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불식" vs "핵보유국논리"..김정은 '핵무기 4불' 언급 주목

2019. 1. 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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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서 "핵무기 생산·시험·사용·전파 안하기로 했다" 언급
'北 핵개발 지속' 연쇄보도로 제기된 美회의론 불식 의도일수도
일각선 '핵무력 완성' 인식 기반한 '보유핵 유지' 의중 드러냈단 평가도
신년사 발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2019.1.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발표한 2019년 신년사에서 '더이상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히면서 의미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우리는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데 대해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 왔다"고 밝혔다. 핵무기의 생산, 시험, 사용, 전파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핵무기의 시험, 사용, 전파를 하지 않는다는 대목은 작년 4월 20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서에 일부 조건과 함께 등장하는 내용이다.

결정서는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며 "우리 국가에 대한 핵 위협이나 핵 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이번 김 위원장 신년사의 핵무기 '4불' 언급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생산을 하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북한은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비핵화 의지를 밝혀왔으나, 김 위원장이 직접 핵무기를 더 이상 생산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이례적인 것이다.

특히 김 위원장의 이번 언급은 그가 지난해 신년사에서 핵탄두와 탄도로켓을 '대량생산'해 '실전 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던 것과는 정반대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 언급을 두고 김 위원장이 상황에 따른 '핵동결' 가능성도 간접적으로나마 비친 것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단 김 위원장의 이와 같은 언급은 추가적인 핵무력 증강에 나서지 않겠다는 '긍정 메시지'로 읽히는 만큼 기본적으로는 지난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상응 조치 관련 더디나마 일정한 진전이 이뤄진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 조야에서 북미 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에서도 북한이 끊임없이 핵능력을 증강해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NBC 방송은 북한이 2018년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은 것은 정책을 바꾼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에서 대량 생산 쪽으로 넘어간 데 따른 것이라며 현재 속도라면 2020년 약 1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영저동'과 '삭간몰' 등 북한 미사일 기지의 심상치 않은 동향을 전하는 미국 매체의 보도도 잇따랐다.

즉 김 위원장이 제재해제 등 상응 조치를 미국에 촉구하기에 앞서 자신 입장에서 '먼저' 취한 조치들을 명확히 했다는 분석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신년사를 통해 (지금까지) 비핵화 조치로 무엇을 했는지 설명한 것"이라며 "핵무기를 이미 안 만들고 있다는 언급도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신년사 발표장으로 향하는 김여정·조용원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왼쪽),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오른쪽)과 함께 노동당 청사에 마련된 신년사 발표장으로 들어가고 있다.2019.1.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반면 김 위원장이 핵 신고와 검증 등 결정적인 추가 비핵화 조치는 언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핵무기를 추가로 생산·시험하거나 사용·전파하지 않겠다는 언급에 머문 것이 전형적인 '핵보유국'의 논리와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다.

즉 이미 재작년 11월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상황에서 재제 완화 수준의 상응 조치를 미국이 제공하지 않을 경우 현재 보유한 핵에 대해서는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북미대화 부분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굳히는 방향으로 가려는 것 같다"며 "특히 핵무기의 제조·사용·이전 반대는 핵보유국의 의무인데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또 '핵무기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표현 자체를 뜯어볼 필요가 있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다.

김 위원장의 언급이 우라늄 농축과 영변 흑연감속로 가동과 같은 핵물질 생산 작업을 모두 중단한다는 것인지, 고농축우리늄(HEU)과 무기급 플루토늄(Pu)과 같은 핵무기 원료를 생산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핵폭발장치나 운반체계와 결합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인지 등에 대해 엄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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