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초계기가 오히려 '위협 비행'..韓 함정 무대응 왜?

김관용 2018. 12. 3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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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지난 28일 광개토대왕함이 자국 초계기(P-1)를 레이더로 겨냥했단 증거라며 해당 초계기가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우리 해군 함정에 '위협 비행'을 가한 증거를 공개한 꼴이 됐다는 평가다.

특히 동영상에는 레이더 주파수 관련 정보나 초계기 내 레이더경보기(RWR) 소리도 없어 광개토대왕함 레이더가 일본 P-1을 겨눠 빔을 방사했다는 걸 확인할 수 없다.

당시 초계기는 광개토대왕함으로부터 높이 150m, 측면 500m 거리까지 접근해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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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공개한 동영상, 레이더 전자파 내용없이
"신호 탐지됐다"는 말뿐..되려 근접비행 증명
광개토대왕함, 8마일 전방서 日초계기 식별
우방 항공기로 인식, 조난 선박 구조에 집중
일본 방위성이 지난 28일 공개한 P-1 초계기의 광개토대왕함 촬영 화면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일본 정부가 지난 28일 광개토대왕함이 자국 초계기(P-1)를 레이더로 겨냥했단 증거라며 해당 초계기가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우리 해군 함정에 ‘위협 비행’을 가한 증거를 공개한 꼴이 됐다는 평가다.

특히 동영상에는 레이더 주파수 관련 정보나 초계기 내 레이더경보기(RWR) 소리도 없어 광개토대왕함 레이더가 일본 P-1을 겨눠 빔을 방사했다는 걸 확인할 수 없다. “화기관제(사격통제)레이더 신호가 탐지됐다”는 승무원의 말뿐이다. 동영상에서 들리는 ‘삐’ 소리는 레이더 경보음이 아닌 승조원들의 교신음을 음소거 처리한 것이다.

또한 해당 영상은 일본 초계기가 왜 우리측의 북한 조난 선박 구조 현장을 촬영했는지 설명하지 않고 있다. 당시 초계기는 광개토대왕함으로부터 높이 150m, 측면 500m 거리까지 접근해 촬영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항공기와 함정이 조우하면 회피가 어려운 함정의 부담이 더 크다. 초계기는 대함미사일 등을 탑재하고 있어 함정에 상당한 위협이 된다.

실제로 지난 5월 러시아 Su-24 전폭기가 영국 군함의 약 100ft(약 30m) 상공으로 통과해 영국은 러시아에 강력히 항의한바 있다. 2015년 6월에도 Su-24 전폭기가 미국 군함 상공 500m 이내로 통과해 미국은 러시아를 규탄했다. 1996년 6월에는 일본 군함이 근접하는 미국 전투기를 대상으로 기관포를 오인 사격해 격추한 사건도 있었다. 군 관계자는 “우리 해상초계기는 타국 군함을 위협하지 않기 위해 5~9㎞ 이내로 접근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지표면 또는 수면 상공을 150m(500ft) 이내로 비행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국제민간항공안전협약을 거론하며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하지만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정한 국제민간항공안전협약은 민간 항공기 관련 규정이다. 해수면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확보해야 할 최저 안전고도를 설정한 것이다. 일본이 국제법을 잘못 이해했다는게 우리 군 판단이다.

게다가 상식적으로 초계기가 레이더 전파를 받고 위협을 느꼈다면 회피 비행하는게 정상이다. 그러나 영상에선 오히려 우리 함정에 더 가깝게 접근했다. 그러면서 우리 함정의 헬기 탑재 여부와 함포 방향 등을 촬영했다. 법적으로나 국제관례상 한 국가의 영토로 간주되는 군함은 타국에 의한 어떠한 간섭행위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본 초계기의 저공 비행은 다분히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우리가 일본 측에 먼저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했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군 관계자는 “함정 피아식별 장치를 통해 이미 8마일(약 13km) 가량 떨어져 있을 때부터 일본 항공기의 활동을 확인했다”면서 “민간 선박 구조 중이었기 때문에 매뉴얼대로 우방국 일본 항공기에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고 구조활동을 계속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실관계 확인 후 유감 표명 수준에서 끝날 일인데, 일본 측이 일방적 주장을 펼쳐 뒤늦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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