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후에나.." 故 김용균 母, 문 대통령 면담 거절

김철오 기자 2018. 12. 3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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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 너는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 비인간적인 학대에 아무 대응도 못하고 죽은 내 아들. 불쌍하고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이 마음을 어찌하리."

김미숙씨는 "태안발전소에서 10년간 1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하청에 일을 시키는 것을 금지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용균이 친구들은 여전히 하청 노동자로 일해야 한다"며 "이런 절박한 내용을 (개정안에) 담지 못했다. 원청 기업을 강력하게 처벌하지 못하는 점도 너무 화가 난다. (아들이 숨진) 현장을 당장 멈출 수 없는 점도 너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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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용균씨 2차 추모제 광화문서 열려.. 청와대까지 행진
고(故)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오른쪽)씨가 2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아들의 추모제에서 편지를 낭독하던 중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뉴시스

“사랑하는 아들. 너는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 비인간적인 학대에 아무 대응도 못하고 죽은 내 아들. 불쌍하고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이 마음을 어찌하리.”

김미숙씨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의 비정규직으로 새벽 근무 중 사망한 아들 고(故) 김용균씨의 이름을 외치며 오열했다. 원망 어린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만남을 제안한 대통령의 손길도 자식 잃은 부모에게 사무친 미망(未忘)의 아픔을 다독일 수 없었다.

김미숙씨는 위로와 유감의 뜻을 전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 제안을 거부했다. 2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아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없으면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하루 전 밝힌 문 대통령의 초청 제안에 대한 사실상의 대답이었다.

고 김용균씨는 지난 11일 오전 3시20분쯤 태안발전소에서 연료공급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발전소의 협력업체인 한국발전기술 소속으로, 석탄운송 작업 중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이른바 ‘김용균법’이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용균법은 원청 사업주가 하청 노동자의 안전 관리를 책임지도록 산업재해 예방 의무를 확대하고, 노동자의 근무 중 사망에서 원청 사업주·법인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김미숙씨는 “태안발전소에서 10년간 1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하청에 일을 시키는 것을 금지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용균이 친구들은 여전히 하청 노동자로 일해야 한다”며 “이런 절박한 내용을 (개정안에) 담지 못했다. 원청 기업을 강력하게 처벌하지 못하는 점도 너무 화가 난다. (아들이 숨진) 현장을 당장 멈출 수 없는 점도 너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들이) 긴긴밤, 그 많은 일을 하느라 고군분투하고 배고프면 짬을 내 겨우 컵라면 하나로 끼니를 때우고 또 일했을 것을 생각하면 억울함이 미치도록 가슴을 후벼 판다”며 “용균이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이 철저히 밝혀지지 않고 이에 따른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문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다. 말로만 하는 약속, 말로만 하는 위로는 필요 없다”고 성토했다.

고 김용균씨 추모제는 지난 22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추모제에 30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뒤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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