조정이었습니다. 또 국내에 있는 자산을 해외에 매각하고 또한 지금까지도 큰 영향을 미치는 건데 바로 자본 시장의 개방 이런 것들. 결국 당시에 일시적인 그런 유동성 위기를 맞았던 알짜 기업들이 헐값에 해외에 팔려나가기도 했고요. 또 그 과정에서 높은 금리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또 실직자들도 대량 발생했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우리 경제는 벼랑으로 몰아쳐진 겁니다.

◆ 손수호> 물론 IMF 때문에 경제 위기가 온 건 아니에요. 선후 관계는 분명히 해야 돼요.

◇ 김현정> 물론이죠, 물론이죠.

◆ 손수호>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 그리고 또 정부의 대응 실수 때문인데 하지만 당시 IMF의 처방으로 인한 부작용이 있었고요. 그에 따른 반감도 컸습니다. 게다가 그 당시에 그 뒤에 미국이 있는 거 아니냐라는 의혹도 있었어요. 단순 음모론의 수준은 넘은 것 같은데.

◇ 김현정> 미국의 어떤 투기 세력 같은 게 있는 거 아니냐.

◆ 손수호> 그렇습니다. 또 그런 걸 넘어서 미국 정부의 관여가 있었던 거 아니냐 의혹도 있는데. 당시에 우리나라의 경제 위기를 기회로 삼아서 금융 시장 등을 개방시키기 위해 일본에서 우리나라가 돈을 빌리지 못하도록 하는 등 결국 IMF 뒤에 미국이 숨어 있던 거 아니냐. 이런 문제 제기도 있었죠.

◇ 김현정> 그렇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IMF 체제에서 벗어나려고 우리가 발버둥을 쳤던 거고. 그래서 우리가 줄줄이 집에 있는 금을. 금 목걸이, 돌반지 다 가지고 나갔던 거 아니에요, 금 모으기 운동.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래서 2001년에 다 갚았어요. 예정보다 3년 빨랐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고. 바로 그중의 하나가 조금 전에 언급한 금 모으기 운동이었죠.

◇ 김현정> 금을 모으자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이 된 거예요?

◆ 손수호> 97년 10월에 외환 위기가 시작됐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새마을부녀회 중앙연합회. 여기에서 ‘애국 가락지 모으기 운동’을 시작했어요.

◇ 김현정> ‘애국 가락지 모으기 운동’부터.

◆ 손수호> 이게 1907년에 대한제국 국채를 갖기 위해서 벌였던 국채 보상 운동 기억하시죠? 이 운동의 정신을 계승해서 국민들의 애국심, 단결력 이끌어내겠다는 취지였는데 이 운동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전국으로 확산됐죠. 그리고 98년 1월에, 해를 바꿔서 98년 1월에 KBS에서 금 모으기 캠페인을 열어요.

◇ 김현정> KBS에서.

◆ 손수호> 그때부터 기부가 아니라 금값을 받는 그런 보상 체계로 바뀌게 됐죠.

◇ 김현정> 집에 있는 금을 내다 판 거예요. 그렇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게 왜 도움이 되는 거죠? 어차피 완전히 주는 것도 아니고 하여튼 받기는 받았는데, 돈을.

◆ 손수호> 금의 특성이 있죠. 금은 안전 자산으로 분류됩니다. 한국은행이 금을 보유하면 그만큼 외환을, 달러 등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나라 국책은행의 신용도가 올라가고 결국 외국에서 돈을 빌려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거죠.

◇ 김현정> 외국에서 금을 가지고 있는 건 인정을 해 준다.

◆ 손수호> 그렇죠. 그리고 또 그렇지 않더라도 그 돈을 모아서 해외에 팔면 그만큼 외화가 들어오는 거니까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느냐.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 김현정> 얼마나 모였어요, 그때 금이?

◆ 손수호> 굉장히 많습니다. 225.79톤. 굉장히 많죠. 4개월 동안 무려 351만 명이나 참여했습니다. 네 집 중의 한 집이 금을 내놓은 거예요. 평균적으로 65g. 그램으로 하면 와닿지 않는데 돈으로 하면 17.33돈.

