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마일리지·에너지자립마을로 절약·일자리 동시 해결 [에너지 전환 도시, 서울]

박연직 입력 2018. 12. 1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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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전기·가스 등 절약은 '첫 번째 발전소' / 시민참여형 절약정책 에코마일리지 / 가정·건물서 절약한 양에 따라 마일리지 / 교통카드 충전·아파트관리비 사용 가능 / 당진火電 1기 1년간 생산량 절감 성과 / 100개로 늘어난 에너지자립마을 /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 /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자체 생산 / 상도동 '성댁ㅇ' 성공적 운영 대표적사례

 ‘에너지 절약의 시작은 에코마일리지 가입부터’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사는 한영란씨는 전기 등 에너지를 절약해 지급받은 ‘에코마일리지’를 교통카드 충전에 사용하고 있다. 한씨는 “지난 2년간 아껴 쓴 전기 덕분에 생활비를 절약하는 것은 물론 교통비를 일부 지원받을 수 있었다”며 “에코마일리지 회원가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원전하나줄이기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는 에코마일리지는 시민참여형 에너지 절약정책으로 자리를 잡았다. 시는 시민의 자발적 실천을 통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에코마일리지 정책을 도입했다.

에코마일리지는 각 가정과 건물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절약한 에너지양에 따라 마일리지를 지급받아 지방세나 아파트관리비를 납부할 수 있고 전통시장 상품권, 교통카드충전권 등으로 교환해 사용할 수 있다. 에코마일리지는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나무 기부는 물론 친환경제품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 개인이나 단체는 전기, 가스, 수도, 지역난방 중 두 종류 이상의 에너지 사용량을 6개월 단위로 직전 2년 같은 기간 평균 사용량보다 5% 이상 줄이면 마일리지를 지급받을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에너지절약교실에 참가한 학생들이 에코마일리지 등을 알리고 있다.
강남구 제공

2009년 시범도입된 에코마일리지는 지난 9월 현재 203만명이 가입됐을 정도로 시민들 사이에서 에너지절약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에코마일리지를 통해 모두 81만2000TOE(석유환산톤)의 에너지를 감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당진화력발전소 1기가 1년 동안 생산하는 에너지양(92만TOE)과 비슷하며 돈으로 환산하면 5360억원에 달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보면 약 169만2000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으며 이는 여의도 542배 면적에 숲을 조성하거나 30년산 소나무 2억5600만그루를 심은 것과 맞먹는 효과다. 이 같은 성과는 에코마일리지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실감할 수 있게 한다.

서울시는 올해 에코마일리지 공동주택 가입 아파트를 대상으로 ‘아파트 에너지절약경진대회’를 열어 76개 단지를 선정해 시상했다. 성북구에 있는 한신한진아파트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매월 1회씩 한신한진 절전소라는 소식지를 발간해 주민들과 함께 에너지절약을 실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아파트는 LED조명 교체, 부스터 방식 급수모터 교체 등을 통해 전기와 가스비용 14억6000만원을 절감했다.

서울시의 에너지절감 정책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에너지자립마을이다. 사업 첫해인 2012년 7개였던 서울 시내 에너지자립마을은 올해 100개로 늘어났다. 시는 2020년까지 모두 140개를 만든다는 목표다.

동작구 상도동 성대골 에너지자립마을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마을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에너지 전환운동을 시작했다. 2012년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로 선정된 이후 2014년까지 3년간 에너지 절약문화 확산을 위한 절전소 운동, 에너지진단, 착한가게 캠페인, 에너지학교 등을 차질없이 추진했다.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에는 25개의 사회적 경제조직(저층주거지형 13개, 아파트형 12개)이 설립돼 있다. 성대골은 에너지자립마을 중 최초로 마을기업(2013년), 비영리법인 사회적협동조합(2016년), 영리법인 협동조합(2018년) 등 총 3개의 사회적 경제조직을 설립했다. 에너지 절약은 물론 고용과 수익창출을 통해 세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성대골은 2013년 11월 마을기업 형태의 ‘마을닷살림협동조합’을 설립했으며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를 위한 국내 최초의 에너지슈퍼마켓을 개점해 적정기술제품 및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에너지 투어코스 운영을 통해 에너지일자리를 창출했다.

2016년 2월에 설립된 ‘국사봉중 생태에너지전환 사회적협동조합’은 국사봉중학교 생태에너지 교육과정을 운영해 왔으며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에 참여한 주부들이 에너지기후변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성대골 에너지협동조합’은 태양광발전소 이외에 ESS 운영과 전력중개사업 등과 같은 에너지신산업 분야 수익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9월 설립됐다. 성대전통시장상인회, 동작신협,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마이크로발전소, 에이치에너지와 함께 지난 8월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설립신고 및 설립등기를 마쳤다.

2015년 서울시 사회혁신 공모사업에 선정돼 ‘성대골에너지전환마을 리빙랩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2016년에는 에너지기술평가연구원의 에너지기술 수용성 제고 공모사업에 선정돼 기술(옥상거치형 미니태양광 DIY키트 개발), 금융(우리집솔라론), 교육홍보(마을연구원) 등이 결합된 리빙랩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에너지자립마을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냈다.

성대골 에너지자립마을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세계 40개 도시 기후변화대응 성공스토리에 소개될 정도로 인정받고 있으며 지난 10월 일본에서 개최된 한·중·일 환경교육네트워크(TEEN) 심포지엄 및 워크숍에 초청받아 마을대표가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시가 원전하나 줄이기 사업의 일환으로 화석연료나 원자력에 기반을 둔 에너지소비를 줄이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자체 생산해 에너지 자립기반 조성에 참여하는 마을을 만드는 정책이 에너지 절약과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마을 자체를 변화시킬 정도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에너지자립마을은 마을 공모를 통해 선정하며 각 여건을 반영한 단계별 사업계획 수립 및 실행 방식으로 추진된다. 시는 에너지자립마을 대상으로 교육, 컨설팅, 평가, 재정지원 등을 담당하며 자치구는 마을별 협의체를 구성 등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서울시는 지난달 8일 에너지자립마을 포럼을 개최한 데 이어 내년 1월에는 2018에너지자립마을 최종평가회를 열어 성과와 과제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에너지정책은 서울이 에너지 소비도시에서 에너지 생산도시로 거듭나고 중앙집중식 에너지체계를 소비지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분산형 전원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에너지 자립률을 높여 원전하나줄이기 효과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에너지절약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연직 선임기자 repo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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