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베트남전때 트럼프 징병 면제는 가짜 진단서 때문"

강영진 2018. 12. 2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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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꿈치 뼈 증식증 진단서 써준 의사 딸들 증언 폭로
면제 사유 없는데 "도와주기 위해 써준 것으로 안다"
【바그다드(이라크)=AP/뉴시스】26일(현지시간)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를 깜짝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알아사드 공군기지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의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이라크에서 철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애초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휴일을 보내려던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워싱턴에 남아 있다가 취임 후 처음으로 전장에서 가까운 군부대를 방문했다. 2018.12.27.

【서울=뉴시스】강영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968년 베트남 전쟁 당시 징병을 피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버지가 소유한 건물에서 세들어 병원을 운영하던 한 족부 전문의사가 내준 진단서 때문에 가능했으며 진단서가 가짜일 가능성이 크다고 미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 보도했다.

NYT는 진단서를 써준 의사 래리 브라운스타인(2007년 작고)의 딸들이 당시 트럼프는 징병 면제사유가 없었는데 건물주인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에 대한 호의로 아버지가 진단서를 써줬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브라운스타인 박사는 수십년 동안 트럼프 가문 소유인 뉴욕 퀸스 자메이타의 에저튼 아파트 1층에서 개업했으며 트럼프 가문은 이 건물을 2004년 처분했다.

브라운스타인 박사의 큰 딸 엘리사 브라운스타인(56)은 "아버지가 프레드 트럼프와 잘 통했다. 건물에 문제가 있으면 직접 전화를 걸었고 트럼프는 즉시 해결해줬다. 아버지는 그렇게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엘리사는 아버지가 종종 트럼프의 아들을 어떻게 도왔는지에 대해 자주 말했다면서 "도움을 주기 위해 진단서를 써줬다는 것을 안다"고 밝혔다.

브라운스타인 박사의 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징병 면제에서 아버지가 했던 역할이 오래도록 친척들과 친구들 사이에 화제였다고 말했다.

엘리사 브라운스타인은 자신의 아버지가 처음에는 뉴욕 부동산업계에서 "유명한 친구"를 도운 것을 자랑했지만 2차대전에 해군으로 참전했고 민주당원이던 아버지가 선정적인 가십에 자주 오르고 TV 리얼리티 프로그램 스타가 된 도널드 트럼프를 싫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증언을 토대로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징병 면제를 받은 근거인 진단서는 트럼프 대통령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가 소유한 건물에 세든 족부 전문의사가 아버지에 대한 호의로 써준 것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NYT는 이들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문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프레드 트럼프 소유 아파트 두 곳에 살았던 또다른 족부 전문의사 매니 와인스타인도 진단서 발급에 관여한 것으로 브라운스타인의 딸들이 밝힌 것으로 전했다. 와인스타인 박사는 당시 징병검사를 담당한 의사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타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 의사가 자신의 뒤꿈치뼈에 돌출이 있음을 밝히는 "매우 분명한 편지"를 써줬으며 이를 징병사무소에 제출했다고 밝혔었다. 그는 "너무 오래전 일"이이어서 의사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아직도 징병면제와 관련된 서류들을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아버지와 의사 사이의 관계를 밝히지 않았다.

타임스지가 지난 10월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아버지는 몇년 동안 아들에게 도움을 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반대로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버지로부터 세살 때 20만달러짜리 부동산을 물려받는 등 현재가 기준 최소 4억1300만달러(약 4642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물려받았다.

1960년대에는 부유하거나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징병을 회피하는 방법들이 널리 활용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도운 사람은 없다고 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작가 마이클 단토니오와 2014년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당시 아무런 힘이 없었다. 아버지는 브루클린의 부동산업자였다. 당시는 지금과 달랐다"라고 밝혔었다.

NYT는 그러나 운동을 즐기는 건장한 22세 청년이 징병되기 직전에 갑작스럽게 뒤꿈치뼈가 돌출됐다고 진단받을 가능성이 없다는 비판이 최근 몇년 사이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프로야구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스카웃된 적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WP는 보도했다.

트럼프가 진단을 받을 당시 미국은 1968년 한해 30만명을 입대시켰으며 이듬해 추첨으로 바뀌기 전까지 지역 징병 위원회는 할당을 채우기 위해 장애인 등을 제외한 남성들을 징용했다.

트럼프는 1966년 적격판정을 받고 신체검사를 받은 것으로 입대선발기록에 나와 있다. 신체검사에 따라 의학적 면제 사유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학업을 이유로 징병이 유예됐다. 1968년 다시 징병 대상으로 판정을 받았을 당시 트럼프는 학업을 이유로 한 네 번의 징병유예 기회가 모두 소진된 시점이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다시 의학적 이유로 징병을 면제받았다.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추첨운이 좋아서 징병을 면제받았다고 종종 밝혀왔으나 실제 징병을 면제받은 것은 추첨제도가 도입되기 한해 전인 1968년이었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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