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회계조작, 한겨레·경향 누가 비판적?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상장유지 후 사설로 비판하고 계속 1면 배치… 김태우 주장 계속 조선일보 1면
4조5000억원 규모의 고의 분식회계가 드러났지만 상장폐지는 면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보도는 신문에서 ‘가물에 콩 나듯’하다. 신문이 삼성 광고에 예속돼 있다는 이야기는 오늘날 상식이다.
그 와중에 한겨레는 21일 1면 머리기사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와 상장 준비가 이뤄지던 시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고위 임원이 삼성바이오 내부 감사를 맡았다고 보도(“삼바 분식회계 때 ‘미전실 임원’이 감사 맡았다”)했다. 이 임원은 그룹 쪽 지시를 삼성바이오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가 지목한 인사는 김용관 삼성전자 부사장. 그는 2014년 10월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 감사가 됐는데 삼성바이오 임원들의 경영 활동을 감시하고, 회계 장부를 감사하는 역할이었다. 당시 김 부사장은 삼성그룹 미전실 전략팀 임원이었지만, 이때부터 2016년 8월까지 삼성바이오 감사를 겸임했다는 것.
이날 지면에 삼성바이오의 회계 조작 사태를 제대로 다룬 언론은 한겨레뿐이었다.
한겨레와 경향도 차이 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그동안 이 사건을 비판적으로 다뤄왔다. 하지만 양과 질에서 차이가 있다. 이달 들어 1~21일까지 한겨레와 경향신문의 삼성바이오 조작 사태 관련 보도는 각각 12개, 7개다. 한겨레가 더 꾸준히 보도해 왔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10일 삼성바이오의 상장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리자 한겨레는 12일 사설에서 “중대한 위법 행위를 저질러도 규모가 크면 살아남는다는 또 하나의 ‘대마불사’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두 신문은 제목도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거래소가 삼성바이오에 상장 유지 결정을 내리자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지난 11일자 1면과 3면에 이 소식을 다뤘다. 한겨레가 갖고 있는 문제의식은 제목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4조5천억 분식회계 삼성바이오 ‘상장 유지’ 결정… 봐주기 논란”(한겨레 11일자 1면)
“삼성, 입장 표명 없지만 ‘안도’ 시민단체 ‘졸속·면죄부’ 반발”(경향 11일자 3면)
다음날에도 한겨레는 기자 칼럼과 사설로 상장유지 결정을 비판했고 13일에는 “삼바 상장 유지에 금융위 ‘가이드라인’ 있었나”라는 제목으로 상장유지 결정이 금융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의 삼성바이오 압수수색 소식을 전한 14일치 보도를 비교해도 한겨레 기사가 경향보다 더 컸다. 삼성바이오 이슈에서 한겨레가 경향보다 적극적이었다.
김태우와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가 ‘따옴표 저널리즘’에 갇힌 듯하다. 대통령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에 근무했던 김태우 검찰 수사관 발언 등을 1면에 세우고 있다. 조선일보에서 첫 보도였던 지난 15일 1면 머리제목부터 나열해본다.
“‘우윤근 비리 올리자 靑이 나를 쫓아냈다’”(15일자 1면)
“‘박형철 靑 비서관이 윗선의 지시라면서 盧정부 인사 ‘가상화폐 투자’ 조사시켰다’”(18일자 1면)
“‘도로公 사장이 특혜 준 의혹, 靑에 보고’”(19일자 1면)
“‘靑 특감반, 정치인·언론·교수까지 사찰 의혹’”(20일자 1면)
“‘국회가 ‘드루킹 특검’ 추천하기 前 靑특감반이 10여명 신상조사했다’”(21일자 1면)
김 수사관을 ‘공익 제보자’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고재학 한국일보 논설위원은 21일자 ‘지평선’에서 “특감반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수사관은 건설업자에게서 골프 접대, 금품 향응 등을 받은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업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도 고발됐다. 민간인 사찰이 맞는지와는 별개로, 그가 공익적 가치를 우선한 내부 고발자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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