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들 "월 취업자 수 올해도 절벽" [한국 경제 진단 - 신년특집]
세계일보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은 10명 중 9명꼴로 올해 월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명 이하이거나 마이너스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최악의 고용 부진 상황이 올해 더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월평균 취업자 증가폭은 10만3000명에 그쳤다. 2017년 31만6000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설문 결과 올해 월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명대에 그칠 것이란 응답이 50%(25명)로 가장 많았다. 0∼9만명대 수준이라는 응답이 36%(18명)로 두 번째로 많았고, 마이너스가 될 것이란 응답도 2%(1명)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2017년 수준으로 회복해 30만명대가 될 것이란 응답은 2%(1명), 20만명대가 될 것이란 응답은 10%(5명)에 그쳤다.
정부는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 취업자 수를 15만명으로 예상했는데 전문가의 38%(19명)는 정부 전망보다 낮게 본 셈이다. 전문가 설문은 정부의 경제정책방향 발표 이전에 이뤄졌다.
지난해 월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은 금융위기의 여파로 2009년 -8만7000명을 기록한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동향을 분석한 결과 월평균 취업자 수는 2009년 최악의 기록을 세운 이후 2010년 34만5000명, 2011년 49만2000명, 2012년 42만8000명으로 회복세를 이어갔다. 2014년에는 59만8000명으로 크게 뛰었다가 2015년과 2016년에도 각각 28만명과 23만1000명을 기록했다. 2017년 31만6000명으로 30만명대를 회복했지만 지난해 10만명 초반대로 급감한 것이다.
대다수 전문가가 월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을 10만명대 이하로 전망한 것은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를 고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지난해 16.4%로 급격히 오른 데 이어 올해도 10.9%로 두 자릿수 인상이 결정됐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부진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고용 상황이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2020년 적정 최저임금 인상률을 묻는 질문에 92%(46명)가 10% 미만 수준이 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응답이 24%(12명)로 가장 많았다. 4∼5%대가 22%(11명)로 두 번째로 많았고, 6∼7%대가 20%(10명), 4%미만이 16%(8명), 8∼9%대가 10%(5명) 순이었다. 1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4%(2명)에 그쳤다.
2020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응답한 한순구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이 2년간 너무 올라서 기업이 인내할 범위를 넘어섰다”고 우려했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너무 과속했기 때문에 2020년에는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6∼7% 인상이 적정하다고 응답한 이윤재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실을 감안해서 인상해야 하고 획일적인 임금 인상은 곤란하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감내하기 힘들고, 그것이 여러 정황으로 나타나지 않느냐”면서 “최소한으로 하되 업종별 구분해서 인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을 아예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부작용이 크게 나타난 상황이다. 해결을 하려면 최저임금을 인하하는 것이 제대로 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약대로 최저임금을 올리든지, 못 올린다고 하면 국민에게 몇 퍼센트를 올리겠다고 설명을 해야 한다”며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 이후 수차례에 걸쳐 최저임금 인상 속도 완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홍 부총리는 특히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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