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뚫을 기세의 중국 마천루 올해만 88개 지어 세계 최다
200m 이상 초고층 올해만 미국 6배 넘게 건설
경제성장에 지방정부 '성과' 보여주기 건설 붐
"부채로 쌓아"..무역전쟁 확전 시 부메랑 우려
더 높이, 더 많이…마천루의 나라
중국에 이어 미국이 13개를 건설해 전 세계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이 건설한 초고층 빌딩 수가 미국의 6배를 넘는 등 압도적으로 앞선다. 이는 올해 건설된 전 세계 초고층 빌딩 수의 61.5%를 차지한다.
중국은 연간 초고층 빌딩 건설 최다기록도 경신했다. 올해 88개 건설로 2016년 86개 기록을 갈아치운 것. 지난해엔 80개의 마천루를 올렸다고 CTBUH가 밝혔다.
연간 건설된 200m 이상 초고층 빌딩 수는 2013년 전 세계 73개에서 2014년 104개, 2015년 115개, 2016년 130개로 증가했고 지난해 147개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143개로 다소 둔화됐지만 한 해 지어진 초고층 빌딩 수로는 작년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다.
중국의 건설 붐에 힘입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00여 개의 고층 빌딩이 새로 추가되면서 전 세계 초고층 빌딩 수는 10년새 세 배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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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이렇게 많이 지을까
우선 중국의 경제 성장을 꼽을 수 있다. 미국 CNN은 "경제 성장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상승, 내수시장 확대, 도시로의 인구 유입 등으로 주택과 사무실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 등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 성장도 초고층 빌딩 건축 붐을 이끈 요인 중 하나다. CNN은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유럽의 건축가들이 대거 아시아로 달려가 생계를 유지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중국연구소장은 "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도 있지만 중국 지방정부, 관료들이 초고층 빌딩을 세워 '업적'을 남기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초고층 빌딩이 곧 경제 성장과 도시화의 상징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은 토지가 국유화된 경우가 많고, 중앙 정부의 규제가 까다로워 건물을 한번 지을 때 높이 지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초고층 빌딩 건설 경쟁에서 이기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이 소장은 "미국을 의식하기 보단 내부적 요인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최고층 빌딩 10위 내 중국이 절반
세계 4위 최고층 빌딩은 지난해 순위가 바뀌었다. 2014년까지 미국 뉴욕 맨해튼의 '원 월드 트레이드센터(One World Trade Tower·541.3m)였는데, 지난해 중국이 선전에 599.1m 높이의 핑안 금융센터를 완공하면서 미국을 밀어냈다. 554.5m 높이의 롯데월드타워(5위)도 지난해 완공돼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6위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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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마천루의 저주' 현실화되나
CTBUH는 그러나 초고층 빌딩 건설 붐은 내년부터 주춤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미국과 무역 전쟁 중인 중국 경제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CNN은 "무역협상에 따른 관세 등의 문제로 투자 동력이 떨어지면 현재 건설 중인 초고층 빌딩 공사도 중단될 수 있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화 강세도 아시아 신흥국에서 자금 유출을 불러 중국 건설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고려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이 어마어마한 부채로 초고층 빌딩을 쌓아올린 측면이 적지 않다"며 "미·중 간 무역 전쟁이 금융으로 확장될 경우 중국의 마천루 건설 붐은 중국 경제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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