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권까지 손뻗는 중국..그린란드 신공항 프로젝트 참여 추진

BBC "중국, 북극권에 관심..'북극 주변국'으로 칭해"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을 앞세워 북극권까지 세력권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인 중국은 아시아는 물론, 유럽,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면서 각종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후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중국의 북극권 진출 시도를 측면지원하고 있다.

일대일로는 중국 주도로 전 세계의 무역·교통망을 연결해 경제 벨트를 구축하려는 구상으로, 현재 중국은 전 세계 130여개 국가를 대상으로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영국의 BBC 방송은 19일 인터넷판 기사에서 중국이 북극권에 큰 관심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수도 베이징(北京)이 북극권으로부터 약 3천㎞나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극 주변국'이라고 칭하고 있다.

북극권은 북위 66도 33분에서 북극까지의 범위를 이르는 말이다.

중국은 이미 여러 척의 쇄빙선을 가동하고 있다. 북극 항로로 상품을 운반하는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중국은 '북극 실크로드'를 개척하기 위해 그린란드를 유용한 협력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중국은 그린란드가 추진하고 있는 신국제공항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린란드 정부는 대형 제트 여객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국제공항 3곳을 건설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현재는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까지 소형 프로펠러 비행기로만 갈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은 이미 신국제공항 건설 프로젝트에 입찰한 상태다.

하지만 명목상 그린란드를 지배하고 있는 덴마크와 그린란드에 군사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중국 기업의 신국제공항 건설 프로젝트 참여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교통건설(CCCC)이 그린란드 신공항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다 덴마크가 안전보장 등을 이유로 제지하는 바람에 무산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덴마크 연립 정부를 이끄는 벤스터당의 외교 담당 대변인은 "우리는 우리의 뒤뜰에 공산주의 독재국이 진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덴마크와 미국이 중국의 그린란드 신국제공항 프로젝트 참여를 막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린란드 내부에서도 중국 기업의 신국제공항 프로젝트 참여 문제를 놓고 의견을 엇갈리고 있다.

그린란드 총리나 외무장관은 중국의 참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쿠픽 크라이스트 전 총리는 중국 기업의 참여가 그린란드에 유익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BBC는 전했다.

덴마크령이었던 그린란드는 2009년 6월 독립을 선언했지만, 국방이나 외교적인 사안에 대해선 덴마크가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다.

그린란드는 영토가 영국보다 10배가량 크지만,인구는 5만6천여명에 불과하다. 지구상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낮다.

영토의 대부분이 영구적인 얼음으로 덮여 있지만,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며,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미국은 북쪽 툴레에 공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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