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日의원 만나 "강제징용 판결, 개인청구권 소멸 아니라는 것"

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2018. 12. 1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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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서 한일 의원연맹 대표단 접견.."3권 분립 확고해 사법부 판결 존중해야"
누카가 후쿠시로 회장 "개인청구권 소멸되지 않았다는 것, 日정부도 인정"
문재인 대통령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로 한일 관계에 긴장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한일 의원연맹 대표단이 14일 청와대에서 만났다.

문 대통령은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과 관련해선 "대법원 판결은 한일 기본협정은 유효하지만, 노동자 개인이 일본 기업에 대해 청구한 손해배상 청구권까지 소멸된 것은 아니라고 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일본 측 의원연맹 대표단에서도 개인 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는 건 일본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이어졌다. 사실상 우리 사법부의 판결을 수긍하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된 셈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접견에서 민감한 문제를 먼저 거론한 건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한일의원연맹 회장이었다. 청와대 고민정 부대변인에 따르면 누카가 회장은 "화해치유재단 해산, 징용공 판결 등에 대한 한국의 적절한 조치와 대응책을 기대한다"며 문 대통령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화해치유재단은 오래 전부터 활동과 기능이 정지됐고, 이사진들도 거의 퇴임해 의결기능도 어려운 상태다. 아무런 활동이 없는 상태에서 운영과 유지비만 지출돼 오던 터라 재단을 해산한 것"이라며 "그 잔여금과 10억 엔은 원래 취지에 맞게 적합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한일 양국이 협의해 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해선 "사법부의 판결이다. 일본도 그렇듯 한국도 3권 분립이 확고해 한국 정부는 이를 존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대법원 판결도 한·일 기본협정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본협정은 유효하지만 노동자 개인이 일본 기업에 대해 청구한 손해배상 청구권까지 소멸된 건 아니라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문제에 대해 양국민의 적대 감정을 자극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절제된 표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양국간의 우호 정서를 해치는 것은 한·일 미래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누카가 회장은 "개인청구권이 아직 소멸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고 고 부대변인이 전했다. 다만 "한편 이것은 외교보호권을 포기했다는 인식도 있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일 양국 정부가 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는 말도 했다.

일본 측 시이 가즈오 고문 역시 "청구권 협정에서 청구권 문제는 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는 건 최근 일본 정부도 국회 심의답변에서 답변한 바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양국이 전향적으로 계속 노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우려됐던 것과 달리 일본 의원들은 강한 항의 표시는 하지 않았으며, 접견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들에게 "과거사를 직시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양국 간 미래지향적 발전 관계는 별개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취임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관련) 아베 신조 총리와 회담, 통화, 특사 파견 등을 통해 협의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선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 개회식도 열렸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축사를 통해 "한일 양국이 어려운 문제에 부닥칠 수 있으나 문제는 그것대로 직시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되, 양국의 교류와 협력은 그것대로 유지하며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도록 지혜롭게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총리는 "현대 한일관계를 가장 이상적으로 정립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의 파트너십 공동선언 발표 20주년이 올해"라고 강조하면서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 "일본이 건설적 역할을 수행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했다.

또 "양국 사이에 문제가 있어도 경제 교류와 협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한 일본 게이단렌(經團連) 나카니시 히로아키(中西宏明) 회장을 존경하고 신뢰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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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psww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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