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먹고 크는 '갈등 공화국'..죄의식도 사라져간다 [특집기획]

김용출 2018. 12. 2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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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71% "사회 혐오현상 더 심해졌다"/ 세계일보·공공의창 공동 여론조사


특정 종교나 성, 민족, 지역, 국가, 성향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폄하하는 ‘혐오표현(Hate Speech)’이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있다.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은 사회적 혐오가 과거보다 더 심해졌다고 인식하고, 10명 가운데 9명은 온라인 혐오현상이 결국에는 현실의 혐오와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28일 나타났다. 이들은 우리 사회 혐오현상 가운데 ‘남녀갈등’을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나이가 젊을수록 남녀갈등에서 비롯한 혐오를 더 우려했다.

세계일보가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과 함께 여론조사업체 ‘세종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지난 19일 진행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신뢰수준 95%, 오차범위 ±3.08%P)에 따르면 사회적 혐오현상이 과거보다 심해졌는지를 묻는 물음에 응답자의 70.8%는 ‘더 심해졌다’고 밝혔다. ‘더 심해지지 않았다’는 응답은 18.1%에 그쳤다.

온라인상 혐오가 현실에서 문제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이어질 수 있다’는 응답이 88.6%나 됐다. ‘현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응답은 소수(4.8%)에 그쳤다. 특히 혐오현상 가운데 가장 심각한 분야는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남녀갈등’을 꼽은 응답자가 32.2%로 가장 높았다. ‘세대 간 문제’(25.8%), ‘성소수자 문제’(12.9%), ‘이주노동자 문제’(7.9%), ‘난민 문제’(6.5%)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20대(19∼29세)의 62.9%와 30대의 52.9%가 ‘남녀갈등’을 꼽는 등 나이가 젊을수록 남녀갈등을 심각하게 바라봤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이날 “온라인 혐오가 현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90% 가까이 나오는 등 많은 사람이 혐오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혐오를 우려하면서 혐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추세”라면서 “지속가능한 공동체 추구 등 사회 전체가 살기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일시적 규제가 아닌 사회적 해법을 주문했다.

국민 10명 중 6명 “혐오 발언·행동에서 안전하지 못해”

올 한 해 ‘혐오’가 우리 사회를 ‘갈등 공화국’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대 누드모델 몰래카메라 사건, 이수역 폭행 사건 등을 둘러싼 남녀 간의 성 대결과 퀴어 축제 찬반 갈등, 다문화 가정을 향한 차별적인 시선 등 성별, 성적 취향, 인종, 종교 등 자신과 다름을 바탕으로 한 혐오는 사회갈등과 증오 범죄를 키우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국민 60% 이상 “혐오 발언·행동에서 안전하지 못해”

대한민국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혐오 발언·행동에서 안전하지 못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일보가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과 함께 여론조사업체 세종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지난 19일 진행한 ‘혐오현상 국민의식조사’ 결과(신뢰수준 95%, 최대허용오차 ±3.08%P)에 따르면 ‘주변에서 혐오적인 발언이나 행동에서 안전하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1.2%는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에 반해 ‘안전하다’는 응답은 26.7%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2.1%였다.

일간베스트저장소, 워마드 등 극단적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탄생한 혐오 표현들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확산해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직업별로 살펴보면 서비스영업직(69.9%)이 스스로 혐오 상황에서 가장 안전하지 않다고 보고 있었는데, 이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벌어질지 모를 고객들의 ‘갑질’에 노출된 서비스 노동자들의 불안감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 70% “우리 사회 혐오 과거보다 심해져”

더구나 국민 대다수는 우리 사회에 혐오 문제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회적 혐오가 과거에 비해 심해졌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70.8%는 ‘더 심해졌다’고 대답했다. 반면 ‘더 심해지지 않았다’는 응답은 18.2%, ‘잘 모르겠다’는 응답자는 11.0%였다.

연령대별로 혐오현상이 과거보다 심해졌다고 보는 응답자는 30대가 76.2%로 가장 많았고, 19~29세가 74.3%, 40대가 73.6%로 그 뒤를 이었다.

실제로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혐오 표현으로 인한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혐오 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혐오 피해 경험비율은 성 소수자가 94.6%로 가장 높았고, 여성(83.7%) 장애인(79.5%) 이주민(42.1%) 순이었다.

