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계기 논란' 동영상 공개..한국 "증거 안돼..깊은 유감"

정희완 기자 2018. 12. 28.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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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일본 방위성은 지난 20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과 일본 P-1 초계기의 레이더 겨냥 논란과 관련해 P-1 초계기가 촬영한 동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28일 공개했다. 일본 방위성 유튜브 갈무리

일본 군 당국이 한국 해군 함정이 일본 해상초계기에 사격통제 레이더(STIR)를 비췄다고 주장하며 당시 상황을 촬영한 동영상을 28일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초계기 조종사가 “화기관제(사격통제) 레이더를 방사하고 있다”는 대화 내용이 나온다. 이에 한국 국방부는 동영상 공개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일본 방위성은 이날 홈페이지와 유뷰브에 지난 20일 초계기 논란이 발생했을 때 초계기에서 촬영한 13분7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앞서 일본 측이 한국 군 당국에 보낸 것이기도 하다.

영상을 보면 일본 초계기는 지난 20일 한국 해군의 광개토대왕함과 해경 함정이 동해상에 표류한 북한 어선의 구조 작업을 하는 상공을 비행했다. 초계기 조종사는 비행 중 “화기관제 레이더를 방사하고 있다. 레이더 탐지”라고 말한다. 일본은 오후 3시4분부터 3분 동안, 3시8분부터 2분 동안 두차례 걸쳐 레이더를 조준받았다고 주장한다.

이에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입장 발표를 통해 “한·일이 오해를 불식시키고 국방분야 협력관계 발전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실무 화상회의를 개최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일본 측이 영상자료를 공개한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전날 한·일 군 당국은 실무자급 화상회의를 개최하면서 초계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최 대변인은 해군이 일본 초계기에 사격통제 레이더를 방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일본 측이 공개한 영상자료는 단순히 일본 초계기가 해상에서 선회하는 장면과 조종사의 대화 장면만이 담긴 것으로 추적레이더(STIR)를 조준했다는 일본 측의 주장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 일본이 공개한 영상에는 레이더 종류를 파악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은 언급되지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당시 해경의 함정도 레이더를 가동하고 있었다”라며 “주파수의 특성이 나와야 이번에 조준된 레이더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는데 일본이 이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라고 했다. 당시 해군은 기상상황이 나빠 정밀도가 높은 대함 사격통제 레이더(MW08)만 가동했다.

외려 일본 초계기가 북한 어선을 구조하는 인도주의적 활동을 펼치고 있던 광개토대왕함 등의 위를 저공으로 비행한 사실이 영상에 담겼다. 합참은 초계기가 구축함에서 500m 떨어진 곳에서 150m 높이로 비행을 했다고 전했다. 일본 초계기의 조종사가 한국 해군과 통신을 시도하면서 “일본 해군”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눈길을 끈다. 군 관계자는 “해군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도 다른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자위대를 정규군으로 바꾸려는 일본의 의도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국방부는 “우리 측은 일본 측의 이같은 유감스런 행태에도 한·일 국방협력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향후 논란 해소를 위해 일본과 실무 협의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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