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법 앞당긴 어머니 "아들에게 고개 들 면목 생겨 고맙다"

2018. 12. 27.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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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우리 아들은 (이 법안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지만, 아들에게 고개를 들 면목이 생겨서 정말 고맙습니다."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7일,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눈물 젖은 얼굴에 비로소 옅은 미소를 띄웠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노동자로 일하던 아들을 잃고, 김씨는 '두번 다시 우리 아들의 죽음 같은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산안법 개정안 처리를 애타게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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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용균씨 母 김미숙씨, 국회 내내 지키며 법 통과 기다려
한정애 의원과 포옹 눈물범벅.."용균이한테 법통과 말하겠다"
'김용균 법' 통과 지켜보는 유족들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왼쪽에서 두번째) 등 유족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에서 '김용균 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가결되는 모습을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지켜보고 있다. 2018.12.27 mtkht@yna.co.kr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비록 우리 아들은 (이 법안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지만, 아들에게 고개를 들 면목이 생겨서 정말 고맙습니다."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7일,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눈물 젖은 얼굴에 비로소 옅은 미소를 띄웠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노동자로 일하던 아들을 잃고, 김씨는 '두번 다시 우리 아들의 죽음 같은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산안법 개정안 처리를 애타게 기다렸다.

여야가 개정안 내용과 처리 여부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던 3일 내내 김씨는 국회를 찾아 의원들을 붙잡고 '꼭 처리해달라'고 호소했다. 개정안 처리 여부가 안갯속을 헤매는 동안 김씨의 눈에는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그는 "며칠동안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되겠다'고 해 기대를 했다가도 다시 판이 뒤집어지고… 이런 걸 난생 처음 느꼈다"고 했다.

이날 여야 3당 교섭단체 정책위의장과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들이 진통 끝에 개정안 내용에 합의한 순간에도 김씨는 국회 환노위 회의장 앞 복도를 지켰다.

합의 소식을 들은 김씨는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자유한국당 간사 임이자 의원의 손을 잡고 "고맙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어진 본회의에서도 김씨는 방청석에 앉아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법안 처리 상황을 지켜봤다. 문희상 의장이 '가결'을 선언하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연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고 김용균씨 어머니 면담하는 이해찬 대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가 끝난 후 당 대표실에서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를 만나 위로하고 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김용군법' 이 통과됐다. 2018.12.27 toadboy@yna.co.kr

김씨는 본회의가 끝난 뒤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를 찾아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이 대표와 포옹한 뒤 "너무 행복하다. 엄마로서 뭘 더할 수 있을지… 조그만 힘이라도 제가 도움이 된다면 하겠다. 그게 우리 아들이 바라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님들이 안 계셨으면 이렇게 못했을 것"이라며 "마음이 많이 전해졌다. 잊을 수가 없다"고도 했다.

그는 "말로만, 법으로만 정해졌다고 해서 실행이 안 되면 안 된다. 실행이 되는 게 중요하다"며 "그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호해줬으면 좋겠다"고 거듭 부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어머니께서 오셔서 호소하고 마지막까지 지켜보셨기에 이 법이 처리된 것"이라며 "법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감독하는 일이 중요한데 같이 일했던 의원님들이 잘 지켜지도록 감독하고 개선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또 "1970년 전태일 열사가 분신하고 나서 우리나라 노동자의 근로조건이 많이 알려지면서 노동자를 존중해야 한다는 가치관이 생겼다"며 "김용균씨의 희생이 많은 산업현장에서 노동자를 보호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어머니 마음도 안 좋으셨을 텐데,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고 계셔서 최선을 다해 이번에 통과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아드님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씨는 이날 국회를 떠나기 전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을 오래도록 껴안은 뒤 "그동안 목이 쉴까 봐 소리 내 울지도 못했다. 이제 용균이한테 가서, 빈소 앞에 가서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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