-국민 10명 중 6명, “혐오 표현 사용한 적 없어”

다만 많은 사람들은 과거보다 혐오가 심해진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도 ‘직접 혐오 표현을 사용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0.8%가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9.2%만이 ‘있다’고 답했다. 여성(34.2%)보다는 남성(44.2%)이 혐오 표현을 더 많이 사용했고, 학생의 절반 이상(54.1%)이 혐오 표현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권주한 세종리서치 대표는 28일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민 60% 이상이 혐오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응답과 관련해 “20대와 50대 이상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20대 여성의 경우 남녀 문제에서 자신이 피해를 많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50대 이상의 경우는 세대 간의 갈등에서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본인이 혐오 표현을 사용한 경험에 대해선 비교적 낮은 응답률이 나온 것에 대해선 “일차적으로는 자기들이 혐오 표현을 하는 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의식이 있을 수 있다”며 “또 실제로 혐오 표현을 쓰는 부류가 어느 정도에 국한돼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2030 ‘남녀갈등’ 50대이상 ‘세대갈등’ 꼽아

올해 남녀 이슈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국민들은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혐오현상으로 남녀갈등을 꼽고 있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남녀갈등이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혐오표현에 대해 상대가 기분 나쁘다면 어떤 표현이든 혐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28일 ‘혐오현상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3명(32.2%)은 ‘남녀갈등’을 우리 사회 가장 심각한 혐오현상으로 꼽았다. 혜화역 시위, 이수역 폭행사건, 미투 운동 등 남녀 이슈가 올 한 해 많이 다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뒤이어 ‘세대 간 문제(25.8%)’, ‘성소수자 갈등( 12.9%)’, ‘이주노동자 문제(7.9%)’, ‘난민문제(6.5%) 등 순으로 혐오가 심각하다는 답변이 나왔다.

특히 젊은 층은 남녀갈등을 심각하게 보고 있었다. 19~29세 중 62.9%가 남녀갈등에 따른 혐오문제가 심각하다고 봤고 30대(52.9%)도 절반 넘게 심각성에 공감했다. 반면 고령층으로 갈수록 ‘세대 간 문제’에서 발생하는 혐오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50대 37.1%, 60대 31.7%가 세대 간 혐오가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혐오표현은 무엇일까. 조사 결과 28.7%는 상대가 기분 나빠하는 표현이면 어떤 표현이든 ‘혐오표현’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혐오의 기준을 상대의 감정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공개장소에서 갈등을 선동하는 발언(20.9%), 인권침해 발언(19.2%), 차별적 발언(14.4%) 등이 우리 사회의 혐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봤다.

혐오표현에 대한 생각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TK(대구경북) 지역에선 ‘선동 발언’이 혐오표현 중 가장 심각하다는 응답(34.7%)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았던 반면 같은 질문에서 호남 지역은 16%에 불과했다. TK에서 유독 집단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표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교양학부)는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정치적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현 진보정권에서 논의되는 양극화 해소 등 개혁의제에 대한 TK의 거부감이 선동 발언이란 형태로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치권, 정쟁 수단 이용 … 극단적 논리로 혐오 부추겨”

“차별과 혐오가 우리 사회를 갈라놓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열린 제70주년 세계인권의날 기념식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혐오로 한국 사회 곳곳이 멍드는 가운데 국민은 혐오현상의 가장 큰 원인제공자로 정치권을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혐오현상의 저변에는 대상을 향한 증오의 감정보단 이해득실을 따진 목적성이 널리 깔렸고, 온라인상에서의 혐오가 현실에서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국민적 인식 또한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혐오현상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혐오의 가장 큰 원인제공자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가 정치권(27.2%)을 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인 모독, 도촬 등 숱한 물의를 일으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워마드 등 극단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23.5%)보다 정치권에 더 큰 책임을 물은 것이다. 가짜뉴스 논란이 불거진 언론(21%), 유튜브(15.3%) 등이 그 뒤를 이어 한국 사회의 혐오를 부추기는 데 일조한 것으로 지목됐다.

정치권을 ‘혐오 생산지’로 지목하는 경향은 응답자의 나이가 많고 사회적 약자에 해당할수록 짙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19∼29세 응답자(18.8%)를 제외할 경우 정치권을 택한 응답자의 비율은 30대 11.6%, 40대 22.5%, 50대 33.2%, 60세 이상 41.4% 등 세대에 따라 순차적으로 높아졌다. 직업별로는 사무관리직(17.1%)보다 상대적 취약 계층인 생산기술직(34.3%), 자영업자(30.5%), 주부(34%) 등에서 두 배가량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정치논리로 사회적 빈틈을 파고들어 혐오를 조장하는 정치꾼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조사 결과와 관련해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정치를 지목하는 경향이 일부 반영됐을 것”이라면서도 “지금과 같이 급격한 사회 변화로 정의(正義)의 개념이 달라질 때 정치권의 ‘혐오의 파시즘’이 득세할 환경이 조성된다”고 말했다.

응답자의 39.6%는 사람들이 혐오를 일삼는 가장 큰 이유로 ‘자신의 안녕과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정말 싫어해서’(13.3%), ‘대상을 정확히 몰라 두려워서’(11.8%), ‘사회적 통용’(11.3%), ‘재미’(9.6%) 등의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특정 이해관계에 따라 혐오가 조장되고 있다는 이 같은 인식은 앞서 다수의 응답자가 정치권, 언론 등을 혐오 원인제공자로 지목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장 교수는 에드워드 글레이저 미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가 주장한 혐오의 공급과 수용 모델(혐오의 정치경제학, 2002년 전미경제연구소 연구논문 9171)을 설명하며 “정치꾼이 상대정파를 공격하는 가장 흔한 방법은 정책으로 혜택을 보는 소수집단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혐오를 목적 달성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정치권, 이를 비판 없이 보도한 언론의 행태에 다수의 응답자가 실망감을 표시한 셈이다.