◇ 김현정> 17돈이나, 한 집이. 한 집 평균. 많이 갖다 냈네요. 진짜 많이 냈네요.

◆ 손수호> 그러면 금 모으기 운동하기 전에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금의 양이 어느 정도인가. 10톤 정도였거든요. 그러니까 굉장히 많이 늘어난 건데.

◇ 김현정> 10톤이었던 것이 225.79톤이 늘어난 거니까 와... 진짜 한국인의 힘이 대단하네요.

◆ 손수호> 사실 나라에 위기가 발생하니까 국민들이 나라 살리겠다고 나선 거잖아요. 자발적으로 동참한 건데 아름다운 일로 평가받았어요. 심지어 또 당시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에도 관련 내용이 있어요. 이거 한번 좀 읽어주시죠, 김현정 앵커가.

◇ 김현정> 그래요. 그 당시의 자서전. 이거 다 읽으면 굉장히 길 것 같은데.

“날마다 감동적인 일이 벌어졌다. 바로 전 세계를 감동시킨 금 모으기 운동이었다. 국민들이 장롱 속의 금붙이를 꺼내서 은행으로 가져갔다. 전국의 은행마다 금붙이를 든 사람들이 줄을 섰다. 금반지, 금목걸이가 쏟아져나왔다. 하나같이 귀한 사연들이 담겨 있는 소중한 징표들이었다. 백성들이 나라의 빈 곳간을 자신들의 금으로 채우고 있었다.”

이렇게 쭉 이어지는. ‘예수님은 몸을 버리셨는데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이렇게 김수환 추기경이 말한 부분까지 쭉 자서전에 적혀 있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당시에 국회의원들이 내놓은 게 총 13kg. 1인당 45g이니까 국민 일인 평균보다 훨씬 적었어요. 일반 국민들이 훨씬 더 자발적으로 적극 동참을 한 겁니다.

자료사진, 위 사진은 내용과 관련없음
◇ 김현정> 지금 한 청취자가 문자 보내주셨는데 이원식 님이 그때 기억이 나시나 봐요. 1돈에 3만 원 보상해 줬다고. 아무튼 그렇게 해서 외환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됐습니까?

◆ 손수호> 당시에 모은 금을 거의 대부분 그대로 수출했어요. 그래서 수출해서 얻은 외화가 22억 달러였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IMF가 한국에 지원하기로 한 돈이 555억 달러였으니까 냉정히 볼 때 결정적으로 큰 어떤 도움을 받았거나 큰 기여를 했다고 보기는 좀 어렵죠.

◇ 김현정> 결정적이라고는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550억 달러를 IMF가 빌려주는데 우리가 모은 금이 22억 달러였으면 이거 저는 꽤 도움된 것 같은데요.

◆ 손수호> 그렇죠. 도움이 된 것은 맞아요. 그리고 또 국민들이 위기 의식을 갖게 만들기도 했고요. 하지만 아쉬운 점도 굉장히 많습니다.

◇ 김현정> 어떤 거요?

◆ 손수호> 당시에 모은 금을 한국은행에게 맡겨놓고 이걸 외환 보유고로 잡아서 신용도를 높이고 외국에서 돈을 빌려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데 모은 금을 한꺼번에 외국에 팔았습니다.

◇ 김현정> 한꺼번에요?

◆ 손수호> 네. 그러다 보니까 제값을 못 받았어요. 당시에 국제 금 시세가 폭락하기도 했고요.

◇ 김현정> 우리가 너무 많이 한 번에 시장에 내놓으니까 금값이 떨어졌군요. 결국 제값도 못 받고.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왜 그렇게 급하게 한 번에 팔았어요?

◆ 손수호> 여기서부터 금 모으기 운동의 황당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 김현정> 뭡니까?

