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당한 '미투'..고국 떠난 日 여성 피해자의 눈물

이승철 2018. 12. 29.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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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미투 운동, 하지만 유독 일본에서는 이 미투 운동을 대하는 사회 분위기가 차가운데요.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공개했지만 오히려 비판에 직면해 도망치듯 고국을 떠나야 했던 한 일본 여성이 있습니다.

한국을 찾은 그녀의 사연을 이승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자 지망생이었던 이토 시오리 씨.

상담을 하기 위해 유명 저널리스트를 만났다가 성폭행 당한 사실을 지난해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내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거짓말쟁이, 매춘부 등 입에 담기 힘든 비난이 인터넷상에 쏟아졌습니다.

협박 편지까지 날아오는 상황에서 이토 씨는 결국 생활 터전을 영국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피해자이지만 쫓겨나야 했던 그녀의 사연은 '일본의 숨겨진 부끄러움'이라는 제목으로 BBC에서 다큐멘터리로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은 미투 관련 활동을 이어가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일본의 피해자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토 시오리 : "저 자신도 용기를 받았다고 할까요. 나 혼자가 아니구나."]

그런 그녀가 최근 한국 사회는 성폭력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성폭력 상담소가 드문 일본과는 달리 200곳 가까이 상담소가 있는 한국.

피해자를 대하는 방식도 일본과는 다릅니다.

["그때 피해자가 한 행동이 그 사람에게는 최선이었다는 것이죠."]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이토 시오리 : "오늘 처음으로 '그게 최선이었다'는 말을 듣게 돼서... 나를 꾸짖으면 안되는구나, 내가 나쁜 게 아니구가, 나에게 용기를 줄 방법도 있었구나."]

NHK는 이토 씨의 이야기를 전하며 일본 사회의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이승철 기자 (neo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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