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전 UAE 원전사업 지연, 이대로 가면 '적자'

이주영 기자 2018. 12. 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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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1·4호 준공 연기, 2·3호기 ‘구멍’
ㆍ지체보상금·금융 비용 포함 땐
ㆍ1조 매출익, 사실상 마이너스로

한국전력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건설 중인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사업이 적자가 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극(구멍) 발생, 준공 연기 등으로 사업기간이 늘어나면서 비용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UAE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약 1조원의 매출이익을 거뒀지만, 사업 지연으로 하루 60만달러(약 6억7800만원)에 달하는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원전 수출의 경제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이유다.

25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한전의 ‘UAE 원전 건설사업 연도별 매출액 및 매출이익’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2009년 12월 바라카 원전 4기 건설 사업자로 선정된 후 2010년부터 올 9월까지 18조748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전이 공정률에 따라 UAE 원자력공사(ENEC)로부터 받은 금액이다. 이 기간 UAE 원전사업의 매출이익은 1조91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지체보상금 리스크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이기 때문에 내년 이후에도 매출이익이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 1호기 준공일은 당초 지난해 5월에서 올해 12월 말로 연기됐지만 UAE 측이 1호기 연료장전 일정을 2019년 말~2020년 초로 발표하면서 추가 연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한전 관계자는 “지체보상금 문제는 추후 준공날짜를 협의하면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출이익에 금융조달 비용이 얼마나 반영됐는지도 불투명하다. 이명박 정부는 계약 당시 ‘UAE가 사업비(186억달러)를 전부 부담한다’고 발표했지만, 한국이 100억달러를 수출입은행을 통해 UAE에 빌려준 뒤 28년에 걸쳐 회수하는 방식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바 있다. 원전 가동이 3년가량 지연되면서 금융비용 회수도 늦어지게 된 셈이다. 한전은 “ENEC와 경영상 비밀준수 협약을 체결해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2011년 100억달러 대출을 최초 승인했으나 실제 대출한 금액은 31억달러”라며 “이는 18년에 걸쳐 회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최근 증가한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바라카 원전 사업법인에 약 400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한전의 출자금액은 당초 9억달러(약 1조원)에서 12억8000만달러(1조4000억원)로 늘어났다. 바라카 2·3호기에서는 콘크리트 공극이 발견돼 보수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4호기 준공시기도 당초 2020년에서 2025년으로 늦춰졌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사업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 금융조달에 따른 이자비용 등을 감안하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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