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무주택자 리그'로 바뀐 청약시장, 다주택자는 발붙일 곳 없다

김종훈 선임기자 입력 2018.12.1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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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무주택·1주택·다주택자의 청약과 대출·세제 어떻게 되나

정부의 주택정책을 요약하면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 ‘2채 이상 주택 보유 억제’ ‘다주택·고가주택 소유자 보유세 강화’이다. 지난 11일부터 시행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주택법 시행령’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개정 내용도 이런 방향에 맞춰져 있다.

정부 정책을 보면, 신혼부부·청년·노령층·주거 취약계층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어 ‘살아야 하는 집에 대한 고민’은 없애고 인구·일자리·복지는 늘리려는 의도가 읽힌다. 정부는 이를 위해 저리의 금융지원과 앞으로 공급할 공동주택의 상당수가 무주택 서민들에게 돌아가도록 ‘이중 삼중’의 장치를 마련했다.

그런데 실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내용이 복잡하고 어렵다. 특히 집을 갖고 있으면서 규제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다양한 규제로 불이익을 볼 수도 있다. 최근 서울 ‘서초 래미안 리더스워’ 신규분양에서 무더기 미계약자가 나온 배경에도 복잡한 규제가 작용했다.

청약제도·세제·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는 집이 있고 없고에 따라, 또 규제 정도에 따라 다르다. 무주택, 1주택, 다주택자입장에서 혜택 및 규제 내용을 살펴봤다.

■ 청약시장은 ‘무주택자들의 리그’

무주택자 민영 85㎡ 이하는 거의 다 독차지 비규제지역 DTI는 제한 없어

무주택자는 세제 관련 불이익이 없다. 집이 없으니 세금도 없는 것이다. 주택청약 혜택은 크다. 공공택지에 조성되는 공동주택을 우선공급받을 수 있음은 물론, 민영주택도 거의 대부분 가점제 또는 무주택자끼리 추첨으로 정한다.

민영주택 85㎡ 이하는 거의 모든 물량이 무주택자에게 돌아간다. 수도권 공공택지 및 투기과열지구에서는 100% 가점제로 선정한다. 가점제는 무주택기간 32점, 부양가족 35점, 청약저축기간 17점 등 총 84점으로 점수가 많은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분양권이 주어진다.

조정지역에서는 75%가 가점제다. 나머지 25%의 100분의 75 이상도 무주택자끼리 추첨을 통해 결정한다. 이때 기본 조건이 ‘무주택’이다. 결국 조정지역에서는 85㎡ 이하 민영주택의 93.75%가 ‘가점 많은 무주택자’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비규제 광역시에서도 40% 이하가 가점제다. 나머지 60%의 100분의 75도 무주택자끼리 추첨한다. 최대 85% 이상은 가점 많은 무주택자가 유리하다.

85㎡ 초과 물량도 무주택자가 유리하다. 85㎡ 초과 민영주택이라도 투기과열지구에서는 87.5%, 수도권 공공택지에서는 85% 이상, 조정지역에서는 82.5%, 광역시에서는 75% 이상이 가점제 혹은 ‘무주택자 추첨제’로 가린다.

비규제지역에서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70%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제한이 없다. 그런데 무주택 서민 실수요자라면 규제지역에서도 대출이 상대적으로 쉽다. 조정지역에서는 LTV를 70%까지, DTI는 60%까지 인정한다. 투기 및 투기과열지구에서는 각 50%다. 단순히 집을 사놓으려는 무주택자는 이 비율이 조정지역에서는 60%, 50%로, 투기 및 투기과열지구에서는 각 40%로 낮아진다.

