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해운대 방파제 빠진 女 구한 18세 한화 신인투수

박소정 기자 2018. 12. 1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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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세요!"

수은주가 1.4도를 가리킨 지난 16일 오후 9시 55분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방파제 아래에서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주변을 산책하던 한화이글스 신인 투수 정이황(18·사진)이 이 소리를 더듬어 올라갔다. 임모(36)씨가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정이황은 곧바로 구조 당국에 신고하는 한편 바다에 빠진 임씨가 혼절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했다.

임씨는 5m 깊이 방파제 테트라포드(일명 사발이) 구멍 사이에 빠진 상태였다.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었다. 정이황은 "지금 구조대원들이 달려오고 있다"는 말로 안정시키기 시작했다.

해운대경찰서·해운대소방서 대원들은 오후 10시 7분 현장에 도착했다. 바다에 빠진 임씨는 10시 19분 구조됐다. 정이황이 신고한 지 24분 만이었다. 임씨는 저체온증·타박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사고 당시 부산 바다 수온은 섭씨 12도. 이런 바다에는 10분만 몸을 담그고 있어도 체온을 완전히 빼앗긴다고 한다. 소방관계자는 "겨울바다에 빠지면 저체온증으로 인한 쇼크가 올 수 있다"면서 "재빨리 신고한 덕분에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에 출동한 해운대경찰서 경찰관은 정이황에게 "신고자의 신속한 신고로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 너무나도 감사 드린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16일 오후 10시쯤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인근에서 5m 깊이의 방파제에 빠진 30대 여성을 소방대원들이 구조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소방서 제공

정이황은 부산고를 졸업한 지역 토박이다. 지난 9월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이글스에 지명됐다. 193cm 큰 키의 우완투수다. 정이황은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통화에서 "프로 데뷔 전 마지막 해를 좋은 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며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생겨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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