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화웨이를 왜 두려워하는가

황준호 입력 2018.12.16. 07:30 수정 2018.12.1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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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포비아 전세계로 확산
미국, 대양주, 아시아, 유럽으로 확산
화웨이 보안 논란에 대응하는 입장 발표
외교적 관계에 따른 노선 정하기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중국통신장비업체 화웨이 공포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 대양주로, 또 아시아로 퍼진 공포는 유럽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화웨이 통신장비로 자국 정보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전세계로 퍼지고 있다.

◆화웨이 포비아 유럽으로 확산= 프랑스 1위 이동통신사 오렌지의 스테판 리처드 CEO는 14일(현지시간) "우리는 5G망을 구축함에 있어, 화웨이를 부를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전통적인 파트너들과 함께 할 계획"이라며 "그들은 노키아와 에릭슨이다"라고 했다.

화웨이 5G 통신장비는 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통상 장비 선정은 이통사가 한다. 사실 프랑스 정부의 경우 화웨이 장비 도입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브뤼노 르 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중국 국무원 부총리인 후춘화를 만난 자리에서 "화웨이는 프랑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며 "그들의 투자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독일도 신중한 입장이다. 도이치텔레콤은 최근 성명을 통해 5G 구축에 앞서, 중국산 장비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논의 중이라고 했다. 여러 장비사를 채택하는 멀티 밴더 전략을 고수하고 있지만 "조달 전략을 재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이치텔레콤은 노키아, 에릭슨, 시스코, 화웨이 장비를 써왔다.

유럽연합은 경계 상태다. 안드루스 안시프 유럽(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화웨이 등 중국 기술기업의 "보안과 산업에 대한 리스크를 의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중국 업체가 암호화 된 통신망 백도어에 접근할 수 있음을 걱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여러 국가가 배제= 아시아에서는 입장이 갈린다. 일단 우리나라는 화웨이 5G 장비를 들였다. LG유플러스가 LTE와 장비 연동을 위해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다. 화웨이 입장에서는 세계 시장에 5G장비를 보급하기 위한 전초기지를 한국에 세우게 됐다.

하지만 화웨이의 다음 공략지가 될 일본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토통신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내년 3월 이동통신사에 5G용 주파수 할당하기에 앞서, 중국업체 제품을 베재하는 새로운 심사기준 지침을 낼 예정이다. 또 일본 정부는 IT제품·서비스 조달시 안전보장상 위험성 여부를 고려하기로 했다. 이통사들도 4G 제품을 다른 회사 제품으로 바꾸기로 하는 등 정부의 움직임을 따라가고 있다.

이외에도 대만, 호주, 뉴질랜드 등 국가들이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보안 논란을 제기한 미국은 3,4위 이통사 간 합병을 승인하는 조건에도 ‘화웨이 장비 배제’를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포비아 왜 확산되는가 = 화웨이는 '화웨이 포비아'가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것에 대해 "현재 포춘 500대 기업 및 170여개 이상 국가의 고객과 소비자들이 사용 중이며, 사이버 보안에 대한 문제 제기를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최근 화웨이코리아는 각 국 정부의 화웨이 도입 반대 보도가 나오면 실제 현장은 상황이 다르다는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있다. "일본 정부 및 주요 이통사들 모두 화웨이를 배제한다고 발언한 바 없다"는 식의 내용을 담고 있다.

화웨이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1차적으로 거의 모든 주요 국가에 화웨이 장비가 도입돼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화웨이의 LTE장비 세계 시장 점유율은 28%에 달한다. 세계 1위다. 정부 입장에서는 자국 망에 도입된 장비에 대한 보안 논란이 일고 있으니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입장을 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5G망은 자율주행, 원격진료 등 다양한 기기와 연결된다. 만약 백도어를 통해 통신망을 해킹할 수 있다면 국가 내 모든 정보가 넘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국가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는 것은 외교적 역학관계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 입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이어지는 현 시점에서, 화웨이 장비 도입 배제 의사를 밝히면서 노선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반면 우리나라와 같은 중국의 인접국의 경우 "통신장비 선정은 이통사의 몫"이라는 식의 답을 내놓고 있다. 이통사가 알아서 보안을 점검할 일이라는 것이다.

유 장관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정부 차원의 보안요구 사항을 제시하고.. 뭘 쓸 지는 통신사들이 선택할 문제"라며 "특정 회사 배제는 어렵지만 5G 상용화와 함께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여러 가지가 검증될 것이다. 연말까지 5G 시대에 맞는 고도화된 보안 대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측에 5G장비에 대한 국제보안인증을 받을 것을 요청한 상태다. 결과는 이미 5G를 통한 스마트폰 사용이 시작된, 내년 중순 이후에나 나올 전망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