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애플, 페이스북, 구글 성공 공통점은?

조중혁 IT칼럼니스트 2018. 12. 2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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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혁 칼럼]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지디넷코리아=조중혁 IT칼럼니스트)2018년이 끝나가고 이제 곧 2019년이다. 대부분의 전문가와 기관들은 내년 경제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암울한 전망이지만 어두움속에서 밝은 빛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1위 혁신 기업은 대부분 자본주의가 망할 것 같은 경제 위기속에서 탄생했다. 소비자들이 관성적으로 사용하던 제품을 다시 생각하게 되어 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혁신 사업을 적극 지원하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페이스북 그리고 네이버, 카카오톡이 모두 이렇게 탄생했다.

1973년 중동전쟁 발발 이후 페르시아 만의 6개 산유국들이 가격인상과 감산에 돌입해 배럴당 2.9달러였던 두바이유가 4달러가 넘는 ‘오일쇼크’로 전 세계가 경제 위기에 빠졌다. 오일쇼크가 터져 물가가 폭발적으로 오르자, 물가를 내리기 위해서 17%라는 초고금리 정책을 시행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17%라는 금리를 감당할 수 없자 미국의 제조업이 붕괴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뉴트 깅리치(Newt Gingrich)를 필두로 한 정치인들이 IT와 이를 지원하는 정책이 미국에 큰 이익을 줄 수 있다는 논리를 대중적으로 전달하기 시작했다. 미국 국민 역시 공감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로 기회를 잡은 사람은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였다. 세상이 언제 망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으로 대부분의 회사들이 투자를 줄이고 몸을 움츠리고 있을 때 이들은 기존 패러다임과 다른 도전을 했다.

구글 본사. (사진=씨넷)

MS와 애플이 PC용 제품을 개발할 시점에 컴퓨터 전문가 사이에서도 PC에 대해 매우 비관적으로 바라보았다. PC를 새로운 기술을 좋아하는 남자들의 장난감 정도로 취급했다. PC를 장난감 수준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최고의 컴퓨터 회사인 IBM은 기업, 군대, 정부에서 사용하는 대형 컴퓨터 사업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PC 시장은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IBM을 포함해 많은 전문가들은 PC의 조잡성과 비실용성을 비판했다. 하지만 빌 게이츠와 잡스는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오히려 희망을 보고 빌게이츠는 그가 다니던 하버드 대학을 중퇴하고 PC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대형 회사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며 정부의 기술 우대 정책으로 인해 그는 비교적 쉽게 IBM 하청 업체에서 최고의 IT기업의 CEO로 성장할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같이 PC 기반의 회사들이 70년대 경제 위기에 탄생을 했다면 인터넷 세상을 이끌고 있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 기업인 구글, 페이스북은 오일 쇼크 이후 가장 경제가 안 좋아졌던 2000년 전후 탄생했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 기업들은 투자자금을 모두 소진했으나 마땅히 돈 벌 방법을 찾지 못하자 하나 둘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결국 인터넷 산업 자체가 붕괴되며 자본주의의 위기를 이야기하기에 이르렀다. 소위 말하는 닷컴 버블이 터진 시기였다. 자본주의의 위기는 하나의 파도로 끝나지 않았다. 911테러, 아프간/이라크 전쟁,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한 가지만으로도 감당하기 힘든 위기가 파도 물결처럼 연달아 몰려왔다. 30년만에 최고의 위기였다.

구글은 이런 경제 위기를 겪고 있던 1998년에 탄생했다. 특히 구글은 알타비스타, 익사이트, 라이코스 등 당시 검색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회사들이 수익 모델 부재로 사라져가는 환경 속에서 창업을 하였다. 최악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 ‘최악의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구글은 페이지랭크라는 기술과 검색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금기시되었던 검색 광고 모델, 즉 검색 결과 상단에 광고를 노출하는 모델을 파격적으로 도입해 최고의 검색 사이트로 도약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 역시 세계 경제 위기와 웹(WEB) 2.0 거품론 속에서 탄생한 업체다. 웹 2.0이란 용어를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지만 당시에만 해도 IT 업계를 구원할 만능 열쇠처럼 모두에게 언급되던 말이었다. 웹 2.0은 여러 의미로 사용됐지만 참여?공유의 철학이 담긴 사이트를 흔히 웹 2.0 모델이라고 하였고 그 중심에는 페이스북 같은 사이트가 있었다.

하지만, 참여와 공유로 사람을 많이 모을 수 있겠지만 당시 돈을 벌 수 없는 사이트라는 인식이 점차 강해지고 있었다. 당시 웹 2.0 기업들의 유일한 수익모델은 투자 받은 자금이 떨어지기 전에 대형 업체에 인수되는 것뿐이었다.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없는 업체라는 인식마저 생겼다. 페이스북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기 시작한 2004년은 웹 2.0 거품이 붕괴되기 시작해 인터넷 업체들이 줄줄이 사라지던 때로 창업조차 쉽지 않았던 시절이다. 페이스북은 이때 시작했다

외국만의 이야기일까? 우리나라의 성공 스토리 역시 위에서 설명한 성공 스토리처럼 위기에서 탄생했다.

우리나라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인 네이버. 네이버의 시작은 경제주권을 잃어 버린 IMF 외환위기부터였다. 대마불사로 절대 망하지 않을 거 같은 대기업들이 일주일에 몇 개씩 무너지고 있었고, 거리로 쫓겨난 중년 가장의 자살 이야기를 신문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네이버는 대한민국이 IMF 구제금융을 받던 1999년에 창업했다. 90년대 후반만 해도 한글로 쓰인, 다시 말해 우리나라 사람이 만든 인터넷 사이트는 거의 없었다. 국내 인터넷 사용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검색을 위해서는 야후와 알타비스타를 주로 사용했다. 한글 정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해외 사이트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국내 인터넷 검색 사이트는 성공이 어렵다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네이버는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가며 검색 서비스를 발전시키며 성공 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네이버와 함께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카카오. 본격 서비스가 시작된 2010년은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으로 전쟁의 위험성이 그 어떤 시기보다 커졌던 시기였다.

2019년 어두움속에서 밝은 빛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조중혁 IT칼럼니스트(doimoi@outl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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