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 찍나 들떴다 2000 붕괴..'반전과 공포' 262조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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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식시장을 마감하는 지난 28일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마지막으로 찍힌 숫자다. 이날을 끝으로 2018년 한국 증권ㆍ파생상품시장은 문을 닫았다. 31일은 휴장한다. 내년 1월 2일 2019년 증권ㆍ파생상품시장이 문을 연다.
마감은 훈훈했지만 올해 증시는 결코 녹록지 않았다. 주가지수의 부침이 심한 반전의 한 해였다.
출발은 좋았다. 1월 2일 2479.65로 출발했던 코스피 지수는 같은 달 29일 2598.19로 올라섰다. 그날 한국 증시 역사상 최고점인 2600선을 장중 한때 넘어서기도 했다. 지수 3000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넘쳤다.
호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가열, 미국 정책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미 채권금리 상승, 세계 경기 둔화 전망 등이 겹치면서 한국 증시가 휘청였다.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 이탈로 이어지면서다.
올해 코스피 시장을 결산해보면 ‘마이너스(-)’다. 28일 한국거래소 집계를 보면 올 한 해 코스피는 17.3% 하락했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1344조원으로 지난해 말과 견줘 16.3%(262조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하는 대형주의 추락이 특히 심했다. 시가총액 감소분의 37.4%(98조원)를 삼성전자 한 종목에서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의료ㆍ정밀(-29.5%), 철강ㆍ금속(-23.6%), 전기ㆍ전자(-23.1%) 등의 주가 하락 폭이 컸다. 반면 비금속(22.8%), 종이ㆍ목재(19.6%) 업종은 증시 불황 속에서도 선방했다.
올 한해 이어진 외국인의 탈출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2016년, 2017년 국내 주식을 사들였던(순매수)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순매도로 돌아섰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해 말 37.2%에서 올해 말 35.6%로 감소했다.
코스닥 시장 상황도 같았다. 1월 29일 코스닥 지수는 927.05를 기록하며 1000 돌파 기대를 한껏 높였지만 무위에 그쳤다. 10월 29일 코스닥 지수는 629.7로 고꾸라지며 올 한 해 천당과 지옥을 동시에 맛봤다.
올해 말 코스닥 지수는 지난해 말(798.42)과 견줘 15.4%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도 19.3% 감소하며 228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코스피 시장과 마찬가지로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6055억원)은 3년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고 기관(-9919억원)도 ‘팔자’ 행렬에 동참했다. 개인투자자만 3조8286억원을 사들이며 코스닥 시장을 지탱했다.
그렇다면 내년 증시 전망은 어떨까. 불안과 기대가 공존한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세계 증시는 성장의 희소성을 가진 국가, 유가 하향 안전 전망, 무역 분쟁 영향 약화 전망을 고려해 한국ㆍ중국ㆍ인도ㆍ필리핀 등 신흥 아시아 지역의 국가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보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식시장의 하단은 강하게 지지가 되는 모습”이라면서 “신흥국 주식시장의 상승을 제한했던 고유가ㆍ강달러ㆍ고금리에 대한 부담이 점차 완화되면서 한국 주식시장에 우호적 환경 조성 중”이라고 짚었다. 대신 조 연구원은 “다만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안도 랠리 정도의 박스권 흐름 나타날 것으로 판단한다”고 예상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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