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잡겠다"며 국제기구 탈퇴한 일본..최대 수혜자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담화에서 "일본은 오랜 기간 고래를 통해 삶과 문화를 발달시켰다"며 "정부는 IWC 내에 고래에 대한 다른 의견이 공존할 가능성조차 없다고 판단해 탈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IWC 규정에 따라 일본이 다음 달 1일까지 탈퇴 의사를 통보하면 내년 6월 30일에 발효된다. 이후 일본은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상업을 목적으로 고래를 잡을 수 있다.
1946년 고래 보호를 위해 설립된 IWC는 1986년부터 판매 목적의 상업 포경을 금지하고 있다. IWC 회원국인 일본도 매년 남극해에서 300마리 정도의 연구를 위한 포경만 허용해왔다.
그러면서도 일본 정부는 IWC에 상업 포경 재개를 지속해서 요구해왔다. 특히 지난 9월에는 IWC가 고래 개체 수 조절 단체에서 전면 보존 단체로 정체성이 바뀌었다면서 안건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호주 등의 반대로 안건이 부결되며 국제포경위원회의 방침에 변화가 없자 일본은 결국 국제포경위원회 탈퇴를 결정했다.
이번 IWC 탈퇴 결정에는 홋카이도, 아오모리, 미야기현 등 지역구 여당 의원들의 목소리가 컸다. 해당 지역은 과거 상업포경을 활발히 해 오던 곳으로 이들 지역구 의원들은 과거부터 상업포경 재개를 압박해왔다. 아울러 아베 신조 총리와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의 지역구인 야마구치현과 와카야마현 역시 과거 상업 포경의 주요 기지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아베 총리와 니카이 자민당 간사장이 IWC 탈퇴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의 고래 소비량은 1960년대 연간 23만t이 넘었다. 이후 상업 포경 금지로 소비자 줄었지만, 여전히 연간 5000t가량 유통된다. 이 때문에 일본은 IWC 회원국 당시에도 연구 목적이라는 이유로 고래를 잡은 뒤 식용으로 판매해 논란이 일었다. 올해도 연구 목적이라며 남극해에서 밍크고래를 333마리 잡아 올려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았다.
일본 내에서도 이번 IWC 탈퇴는 논란이 됐다. 찬성 측은 전통 음식문화를 되살릴 수 있다며 일본 정부의 결정에 박수를 보내지만, 반대 측은 국제기구 탈퇴가 더 고립을 자초해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인다. 특히 국제사회의 30년 노력으로 고래 개체수가 회복됐는데, 일본은 이를 자국을 위해서만 활용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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