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옮긴 박테리아..과학계 "남극 펭귄 위험"

이희경 2018. 12. 1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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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 살고 있는 펭귄과 같은 동물들이 인간으로부터 전달된 박테리아에 감염돼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동물들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위험한 박테리아에 감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향후 치명적인 질병이 발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남극 동물 보존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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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 살고 있는 펭귄과 같은 동물들이 인간으로부터 전달된 박테리아에 감염돼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동물들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위험한 박테리아에 감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향후 치명적인 질병이 발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남극 동물 보존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다수의 남극의 조류에게서 인간 신체에 기생하는 박테리아가 발견됐다고 저널 ‘사이언스 오브 더 토털 엔바이론먼트’(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간 인체에 있던 박테리아가 남극 동물에 퍼지는 이른바 ‘역인수공통감염병’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간간히 제기됐지만 조사 대상 동물이 한정돼 학계의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CNN은 하지만 연구진이 리빙스턴섬 등 남극 4곳에서 펭귄, 갈색도둑갈매기, 남방큰재갈매기 등 600여개의 개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에게서 여러 종류의 인간에 기생하는 박테리아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야콥 곤잘레즈-솔리스 바르셀로나대 동물병리학 교수는 “지형과 새 종류를 구별해 이처럼 대규모의 조사가 진행된 건 처음”이라며 “역인수공통감염병이 남극에 퍼져 있다는 강한 증거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주로 미국과 유럽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캄필로박터 제주니’가 남극 동물 개체군에서 발견됐고, 도심에서 음식물 찌꺼기를 먹고 사는 새들한테서 발견되는 살모넬라도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르타 세르타-쿠엘라 농식품기술연구소 연구위원은 “이 박테리아에 감염된 동물들이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건 아니다”면서도 “인체에 기생하는 박테리아가 동물에까지 퍼졌다는 건 향후 치명적인 병균이 남극에 상륙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곤잘레즈-솔리스 교수는 “남극에서 진행되는 각종 인간 활동이 남극 생태계에 병균을 전파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며 “생물들의 대규모 죽음이나 특정 지역 개체의 멸종을 부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어떻게 남극의 조류들이 이런 박테리아와 접촉할 수 있었는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남극 인근 포크랜드에 살고 있는 조류나 남극 연구소의 활동, 남극 관광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특히 2016년부터 2년 동안 남극 관광객이 4만4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면서 남극 관광을 규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NN은 관광객 증가에 따른 동물들의 위기는 남극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전했다. 실제 살아있는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갈라파고스 제도는 해양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특정 지역에 관광객 출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관광객의 일탈 행동을 막기 위해 가이드가 동행하는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사진=CNN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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