◆ 손수호> 우선 당시 구조 조정 대상이었었던 기업들이 구조 조정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었는지 금을 사들였다가 내다 팔면서 수출 실적을 부풀린 거예요. 이름 들으면 알 만한 대기업들의 종합 상사가 여기에 다 관여가 돼 있는데 애초에 기업들이 금을 사서 정부에 맡겨놓는, 예탁하는 그런 방식으로 시작됐거든요. 하지만 애초의 취지와 달리 대기업들이 금을 사서 외국에다 팔게 된 겁니다.

◇ 김현정> 그래놓고 그걸 수출 실적으로 잡았다고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리고 더 어이없는 일이 있는데요. 이 금 모으기 운동이 경제 범죄에 활용됐습니다.

◇ 김현정> 어떤 범죄요?

◆ 손수호> 금 모으기 운동을 이용해서 대규모 탈세를 저지른 건데요.

◇ 김현정> 아니, 금 모으기하고 탈세하고 어떤 관련이 있습니까?

◆ 손수호> 이게 당시 규정의 빈틈을 파고 든 범죄예요. 수법이 좀 복잡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10년, 범죄 후 10년이나 지나서야 드러났을 정도인데요. 최대한 쉽게.

◇ 김현정> 쉽게 설명해 주세요.

◆ 손수호> 최대한 쉽게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안에서 금이 거래되면 여기에 부가세가 붙습니다, 부가가치세 10%.

◇ 김현정> 10% 붙죠.

◆ 손수호> 네, 붙어요. 그런데 이 금을 수출하고 수입할 때는 세금이 안 붙어요. 부가세가 안 붙어요.

◇ 김현정> 외국하고 거래할 때는.

◆ 손수호> 그래서 어떤 한 회사가 우리나라에서 금을 살 때는 부가세가 포함된 그런 대금을 지급을 하고 사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 다음에 이거를 외국에 수출할 때는 부가세를 환급받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부가세를 일단 낸 후에 수출할 때는 돌려받는 식이라는 거네요.

◆ 손수호>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게 왜 탈세가 됩니까?

◆ 손수호> 이걸 악용한 건데요. 회사 하나를 만들어서 중간에 끼워넣습니다. 그리고 그 회사를 버리는 건데요. 이 버리는 회사를 폭탄 업체, 폭탄 회사라고 합니다. 예를 한번 들게요.

◇ 김현정> 예로.

◆ 손수호> A회사가 금을 사요, 우리나라에서. 그리고 다음에 이거를 나중에 터뜨려버릴 폭탄 회사를 하나 끼워놓고.

◇ 김현정> 유령 회사에다가 팔고.

◆ 손수호> B라고 할게요. 폭탄 회사 B 업체에 팔아요. 그다음에 이 B가 다시 C 회사에 팔고요. 이 C가 외국에 금을 수출합니다. 그러면 이 금을 최종 수출한 C 회사는요. 애초에 B 회사로부터 금을 사면서 지급한 대가에 포함되어 있던 부가세를 국가로부터 환급을 받는 겁니다.

◇ 김현정> 그렇겠죠.

◆ 손수호> 그러면 그다음에는 그러면 B가 국가에 그만큼 부가세를 내야 되는 거죠. 그런데 이 B 회사는 애초부터 한두 달만 거래하고 없애버립니다.

◇ 김현정> 부가세를 나라에 내기 전에 폐업을 해 버려요?

◆ 손수호> 네. 결국은 최종적으로 부담해야 되는 B 회사는 부가세를 몰아서 내는 거잖아요. 그 회사가 부가세를 내기 전에 이미 회사를 없애버리는 거죠.

◇ 김현정> 알겠어요, 이해됐어요. 부가세도 세라는 게 이렇게 몰았다가 한 번에 내는 건데 나라에 내기 전에 회사가 폭발돼 버렸어요. 그러면 나라는 어디다 받아야 돼? 이런거죠.

◆ 손수호> 결국 금 모으기 운동이, 금 모으기 운동으로 모은 금이 탈세의 수단으로 악용된 거죠.

◇ 김현정> 세상에 머리들도 참 좋네요. 참 나쁜 사람들이네요, 나라가 그 지경이 됐는데. 그렇게 팔아치운 돈이 얼마나 돼요?

