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이름 바꾸라"..교장 혼자 결심하면 따라야?
[뉴스데스크] ◀ 앵커 ▶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교장이 일방적으로 학교 이름 변경을 추진하며 학생, 교사들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교사들이 교장을 교체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는데요.
무슨 일인지 신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0년 개교한 서울 은평구의 신도 중학교.
근처에 신도 초등학교가 있어 중학교도 같은 이름을 쓰게 됐습니다.
그런데 올 초 새로 부임한 교장이 이름이 나쁘다며 변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도 중학교의 한자가 귀신 '신', 길 '도' 즉, '귀신 길'이란 겁니다.
[신도중 교장] "일본이 우리에게 황국 신민화를 시켰을 때 정신적인, 문화적인 장치가 바로 '신도'라는 종교라고요."
하지만 학생과 교사들은 갑작스럽게 학교 이름을 바꾸는 데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한 3학년 학생은 학교 홈페이지 토론방에 교명 변경이 부적절하다며 철회해 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막말이나 비방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교장은 교권을 실추시켰다며 학생 징계를 위한 선도위원회 개최를 요구했습니다.
[신도중 교장] "교직원의 대표인 교장을 향해서…그대로 넘어갈 수 없다."
교직원 다수가 선도위원회를 여는 게 부당하다고 건의했지만, 교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신채연/게시판 작성 학생] "자신의 의견을 주장할 수 있는 곳이 게시판이고 누구도 제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저와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교명 변경에) 다들 찬성을 하겠죠?"
심지어 한 동아리에서 교명 변경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하자, 동아리 담당 교사에게 경위서를 쓰게 하고 '경고' 조치를 내렸습니다.
[오민식/신도중 교사]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을 경고를 주고 협박하는 것은 갑질…"
급기야 교사 45명이 실명으로 '교장의 독단과 권한남용을 참을 수 없다'며 교육청에 진정서를 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특별장학을 실시했고, 위법사항 등 문제가 발견되면 시정조치나 징계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교육청에 확인한 결과 이 학교의 실제 한자명은 새'신'에 도읍'도'였습니다.
MBC뉴스 신정연입니다.
신정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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