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명이 죽어도..대한민국 화재 참사는 바뀌지 않는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7일 오후 불에 타 그을린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앞에서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49재가 진행됐다.
하지만 1년 뒤 발생한 국일고시원 화재는 우리의 안전불감증이 전혀 바뀌지 않았음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화재 6개월 전 종로소방서가 국일고시원 시설을 점검했지만 제조된 지 10년이 넘은 소화기를 그대로 방치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7일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희생자 49재
제천 화재 유가족도 참석…"달라진 게 없다"
말로만 재발방지 대책, 법규정·안전점검 미비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27일 오후 불에 타 그을린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앞에서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49재가 진행됐다. 이 자리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유가족 대표 민동일씨도 함께했다. 민씨는 "1년 전과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12월 21일 발생한 제천 화재로 29명이 죽고 40명이 부상당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앞다퉈 참사 원인을 지적하며 각종 대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1년 뒤 발생한 국일고시원 화재는 우리의 안전불감증이 전혀 바뀌지 않았음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의 경우 스프링클러가 고장 나 작동하지 않았고 각종 소방시설도 미비했던 게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국일고시원 화재 역시 마찬가지다. 생존자에 따르면 화재 전 알 수 없는 이유로 몇 번씩 작동했던 비상벨은 정작 화재가 발생했을 때 울리지 않았다. 또 초기 진압의 성패를 가르는 소화기는 2006년 제작돼 노후된 것들뿐이었다. 지난해 1월 개정된 소방시설법 시행령에 따르면 제조연월을 기준으로 10년 이상 된 분말형태 소화기는 교체해야 한다.
제천 화재 이후 정부가 약속한 '철저한 소방시설 점검'도 지켜지지 않았다. 화재 6개월 전 종로소방서가 국일고시원 시설을 점검했지만 제조된 지 10년이 넘은 소화기를 그대로 방치했다. 그저 교체 권고만 했을 뿐이다. 비상벨 등 다른 안전 문제는 찾아내지도 못했다.
또 참사 이후 명확한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관심 속에서 멀어져 갔다. 제천 화재 당시 제천소방서가 갖고 있던 굴절차는 단 1대뿐이었다. 그마저도 고장이 잦아 사고 현장에서 말썽을 일으켰고, 구조 작업 지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 됐다. 이에 유족은 소방당국에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국일고시원 화재 때도 소방 장비가 말썽을 일으켰다. 생존자에 따르면 화재 당시 구형 사다리가 펴지지 않아 말썽을 일으켰고, 3층에 사다리가 닿기까지 20여분이 걸렸다. 또 소화전에 호스를 바로 연결하지 못해 화재 진화가 이뤄지기까지 20여분이 소요됐다고 한다.
이날 49재를 마련한 2018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의 이동현 활동가는 "여야 대표, 서울시장도 방문해 각종 지원책을 쏟아냈지만 여전히 재발방지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제2, 제3의 화재 참사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6살부터 성적 흥분상태" 20대 여성이 앓은 희소병의 정체는? - 아시아경제
- 친구 때린 아들 '운동장 뺑뺑이' 시킨 아버지…훈육 vs 학대 '설전' - 아시아경제
- 사람없다고 남녀 3명이 영화관서 다리를 쭉 '민폐 논란' - 아시아경제
- 대법, “나무가 태양광 패널 가려” 이웃집 노인 살해 40대 징역 23년 확정 - 아시아경제
- 아이유·임영웅 손잡고 '훨훨'…뉴진스 악재에 '떨떠름'[1mm금융톡] - 아시아경제
- 30대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 만취 상태 음주운전…"대리기사 부르려고" - 아시아경제
- 김포시청 공무원 또 숨져…경찰 사망경위 조사 - 아시아경제
- 민희진 "주술로 BTS 군대 보낸다?…그럼 전 국민이 할 것" - 아시아경제
- 손흥민 父 손웅정 "아들에 용돈 받는다?…자식 돈에 왜 숟가락 얹나" - 아시아경제
- 소녀시대 효연, 에이핑크 윤보미 등 발리서 '무허가 촬영'에 현지 억류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