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진천선수촌장 '내정설'에 체육계·팬들 당황

배재성 입력 2018. 12. 19. 12:17 수정 2018. 12. 1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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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WBC 대표팀 김성한 코치
김성한(60) 전 KIA 감독이 대한체육회 진천선수촌장에 내정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체육계와 스포츠팬들은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김 전 감독이 경기인으로서는 화려한 경력을 지녔지만, 스포츠 전체를 아우르는 선수 촌장직에 적합한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면서다.

19일 스포츠서울은 김 전 감독의 진천선수촌장 내정 소식을 전하며 “김 전 감독이 아직 말은 아끼고 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엘리트 스포츠의 상징인 국가대표 선수촌장직에 올라 한국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겠다는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비경기인 출신 선수촌장으로 관심을 받았던 이재근(68) 전 선수촌장이 지난 7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대한체육회는 촌장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후임 물색작업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월 선수촌장으로 임명된 이재근 촌장은 2년 임기에 1개월 정도를 남겨놓고 있었다. 이재근 촌장이 물러나면서 진천 선수촌은 1개월 동안 촌장 공석 사태가 벌어지게 됐고, 후임 촌장을 선임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재근 촌장은 경북도체육회 사무처장 출신으로 행정 전문가라는 평가 속에 선수촌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사상 첫 비경기인 출신 촌장이었다. 선임 당시 대한체육회 측은 “진천선수촌 시대를 맞아 행정수요 증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큰 문제 없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치러냈으나 그 뒤가 문제였다. 지난 10월 국정감사를 통해 선수촌 내 음주 문제와 체육회 간부들의 ‘곰사냥’ 사실이 밝혀져 큰 비난 여론을 불러왔고, 최근에는 배구 여자 대표팀 성추행 사건까지 벌어졌다.

결국 이재근 촌장은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임기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자리를 내놨다. 최초의 비경기인 출신 선수촌장이 이같은 문제로 물러나면서 후임 선수촌장은 다시 경기인 출신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성한 내정설’이 나왔다.

김성환 전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의 창단멤버로, 은퇴할 때까지 해태에서만 선수생활을 했던 타이거즈의 레전드다. 최초 ‘시즌 30홈런’,‘20-20클럽’,‘통산 1000안타’, ‘MVP 2회 이상 수상’ 등을 포함해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7번이나 팀에 안겼다. 김 전 감독은 프로 14시즌을 마친 뒤 지도자로 변신해 KIA 감독(2000~2004년), 군산상고 감독(2004년), 한화 수석코치(2012~2014년) 등의 경력을 쌓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해 4월 18일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 입구에서 진행된 집중유세에서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를 이끌었던 김응룡 전 감독과 김성한 전 감독이 선물한 해태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성한 촌장 내정설에 체육계는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다. 매체는 “야구라는 종목이 선수촌과는 별 상관이 없는 종목인 데다 프로시대에 접어들며 대한체육회와의 관계마저 급격히 멀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낙하산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 전 감독과 문대통령의 인연 때문이다. 김 전 감독은 지난해 4월 27일 MBC를 통해 방송된 찬조연설에서 문재인 대선후보 측 연설자로 나서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 역전의 드라마를 만들어낼 지도자”라며 “문 후보와 9회말 2아웃에 몰려있는 위기의 대한민국에 역전승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당시 김 전 감독은 “야구 경기를 하다 보면 팀 전체를 생각하는 판단력. 자기절제 능력, 믿을만한 실력을 갖춘 해결사가 필요하다”며 “위기의 대한민국 해결사로 문 후보를 선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츠서울에 따르면 야구인이 선수촌장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야구인 출신 선수촌장은 초대 태릉선수촌장인 이순재(1969년 작고) 씨다. 휘문고보 출신의 그는 1946년 조선야구협회 초대 이사장을 맡은 야구인으로 초대 태릉선수촌장(1966년 8월~1967년 8월)을 맡아 한국 스포츠의 기틀을 닦는 데 기여했다. 김 내정자는 이순재씨에 이어 50여년 만에 야구인으로 선수촌장직을 맡게 됐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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