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고시 드디어 합격"..'톤즈의 아이' 의사가 되다

박보희 기자 2018. 12. 2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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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했습니다. 아직 믿기지가 않습니다."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온 토마스 타반 아콧씨(33)가 한국 의사국가고시 합격 소감을 전했다.

아프리카 출신으로 한국 의대를 졸업해 의사가 된 이는 토마스씨가 처음이다.

토마스씨는 지난 1월 치른 의사고시 실기시험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지난 10월 두 번째 실기시험을 치른 끝에 최종 합격장을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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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톤즈' 배경지 남수단 출신 토마스 타반 "외과 전문의 목표..이태석 신부 뜻 이을 것"
고 이태석 신부의 추천으로 남수단 톤즈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토마스 타반 아콧씨가 15일 오후 부산 인제대학교 부산캠퍼스 의과대학에서 열린 '히포크라테스 선서식 및 동창회 입회식'에 참석해 이종태 인제대 의과대학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1.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합격했습니다. 아직 믿기지가 않습니다."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온 토마스 타반 아콧씨(33)가 한국 의사국가고시 합격 소감을 전했다. 토마스씨는 아프리카 남수단의 작은 마을, 톤즈 출신이다. 멀지만 익숙한 이름의 '톤즈'는 고 이태석 신부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2010년9월 개봉)의 배경이 된 곳이다.

그는 2009년 겨울 '한국에서 공부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이 신부의 권유로 한국에 왔다. 그리고 9년이 흐른 올해 1월 15일 인제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21일 꿈에 그리던 의사가 됐다. 아프리카 출신으로 한국 의대를 졸업해 의사가 된 이는 토마스씨가 처음이다.

"아직 가족들에게 합격 소식을 전하지 못했어요. 사실 10월에 마지막 시험을 보고 집에 다녀왔는데 가족들이 걱정하지 말라고, 잘 될 거라고 응원해 줬어요. 그래서 큰 걱정은 하지 않고 기도하면서 결과가 잘 나올 거라고 믿고 있었어요. 가족들도 소식을 들으면 기뻐하겠죠."

한국에 온 지 9년 만에 의사가 된 토마스씨는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그날을 기억한다. 당시 내전 중이던 남수단 톤즈에서 학교와 병원을 세우고 톤즈의 사람들과 함께하던 이 신부는 휴가차 한국에 왔다가 말기암 판정을 받았다. 자신이 가지 못하는 대신 톤즈의 아이들을 한국에 데려와 공부를 시키고 싶다는 이 신부의 요청에 수단어린이장학회는 후원을 결정, 토마스씨와 존 마옌 루벤(31)씨를 한국에 초청했다.

이들이 한국에 온 지 한 달도 채 안된 2010년 1월 14일 이 신부는 끝내 이들을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났지만, 이들은 이 신부의 부름에 담긴 뜻을 잊지 않았다. 의사가 되는 길은 누구나 예상하듯 쉽지 않았다. 이 신부의 모교인 인제대 의과대학에 12학번으로 입학해 학과과정을 따라가는 것부터 의사고시를 치르기까지 고비는 여러 차례 찾아왔다. 토마스씨는 지난 1월 치른 의사고시 실기시험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지난 10월 두 번째 실기시험을 치른 끝에 최종 합격장을 받아들었다.

"작년에 졸업시험 준비하느라 실기 연습을 제대로 못했던 거 같아요. 이번에는 작년에 같이 실기시험에 떨어진 친구와 함께 열심히 연습했어요. 함께하는 친구가 있어서 합격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이번에 둘 다 합격해서 둘이 엄청 기뻐하고 있어요."

토마스씨의 목표는 외과 전문의가 돼 수단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는 인제대 부속 부산백병원에서 인턴 의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예정이다.

함께 톤즈에서 온 존씨 역시 다음달 인제대 의과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다. 실기시험은 이미 합격했고, 필기시험까지 합격하고 나면 아프리카 출신 2호 의사가 된다. 존씨의 목표는 내과 의사다. 토마스씨와 존씨가 각각 외과와 내과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나면, 톤즈는 두 명의 전문의를 얻게 된다.

톤즈에서는 여전히 이 신부가 문을 연 '톤즈 돈보스코 병원'이 '이태석 신부 기념 병원'으로 이름을 바꿔 운영 중이다. 토마스씨는 "이번에 병원에 방문해 수녀님과 병원 책임자 등을 만나고 왔다"며 "잘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마운 이들이 너무 많아요. 한국으로 초대해준 이 신부님에 제일 감사하죠. 또 수단어린이장학회분들께서 절 돌봐주신 덕분에 힘이 나서 공부할 수 있었고, 옆에서 도와주고 어떻게 공부하는지 알려주신 교수님들과 친구들에게 감사하죠. 가족처럼 돌봐주고 기도해주신 분들도 많아요. 그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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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희 기자 tanbbang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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