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암호화폐 제도권 편입나선 주요국..우리는?
일본, 프랑스도 법제화..한국은 G20 논의 뒤따를 듯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일본, 인도,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서 암호화폐(가상화폐)를 조건부로 제도권에 편입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 시작했다. 새해를 맞아 우리 정부도 ‘부정적 관망’ 기조에서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외신 보도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러 국가에서 암호화폐 자체를 자금 조달 수단 등으로 인정하고 법령으로 관리·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부정적인 기조가 강하던 인도 정부가 돌아선 점이 눈길을 끈다.
◇강경하던 인도 정부, 조건부 허용으로 돌아설 듯
더뉴인디안익스프레스(The New Indian Expres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암호화폐 문제를 논의하는 위원회 회의 끝에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으로 규정하고 합법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암호화폐를 통한 불법 자금 세탁의 방지(AML)에 관심을 보이면서 암호화폐 시장을 ‘양성화’하는 방향에 주목한 것으로 현지 언론과 관련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일본에서는 정부가 나서 암호화폐를 ‘암호자산’으로 명명하고, 거래소 업체에 대한 등록제를 강화하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앞서 2013년 마운트곡스, 2018년 코인체크 등에서 대규모 해킹 사고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이후 관련 규정과 제도를 보완해가며 시장 건전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월부터는 거래소 운영사들이 만든 자율규제기구(JVCEA)에 규제를 맡겼고, 최근에는 거래소 해킹 등 사고에 대비해 의무적으로 자산을 비축해두도록 의무화했다.
프랑스도 지난 가을 법안 개정안을 통해 하원에서 암호화폐를 통한 공개 투자모집(ICO)을 합법화하고, 대신 ICO 이전에 정부의 사업권(라이선스)을 취득하도록 하는 등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 스위스, 몰타, 에스토니아 등 유럽의 소국과 싱가포르 등지에서는 이미 자국을 ‘ICO 허브’로 만들기 위한 각종 지원책을 추진 중이다.
◇일본, 프랑스 변화..한국도 새해 새 기조 등장 전망
이처럼 해외에서 잇따라 변화 기조를 보이면서 우리 정부의 암호화폐 관련 기조 변화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약 1년 전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암호화폐 거래소 불법 규정’과 이에 따른 폐쇄 검토를 언급한 이후 줄곧 부정적인 기조를 보여왔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의 유용성과 함께 국제 사회의 기조가 명확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중국이나 인도 같은 전면금지를 보류한 채 유보적인 입장을 이어왔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관련 TF(태스크포스) 회의를 여러 차례 개최하며 국제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혼자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의 기조 변화는 국제 사회의 관련 기조를 논의하는 G20의 결론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단 제한적인 환경에서 이용하는 ‘폐쇄형 블록체인’(Private Blockchain)에 대해서는 오히려 정부가 나서 적극적으로 보급을 추진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을 통해 2018년 6개 43억원, 2019년 12개 100억원 규모의 공공 분야 블록체인 적용사업을 추진 중이다. 금융위원회와 법무부도 폐쇄형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역시 활용방안을 모색할 정도다.
다만 관건이 되는 부분은 역시 암호화폐와 연결되는 공개형(Public) 블록체인인데, 이에 대해서는 2019년 새해 어떤 식으로건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 스타트업 대표가 정부의 ICO 금지조치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금융당국도 AML 등의 측면에서 암호화폐 자산 투자 시장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의 관망이 아닌 새로운 기조가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재운 (j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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