인터넷 커뮤니티가 정치권에 이은 두 번째 혐오 원인제공자로 지목된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자신들의 이슈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자극적인 혐오 표현으로 부정적 관심을 끌어내는 극단 성향의 커뮤니티 일베의 게시물, 워마드의 ‘미러링 전략’ 등은 혐오를 수단화한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국민 절반 이상 “법으로 관리 필요”

올해는 ‘세대 간 갈등’, ‘젠더 갈등’, ‘난민문제’ 등 각종 혐오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대한민국을 강타한 한 해였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부도 다양한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곤 있지만, 국민 다수는 정부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혐오를 막기 위해 ‘차별금지법’의 제정 등 법제화의 필요성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혐오현상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1014명의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인 561명의 응답자가 혐오를 차별금지법 등 법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차별금지법 등 법을 통한 혐오 관리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31.7%에 불과했다.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성적지향성, 인종, 피부색 등을 이유로 고용, 교육기관의 교육 및 직업훈련 등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차별금지법’은 2007년, 2010년, 2012년 등 3차례에 걸쳐 입법을 시도했지만, ‘개인의 자유로운 사상과 표현을 억압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따라 입법이 무산된 바 있다. 반대하는 쪽은 차별금지법이 공권력 낭비, 고소고발 남용 및 악용 등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는 2020년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최근 성차별시정팀을 새로 꾸린 데 이어 혐오·차별·배제 전담 부서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 전담부서를 통해 혐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차별금지법의 제정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국민 10명 중 7명(72.4%)은 ‘정부가 혐오로 인한 사회갈등에 잘 대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잘못 대처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 대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4.1%에 불과했다. 미투운동과 혜화역 시위 등 사회적 갈등에서 정부가 눈에 띄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고, 일부 해결 과정에서 역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혐오사건을 다루는 언론의 책임에 대해서도 질책하는 응답자가 10명 중 7명이나 됐다. ‘언론이 혐오사건을 적절하게 잘 다루고 있느냐’는 설문조사에서 ‘공감한다’는 표현이 19.2%인 데 반해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0.1%에 달했다.

◆“규제만 해선 부작용만…사회적 해법 모색 시급”

전문가는 혐오현상이 앞으로 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정치권·언론 등의 책임 있고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유승찬(사진) 스토리닷 대표는 28일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혐오현상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대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소수자-약자에 대한 차별로 나타난다.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차별하면서 위안을 삼으려는 게 혐오의 대체적인 양상”이라며 “조사 결과를 보면 혐오가 현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90%에 가깝게 나타났다. 우리 사회가 혐오에 불안함을 느끼면서도 혐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남녀 갈등이나 세대 간 증오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대표는 이어 “혐오를 일반적인 규제로 접근하면 일시적인 효과와 부작용만 나타날 뿐이다. 혐오의 근원은 불평등에 있다”며 “다수의 삶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혐오가 늘어나는 것이다. 사회 전체가 살기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쉽게 해결되지 않을 문제”라고 풀이했다.

그는 그러면서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미래 세대에게 갈등 해소와 관련된 교육을 강화하는 등 다각도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특히 정치권이나 언론 등 사회적 공론화를 맡은 책임 있는 집단들이 먼저 자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조사는…휴대전화 무작위 추출 성인남녀 1014명 응답

‘혐오의 파시즘 국민의식조사’는 지난 19일 휴대전화 100% RDD방식(무작위 추출)으로 진행됐고,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14명의 응답을 분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8%포인트다. 조사는 세계일보와 ‘공공의창’이 함께 설계했으며 수행은 여론조사기관 (주)세종리서치가 맡았다.

응답자 성별을 보면 남성이 700명(69%), 여성이 314명(31%)이었고, 연령별로 19~29세는 115명(11.3%), 30대는 124명(12.2%), 40대는 171명(16.9%), 50대는 320명(31.6%), 60세 이상은 284명(28%)이었다.

본지와 함께 이번 의식조사를 진행한 ‘공공의창’은 리얼미터·리서치뷰·우리리서치·리서치DNA·조원씨앤아이·코리아스픽스·타임리서치·한국사회여론연구소·한국여론연구소·피플네트웍스리서치·서던포스트·세종리서치·현대성연구소·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등 14개 여론조사 및 데이터분석 기관이 모인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2016년 ‘우리 사회를 투명하게 반영할 수 있는 조사, 정부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공동체를 강화할 수 있는 조사를 해야 한다’는 기치 아래 공익성 높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김용출·김건호·이동수· 김지연· 나진희·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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