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반발' 이면엔 '택시 고령화' 그늘.."생존권 절박"
<앵커>
앞서 정부의 택시 정책 전해드렸는데 카풀 도입을 둘러싼 택시업계 반발의 이면에는 고령 택시기사들의 생존권 문제가 있습니다.
전국 택시기사의 54%가 다른 일자리 찾기 어려운 60대 이상 노년층인데 노동규 기자가 직접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69살 한준희 씨는 18년째 법인택시 기사로 일합니다. IMF 위기로 운영하던 가전 대리점을 접고 여러 일을 전전한 끝에 정착한 직업입니다.
[한준희 씨/택시 운전사 : 나이가 먹고 50살이 넘어서 올 수 있는 건 이 택시업계밖에 없거든요? 시작하면 쉽게 놓지를 못합니다.]
자식을 모두 결혼시킨 자신은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말합니다.
[한준희 씨/택시 운전사 : 저희 회사도 70살에서 80살 된 사람들이 한 30명 됩니다.]
동료 상당수가 자신과 같은 고령인데 자녀 부양을 못 받아 어쩔 수 없이 택시를 모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실제로 전국의 택시기사 27만 명 가운데 절반 넘는 14만 5천 명이 60대를 넘긴 고령자였습니다.
불황의 그림자 속에 60대 이상 택시기사 비중은 3년 만에 12%P나 늘었습니다.
고령 택시노동자의 이런 절박함이 포화상태인 택시 시장에 나타난 경쟁자에 대한 강한 반감으로 번졌다는 분석입니다.
[한준희 씨/택시 운전사 : 평생 어디 집회 이런 거 해보지도 않고 순수하게 살다가, 무슨 일이 있어도 나갔습니다. 그 추운데 같이 피켓을 들고 뭘 한다는 것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서울 택시기사의 하루 순 수입은 2만1천 245원에 그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정용화, CG : 박상만)
노동규 기자laborsta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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