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성·공항 갑질·장애인 비하까지..민주당 잇단 '셀프 악재'에 휘청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이 지지율 하락세 속 잇단 ‘셀프 악재’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초선 의원의 ‘공항 갑질’ 문제가 일단락 되자마자 이번엔 당 대표가 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하고 나섰다. 야당은 이해찬 대표의 사과를 넘어 사퇴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애인에 대한 정치지도자의 부적절한 말과 이에 대한 공격적인 말로 세상이 시끄럽다”는 글을 올렸다.
김 위원장은 “머릿속에 있는 것은 반드시 말과 행동이 되어 밖으로 나가게 되어 있다”며 “그렇게 나온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그 사람의 정치적 운명까지 바꾸어 놓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글은 지난 28일 민주당 이해찬 대표(66)가 당내 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 한 장애인 비하 발언을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발대식에서 “정치권에서 보면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고 해 ‘장애인 비하’라는 비판에 휩싸였다. 이 대표는 이 말을 하기 직전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은…”이라고 말하다 “제가 말을 잘못했다”고 하기도 했다. ‘신체장애인=한심한 사람’이라는 취지의 말을 하려다 실수했다고 정정한 뒤, 곧바로 비하 발언을 다시 이어간 것이다.
야당들은 이 대표의 발언을 맹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장애인위원회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체 장애인의 인격과 자존감을 짓밟고, 약자와 소외계층을 무시하며 자신만 우월하다는 선민의식을 드러낸 망언”이라며 “정신질환으로 고통을 겪으며 살아가는 정신장애인들을 비정상이라 지칭하며 그들의 인격을 바닥으로 내동댕이치는 망발을 했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정치권의 ‘수치의 표상’인 이해찬 대표는 당대표에서 물러나는게 도리”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 발언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단순한 사과에 그칠 일이 아니다”라며 “만약 어물쩍 넘어가 또다시 비하와 차별적 발언을 내뱉는다면 경고가 아닌 퇴장 카드를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달 초에는 ‘여성 비하’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베트남 친딘중 경제부총리와 면담 중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많이 하는데, 다른 나라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 대표는 당시 발언에 대해선 따로 사과하지 않았다. 대신 민주당은 현근택 상근부대변인 명의로 된 논평에서 “많은 베트남 여성이 한국 남자와 결혼했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옳은) 사실”이라며 야당의 비판을 “백해무익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이 있기 약 1주일 전에는 같은 당 김정호 의원(58)이 “신분증을 케이스에서 꺼내서 보여달라”는 공항 직원의 요구에 불응하며 욕설을 하고 공항공사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공항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밤 김포공항에서 김해공항행 항공편을 탑승하기 위해 줄을 서던 중 공항 직원이 투명 케이스에 있는 신분증을 꺼내서 보여달라고 하자 “이 XX들이 일 똑바로 안하네”라며 공항공사 사장에게 항의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행동이 논란이 되자 오히려 “시민의 입장에서 한 상식적인 문제제기” “김해신공항 문제와 관련해 타격을 주려는 공항공사의 의도” 라고 해명했지만, 이런 해명들이 더 논란이 되자 휴일인 성탄절에 급작스럽게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했다. 민주당은 공항공사를 피감기관으로 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김 의원을 사보임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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