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흐렸다 갬', 자동차 '구름 많음', 조선 '맑음'

2019. 1. 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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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새해 주요 산업 기상도

['상저하고' 반도체]
상반기 실적 줄었다 하반기 반등 전망
'슈퍼호황' 아닐 뿐 성적 나쁘지 않을 듯

['불안지속' 자동차]
수출 0.2% 줄고 내수는 -1% 역성장
미 관세부과 땐 큰 타격 불가피

['실적개선' 조선]
수주절벽 회복 매출에 본격 반영
선박 환경규제 강화 긍정효과 기대

최종 향방은 미·중무역분쟁 따른
경제 불확실성 강도에 좌우될 듯
그래픽_김승미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국내 경제를 지탱해 온 기반 산업들의 올해 전망이 불투명하다. 최근 2~3년 호황을 누렸던 반도체와 석유화학 경기가 흔들리고 있고, 자동차 산업은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라는 이중고와 싸워야 한다. 지난해 일감이 반짝 증가한 조선업은 올해 다시 한번 도전대에 서게 됐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과 이로 인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의 강도에 따라 올해 국내 산업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상저하고’ 예상…부진 강도는?

지난해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했던 반도체 산업은 올 상반기에 실적이 줄었다가 후반에 반등하는 ‘상저하고’가 예상된다. 최근 2년 동안 30~60%씩 성장한 반도체는 지난해 말부터 수요가 줄면서 부진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주가가 최근 1년간 최저점에 이를 정도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 50%가 넘는 ‘슈퍼호황’에 견줘 실적이 주는 것일 뿐, 절대적인 성적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영업이익이 30조~34조원, 하이닉스는 14조~16조원으로 예상한다. 전년보다 20~30% 줄어든 수준이지만, 회사 차원으로 보면 여전히 상당한 수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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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이 어느 수준으로, 언제까지 전개될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부정적 전망이 힘을 얻고 있지만 5세대(5G) 통신의 본격화 여부나 미·중 무역분쟁 상황 등에 따라 예상보다 짧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부진이 삼성전자나 에스케이하이닉스 같은 개별 기업보다 국가 차원의 경제 동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반도체는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과 설비투자의 20.6%, 18%를 차지하는데, 반도체 실적이 꺾일 경우 그만큼 수출이나 설비투자 증가율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공급과잉으로 고전했던 디스플레이는 양극화가 예상된다. 액정표시장치(LCD)는 중국 등의 공급 확대로 더욱 힘겨워지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디스플레이 수출액이 전년 대비 2.5%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 산업도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새 아이폰의 판매 부진으로 애플이 주춤하고 있지만,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기세가 워낙 매섭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장악했던 러시아, 인도 시장 등도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장악해 나가고 있다.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분야도 화웨이를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감소세’ 지속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 1.2%, 0.8%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반등의 기회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두 회사는 국내차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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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새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을 출시하는 등 전략 수정에 나섰지만, 주변 환경이 좋지 않다. 전문가들은 올해 자동차 수출과 국내 시장 감소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자료를 보면, 2016년부터 사실상 성장이 멈춘 국내 자동차 시장은 올해도 -1%로 역성장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2019년 10대 주력산업 전망’을 통해, 자동차 수출이 지난해 1.8%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0.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의 자동차 판매량이 정체되고, 신흥시장 수요가 크게 줄면서 완성차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이 남아있다. 자칫 대미 수출 차량에 25%의 관세가 붙을 경우, 가뜩이나 가격 경쟁력이 줄어든 국산차의 판매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미 상무부가 다음달 16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입차와 자동차부품의 국가 안보 위협 여부에 대해 보고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90일 이내에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 올 상반기 내내 위기감이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 실적 개선 가시화

조선업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은 통상 수주 실적이 매출로 반영되는 데 2년 정도 걸린다. 선박 설계와 건조 등에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선업은 지난 2016년 글로벌 발주량 급감으로 ‘수주 절벽’을 겪었고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주 회복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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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사기구(IMO) 등의 선박 관련 환경 규제 강화 흐름도 국내 조선산업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대형3사는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 엘엔지 운반선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올해 수주 전망이 밝은 편이다. 다만, 시황 회복의 온기가 더디게 전달되는 중소 조선사와 기자재 업체들은 올해도 일감 확보 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박보다 규모와 금액이 큰 해양플랜트 시장은 올해도 신규 발주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업계는 3년간 이어진 호황이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등 불안정한 데다가, 글로벌 설비 신·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문제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부진이 이어질 수도 있다. 당장에는 정유업 수익성의 척도인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과 원유가격 차이)이 지난해 12월 평균 배럴당 3달러(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수준으로 손익분기점 아래로 낮아진 것이 큰 부담이다. ‘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가격도 지난해 7월 톤당 1386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30% 가까이 급락했다.

최하얀 최현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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