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뱃속에 30cm 철사가.."빼 달라고 하지 그랬나"

남궁욱 2018. 12. 2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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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광주의 한 대학 병원에서 신장결석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가 뱃속에 30cm가 넘는 수술 기구를 무려 4년 동안이나 품고 살아왔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병원은 환자가 통증을 호소 하니까 그제서야 이 도구를 확인하고 부랴부랴 빼냈는데요.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환자에게 책임을 묻는 황당한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남궁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0월, 39살 박 모 씨의 배를 찍은 엑스레이 사진입니다.

30센티미터 길이의 수술용 도구가 몸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박씨는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서 지난 2015년 신장 결석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는데 그 수술과정에 사용된 도구가 최근까지도 제거되지 않은 겁니다.

박 씨는 배에 철사가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4년 가까이 살아온 셈입니다.

[박00씨/수술 피해자] "한두 달 정도 지나서 갑자기 소변을 보는 데 잔뇨감 따끔거림…"

병원을 찾아갔지만 담당의사는 전립선 염증이 있다며 염증약 처방만 되풀이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박 씨의 증세는 더욱 심해졌고, 급기야 일상생활이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휴직을 결심한 박씨가 병원을 다시 찾아 사진을 찍었는데 병원 측은 수술도구가 박씨 뱃속에 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발견했습니다.

3년 9개월 만에 뱃속에서 도구를 빼낸 박씨.

자신에게 사과를 해도 모자랄 병원 측이 도리어 환자에게 책임을 묻는 황당한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합니다.

[박00씨/수술 당사자] "의사가 잊어버리고 있었으면 환자가 그걸 빼달라고 해야지 왜 말을 안 했느냐고 (오히려 질책했습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자신들의 과실을 인정한다며 당사자에게 여러 차례 사과했고 적절한 보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경위에 대한 취재진의 인터뷰 요구는 거부했습니다.

병원 측의 명백한 의료과실로 삶이 망가졌다는 박씨는 대학병원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궁욱입니다.

남궁욱 기자 (wook@k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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