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한 달 통행료만 300만원, 말이 됩니까?"

글·사진 김정훈 기자 2018. 12. 2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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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소형차 1만원·대형차 2만5천원…유료도로 중 가장 비싸
ㆍ“1조원 투자로 40년간 통행료 10조 걷는 ‘나쁜 사업’ 표본”
ㆍ거제조선소 트럭 많이 오가…시민단체, 청와대 국민청원

지난 24일 경남 거제시 거가대교 거제요금소에서 진휘재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범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이 통행료 인하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남 거제시 시민단체들이 부산~경남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의 비싼 통행료에 반발하고 있다.

지난 24일 거가대교 경남 거제시 거제요금소. 요금소에는 진휘재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 위원장(56)이 통행료 인하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11t 트럭으로 대우·삼성 거제조선소의 기자재 운송업을 하는 진모씨(50)는 “하루 왕복 2차례 이 구간을 지나는데 통행료만 12만원이 든다. 쉬는 날을 감안하더라도 한 달 통행료만 300만원가량 지불한다”며 “통행료·기름값을 빼면 남는 게 사실상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모씨(47·창원)도 “비싼 거가대교를 이용하기보다는 거리가 멀더라도 통행 요금이 없는 고성·통영 국도로 둘러 간다”고 말했다. 국책사업으로 건설된 거가대교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를 연결하는 8.2㎞의 왕복 4차로로 해저터널과 대교 2개 등으로 구성돼 있다. 거가대교는 민자 9923억원과 국비 4474억원 등 총 1조4397억원을 들여 2010년 12월14일 개통했다.

다리개통으로 부산~거제 운행구간이 기존 140㎞에서 60㎞로 줄어 통행 시간이 승용차 기준으로 보면, 2시간10분에서 50분으로 1시간20분가량이 덜 소요된다. 하지만 거가대교의 비싼 통행료로 많은 운전자들이 이용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행료는 2011년 1월부터 징수했다. 요금은 운행 첫해부터 현재까지 8년 가까이 그대로다. 경차 5000원, 소형차 1만원, 중형차 1만5000원, 대형차 2만5000원, 특대형차 3만원이다. 차량 통행량은 지난해 한 해 920만대에서 올해 11월 말 기준 768만대로 줄었다. 승용차 기준으로 보면 거가대교 통행료는 ㎞당 1220원으로 전국 고속도로를 포함한 유료 도로 가운데 가장 비싸다. 시민단체들은 통행료가 승용차 1만원으로 이는 경부고속도로 ㎞당 단가와 비교해 25배이며, 3종 화물차는 2만5000원으로 경부고속도와 비교해 무려 60배에 이른다. 민자 고속도로 중 가장 비싸다는 인천대교 5500원과 비교해도 ㎞당 4.7배에 이른다.

거가대교 사업시행자인 GK해상도로(주)는 2050년까지 40년간 통행료를 받은 뒤 경남도와 부산에 넘겨준다. 거가대교 주무관청인 부산시와 경남도가 사업시행자와 맺은 계약 때문이다. 2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책위는 “공무원들의 무책임한 도덕적 해이의 전형을 보여주는 나쁜 사업의 표본이다”라고 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단기·장기·중기적인 용역을 거쳐 중앙 부처·사업시행자와 통행료 인하 방안에 대한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시행사인 GK해상도로는 “거가대교 주무관청은 부산시와 경남도이기 때문에 요금과 관련해서는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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