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핫&쿨] 日 "직장 적응 안 되시는 분, 사표 대신 내 드립니다" 퇴직대행 서비스

김회경 2018. 12. 3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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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직장을 그만 두겠다는 말을 꺼내기 어려운 사람들을 대신해 사표를 제출하는 '퇴직대행'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2017년 5월 퇴직대행 서비스 업체 '엑시트(EXIT)'를 창업한 신야 도시유키(新野俊幸) 공동대표는 대형 휴대전화 업체의 사원이었으나 상사로부터 자주 질책을 들었고 휴가도 원하는 만큼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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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경험자 다수 이용.. 日 구인난도 영향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퇴직대행 업체 엑시트(EXIT)의 홈페이지. 엑시트 홈페이지 캡처

일본에서 직장을 그만 두겠다는 말을 꺼내기 어려운 사람들을 대신해 사표를 제출하는 ‘퇴직대행’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블랙기업(비합리적인 노동을 강요하는 기업)과 파워하라(직장 상사의 괴롭힘) 문제를 겪고 있는 20~30대가 주요 이용고객이다.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구인난으로 구직자에 유리한 고용환경도 퇴직대행 서비스가 성업하고 있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퇴직대행 서비스 과정은 △의뢰인이 전화나 라인(LINE)을 통해 업체와 상담 △의뢰인의 요금 지불 △업체가 의뢰인 회사에 퇴직의사 전달 △회사로부터 의료보험ㆍ퇴직증명서ㆍ개인물품 등을 받아 의뢰인에게 택배 발송 △퇴직 완료 순이다. 2주 정도 걸리는 퇴직 과정에서 의뢰인은 다니던 회사와 일절 접촉하지 않아도 된다. 비용은 정규직은 5만엔(약 50만6,000원), 아르바이트는 3만엔(약 30만3,600원)이다. 적지 않은 요금에도 퇴직대행 서비스 이용자들이 늘어나 현재 30여개 업체가 영업하고 있다.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직장을 옮긴 사람은 311만명으로 2010년(283만명) 이후 7년 연속 증가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틈새시장을 노린 게 적중한 셈이다. 퇴직 의사를 밝혀도 회사 측이 결재를 미루거나 회사 또는 상사와의 갈등으로 퇴직 의사를 밝히지 못하고 있는 20~30대가 주요 고객이라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31일 보도했다.

2017년 5월 퇴직대행 서비스 업체 ‘엑시트(EXIT)’를 창업한 신야 도시유키(新野俊幸) 공동대표는 대형 휴대전화 업체의 사원이었으나 상사로부터 자주 질책을 들었고 휴가도 원하는 만큼 얻지 못했다. 사표를 제출할 때에도 동료들로부터 냉대 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퇴직대행 업체를 창업했다. 월 1,000건 정도 상담이 접수되고 있고, 현재까지 약 1,600여 건의 퇴직업무를 대행했다. 의뢰가 많은 업종으로는 간병ㆍ요양, 건설, 음식업 등 인력 부족이 심한 업종이다. 최근에는 정보기술(IT)업체나 제조업체의 엔지니어 등으로부터 의뢰가 늘어나고 있다.

엑시트 홈페이지에 올라온 상담 내용을 살펴보면 상사의 괴롭힘으로 직장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퇴직 의사를 밝혔지만 회사 측에서 구인난을 이유로 결재를 미루거나 후임을 결정할 때까지 다녀달라는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 결과적으로 퇴직 시점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실제 11월 일본의 유효구인배율(구직자 대비 구인자 비율)이 1.63에 이르는 등 회사 입장에선 구인난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때문에 퇴직 의사가 확고한 데도 불구하고 회사 또는 상사와의 직접 협상이 쉽지 않은 경우가 빈발하고 있어 퇴직대행 업체의 중재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mailto: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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