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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원안위원장에 "라돈침대 위험성 번복 당사자"

조현호 기자 입력 2018. 12. 1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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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재식 위원장 취임 “생활방사선-격납건물 반성 혁신 필요” 원자력안전단체 “라돈침대 책임자”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새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위원장에 엄재식 원안위 사무처장을 임명하자 라돈침대와 원자력연구원 무단폐기 사건 부실조사 등의 책임론이 불거져 나온다.

문 대통령은 강정민 전 원안위원장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연구비 결격사유’로 자진사퇴한지 2개월 만인 지난 13일 엄재식 처장을 새 원안위원장에 임명했다. 엄재식 새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원천연구과장을 하다 원안위 안전정책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박근혜 정부 땐 원안위 기획조정관, 방사선방재국장까지 올랐다. 박근혜 정부 당시 손재영 원자력안전기술원장과 손명선 원안위 안전정책국장과 함께 원안위에서 근무하면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장은 17일 취임사에서 라돈침대 사건 등과 관련해 “국민들은 여전히 깊은 우려의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며 “생활주변 방사선, 지진 안전성, 격납건물 건전성 등 계속해서 발생하는 안전 현안에 대해 속 시원한 설명과 근원적인 해결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 위원장은 “지난 2011년 원안위가 설립된 이후 원자력 안전 강화를 위한 노력이 꾸준히 있었음에도 국민의 불안과 걱정은 커져만 가고 있다”며 “이제, 우리는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는 이유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하고 반성하여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엄 위원장은 자신부터 새로운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겠다면서 △원안위의 개방성을 제고 및 조직 정비, 인력 확충 등을 통해 독립적 합의제 행정기구로 발전 △원자력 안전에 관한 모든 정보의 공개를 원칙으로 정보공개 관련 법률안 제정을 중점 추진 △격납건물 안전성 등 국민들의 걱정이 많은 사안은 본인이 현장에서 직접 진두지휘해 안전성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엄 위원장은 “경주지진과 포항지진으로 국민의 우려가 큰 만큼 원전 내진설계 보강 등 종합적 안전점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엄 위원장은 “국민과 소통을 업무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며 “국민 우려가 있는 사안은 우려가 충분히 해소될 때까지 제가 직접 챙기고 독려하겠다. 원자력시설 인근 지역주민과의 소통채널인 원자력안전협의회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엄 위원장이 라돈 침대 사태 대응과 지난해 원자력연구원의 폐기물 무단반출 조사 문제점에 책임있는 답변이 먼저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원자력 안전과 미래(대표 이정윤)는 17일 오후 공개질의서를 내어 올해 발생한 라돈침대 문제에 당시 엄재식 사무처장이 방사선 위해성 판단을 번복하는 등 대응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원안위가 지난 5월 직접 대진침대 매트리스를 조사한 결과 피폭량은 연간 0.15밀리시버트에 그쳐서 국내 안전기준에 위반되는 것이 없다고 했으나 이는 내부피폭선량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였다”며 “며칠 후 라돈 내부피폭 전문위원회의 검토내용에 따라 이를 번복했고, 이것이 대대적인 혼선과 국민적인 분노 및 불신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더 큰 근본적인 문제는 2011년 생활방사선법 개정시 ICRP(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가 권고하는 ‘라돈 등 방사성 물질의 생활용품 사용 배제’가 법 제정시 요건이 누락된 것”이라며 “이후 라돈의 원인이 되는 ‘모나자이트’ 수입 당시 어떤 근거로 수입을 허가했는지, 오랜 시간동안 방치하다가 이번 라돈침대 관련 사건을 불러온 담당책임자가 누구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원안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원자력안전위원회
이 단체는 원자력연구원의 폐기물 무단반출 사건이 벌어지자 지난해 4월부터 6개월간 조사를 벌인 뒤 엄재식 당시 원안위 방사선방재국장이 조사결과와 개선방안을 발표했으나 6개월 뒤 원자력연구원이 방사성폐기물을 무단으로 폐기방출한 추가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는 점을 지목했다. 이 단체는 “이 문제는 당시 조사팀의 리더로 현장조사를 한 내용이 빈약하였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폐기물대장만 확인해 보아도 충분히 문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조사팀 전문가의 역할과 조사기간 동안 있었던 활동일지, 조사내용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는 17일 통화에서 정보공개를 위해 법을 개정하겠다는 엄 위원장 주장에 “이미 원안위법 103조에 원안위의 관련 정보를 공개하게 돼 있는데 지금까지 제대로 공개하지 않다가 법을 개정하겠다는 것은 법 통과 때까지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격납건물 현장에 가서 진두지휘하겠다는 엄 위원장 주장에 이정윤 대표는 “한빛원전 격납용기 콘크리트의 공극과 큰 구멍이 발생한 문제에 지난 2년간 아무 대책도 의견도 제시 못했고, 엄재식 사무처장도 그 한가운데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지진 문제를 두고 이 대표는 “국민이 불안한 것은 원전이 단층대 위에 설치돼 있다는 근본적인 문제와 함께 방재대책(주민의 안전한 대피)인데, 이런 내용은 아예 빠져있다. 걱정과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낸 김익중 동국대 교수는 17일 이번 원안위원장 인선을 두고 “적절한 인물을 찾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원자력안전을 제대로 볼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못찾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그래도 지난 정부의 원안위 보다는 꽤 바뀌었다고 본다. 한빛원전에 문제가 생기니 세워놓고 해결하려 노력하는 것은 과거 정부 땐 없었던 일이다. (엄 위원장이 과거 정부에도 요직에 있었지만) 정부 정책 기조가 바뀌면 맞춰가지 않겠느냐. 유보적 평가이고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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