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 뀐 놈이 성낸다?.."韓군함 상공에 日초계기 통과 이례적"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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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광개토대왕함이 지난 20일 동해상에서 조난 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레이더 가동 문제로 빚어진 한·일 간 갈등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일본이 위협을 느낄 만한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으나, 일본은 사격통제레이더로 자국 P-1 초계기를 겨냥했다며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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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광개토대왕함이 지난 20일 동해상에서 조난 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레이더 가동 문제로 빚어진 한·일 간 갈등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일본이 위협을 느낄 만한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으나, 일본은 사격통제레이더로 자국 P-1 초계기를 겨냥했다며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군 안팎에서는 일본이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여론전을 벌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기류가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초계기는 비행과정에서 수신한 전파정보를 기록·분석·저장한다. 광개토대왕함이 ‘스티어’(STIR)-180 사격통제레이더를 방사(放射)했다면 P-1 초계기의 전자장비에는 이를 수신했다는 기록이 남는다. 수신 기록을 자위대가 사전에 수집한 전파정보와 비교하면 스티어 레이더 가동 여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우리 해군이 사용했다고 밝힌 MW-08 레이더와 스티어 레이더는 주파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은 우리측이 스티어 레이더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직후에도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본이 억지를 부린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한·일 모두 비행과정에서 수집한 전파는 다 저장한다. 언제 어디서 어떤 전파를 수집했다는 데이터도 확보한다. 일본이 우리 정부 설명을 거짓이라고 생각하면 데이터에 기반한 증거를 내놓으면 된다”고 말했다.
P-1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에 저공으로 근접비행한 것이 레이더 방사 못지않게 위협적인 행동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합참 작전2처장 안상민 해군 준장은 24일 브리핑에서 “군함 상공으로 초계기가 통과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일본 초계기의 특이한 행동에 대해 추적 레이더에 부착된 광학카메라로 감시했다. 전파 방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레이더 방사보다 더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군 소식통은 “우리측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일본이 레이더로 선수를 쳤을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P-1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에 근접하면서 전자정보 수집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있다. 동해 일대에서 활동하는 광개토대왕함은 독도방어훈련에 참가하는 함정이다. 독도를 자신들의 고유 영토라고 주장하는 일본 입장에서 광개토대왕함은 예의주시해야 할 함정 중 하나다. 외국 함정의 전자정보는 수집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P-1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 탑재 전자장비에 대한 정보수집을 시도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일본은 외무성 주최 자국 재외공관장 회의차 한국을 방문한 계기에 우리 정부에 요청해 한·일 국장급협의를 개최했다.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시아 국장과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국장급 협의를 열고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비롯한 한·일 관계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광개토대왕함 레이더 가동 건도 거론됐다.
한국 온 日 외무성 국장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24일 심각한 표정으로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수찬·김예진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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