■ 1주택자, 추첨제도 ‘바늘구멍’

1주택자 규제지역에서 신규 분양 불가능 주택담보 대출도 원칙적으로 금지

규제지역 내에서 1주택자의 ‘분양을 통한 집 바꿈’은 불가능에 가깝다. 85㎡ 이하 민영주택의 경우 1주택자가 당첨 가능한 물량은 조정지역 내에서 추첨을 통해 분양자를 가리는 6.25%가 전부다. 수도권 공공택지,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는 100% 가점제로 분양자를 가린다. 집을 가지면 가점제에서 32점을 까먹고 시작한다. 아무리 점수를 쌓아도 52점밖에 안된다. 가점제의 경우 60점(84점 만점)은 넘어야 당첨 가능한 현실에서 1주택자는 85㎡ 이하 민영주택 분양은 ‘로또 당첨 확률’이 있어야 가능하다.

85㎡ 초과 물량도 당첨 가능성이 낮다. 가점제와 무주택 우선배정 물량을 제외한 ‘1주택자 추첨 물량’은 투기과열지구 12.5%, 수도권 공공택지 12.5% 미만, 조정지역 17.5%, 광역시 25%에 불과하다. 이 경우에도 ‘기존 주택을 처분하겠다’는 조건이 따른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공급계약이 해지된다.

청약도 어렵지만 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자금 마련도 쉽지 않다. 1주택자는 규제지역 내에 주택 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사나 부모 봉양, 결혼 등 불가피한 사유로 판단되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하는데, 주택 구입 후 최장 2년 내에 집을 처분하는 조건이 따른다. 이때 LTV와 DTI는 조정지역이면 각각 60%, 50%이며 투기 및 투기과열지구에서는 각각 40%다.

1주택자 세 부담도 커졌다. 9억원 이하 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이 ‘2년 보유’에서 ‘2년 거주’가 추가됐다. 거주기간을 3년으로 늘리자는 안도 나온다. 1주택자의 분양권 전매 시 양도세율은 최대 50%까지 높아졌다. 종합부동산세도 과세표준 3억~6억원 구간(시가 18억~23억원)이 신설됐다. 종전에는 6억원 이하인 경우 세율이 0.5%였지만 신설된 구간은 0.7%로 0.2%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오래 보유하면 종부세를 깎아주는 장기보유세액공제는 5~10년 20%, 10년 이상 40% 등만 있었지만 15년 이상 50%가 추가됐다.

■ 다주택자, ‘3중 자물쇠’

다주택자 이·삼중 장치로 정상적으론 안돼 장기보유공제 없애고 과세 강화

2주택 이상 소유자는 청약을 통해 집을 구입하는 게 규제지역에서는 불가능하다. 비규제지역 일부 물량 또는 미분양 물량만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규제지역 내 85㎡ 이하는 1순위 청약자격이 없다. 비규제지역에서도 40% 이하 물량이 가점제다. 85㎡ 초과 물량도 규제지역에선 가점제를 제외한 추첨제 물량이 무주택자 혹은 1주택 실수요자(기존 주택 처분 조건)의 몫이다. 최근 미계약자가 나온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의 경우라면 몰라도 정상적인 청약시장은 당첨이 불가능하다.

주택담보대출도 어렵다. 2주택 이상 소유자는 규제지역 내에서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다. 수도권 비규제지역에서는 LTV 60%, DTI 50%가 적용되고, 수도권 외 비규제지역에서는 LTV 60%만 적용된다.

다만 다주택자라도 주택 구입 목적이 아니라면 주택담보대출은 받을 수 있다. ‘생활자금’ 명목은 조정지역에서는 LTV 50%, DTI 40% 범위 내에서, 투기 및 투기과열지역에서는 LTV와 DTI 각각 30% 범위 내에서 돈을 빌릴 수 있다. 또 금융기관 여신심사위 특별승인을 받으면 조정지역에서는 LTV 60%, DTI 50%까지, 투기 및 투기과열지구에서는 각각 4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세 부담도 크게 강화됐다. 조정지역 내 다주택자는 양도세가 2주택이면 일반세율에 10%포인트가 추가되고, 3주택 이상이면 20%포인트가 더 붙는다.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없다. 종부세율도 조정지역 내 2주택자 및 다주택자는 구간에 따라 0.1~1.2%포인트 추가 과세되면서 0.6~3.2%로 높아졌다.

김종훈 선임기자 kjh@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