◆ 손수호> 2008년 수사 결과를 보면 대기업 7곳의 전직 직원, 종로 일대 500여 도매업체가 적발됐고 100명 넘게 구속 기소됐고요. 21명은 지명 수배되기도 했고 1심 판결 끝났을 때 선고된 벌금형 액수만 합해 보면 2조 4600억 원.

◇ 김현정> 어마어마하네요. 그게 다 금 모으기로 모은 금인 거예요?

◆ 손수호> 그렇지는 않아요. 이 금 모으기로 모은 금을 통해서 이렇게 탈세를 했던 사람들이 이게 돈이 되는구나 생각을 해서 그 후에 별도로 금을 새로 수입했다가 다시 팔면서 범죄 수익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금모으기를 하는 마당에 오히려 금을 수입해서 되판거죠.

◇ 김현정> 방법 하나를 찾은 거예요? 돈 버는 방법을.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게 얼마나 쉽게 큰돈 버는 사업인지 또 확인할 수 있는 게 있는데요. 어떤 회사에서 이 업무를 하던 직원이 회사 그만두고 수출 업체 3개 관리하면서 빼돌린 부가세가 167억 원이고요. 또 다른 회사 귀금속 영업 팀장이었던 사람은 퇴사 후에 금 수출 업체 차려서 부가세 100억 원 빼돌렸어요. 그리고 또 이런 식으로 세금 빼돌려서 2년 만에 중국 상하이 소재 호텔에 100억 원 투자한 사람도 있었고요. 또 어떤 업체 대표는 이 수법 알게 된 다음에 폭탄 업체, 도매 업체 20개 관리하면서 1조 원에 이르는 거래를 하고 부가세 1250억 원을 빼돌리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 손수호> 끝이 아니에요. 또 다른 회사 대표는 이렇게 얻은 이익으로 우리나라, 외국에 아파트와 토지를 사들였을 뿐만 아니라 상호 저축 은행까지, 지금 저축 은행이죠. 인수하기도 했어요. 이런 사례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 김현정> 제대로 처벌을 받았으면 손 탐정이 안 가지고 오셨겠죠, 이거?

◆ 손수호> 수백 명이 적발되고 처벌받았으니까 상당수는 드러난 거예요. 그 후에 이 빈틈을 메우기 위해서 법도 개정됐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연루된, 연루된 의혹을 받았던 재벌 기업들은 처벌받지 않았어요.

◇ 김현정> 다 빠져나갔어요, 재벌 기업은?

◆ 손수호> 개인의 일탈이라고 선 긋기를 한 거죠.

◇ 김현정> 개인 선에서 꼬리 자르기. 아니, 수천억, 수백억씩 거래를 하는데 이게 개인 선에서 될 일입니까?

◆ 손수호> 양벌 규정의 공소시효 문제도 있었고요.

◇ 김현정> 참.. 손 탐정의 한마디로 마무리 하죠.

◆ 손수호> 매국노가 따로 없다.

◇ 김현정> 진짜네요. IMF 지금도 생생한 그 와중에 자기 돈 챙기겠다고 이런 수법 쓴 사람들이 매국노 아니면 누가 매국노입니까.

◆ 손수호> 아까 금 1돈에 3만 원 받았다고 그랬잖아요. 이 외환 위기 끝난 다음에 몇 배로 급등했어요. 결국 그때 금 내놓은 국민들이 손해 굉장히 크게 본 겁니다.

◇ 김현정> 손해 볼 거 알면서 다 우리 내놓은 거 아닙니까, 나라 살리겠다고.

◆ 손수호> 그래서 이 금 모으기 운동이 거대한 사기극 아니냐라는 그런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였는데요. 결과적으로 이때를 기억하는 국민들이 국가, 우리나라, 민족을 위해서 뭔가 희생하는 그런 행동을 또 하겠느냐. 이런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요. 당시에 이렇게 금 모으기 운동을 악용해서 자기 뱃속을 채우는 매국노들 반드시 기억해야 되겠고요.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겠습니다.

◇ 김현정>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수고하셨습니다.

◆ 손수호> 고맙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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