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진짜 위기는 놀랄 스펙 없이 판매가만 올린 탓"

전병역 기자 2019. 1. 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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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애플의 중국 판매부진 충격 원인은 특별한 기능 개선 없이 판매가를 올린 때문이란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판매 부진을 예상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서한 때문에 미국, 유럽, 아시아 증시가 출렁였고, 삼성 등 국내 부품공급 업체들 실적에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서 애플의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애플 제품 리셀러 매장의 간판 모습. 연합뉴스

애플은 지난 2일 발표한 서한에서 2019 회계연도 1분기(2018년 10~12월) 실적전망 하향 조정의 주된 원인을 이른바 ‘차이나 쇼크’로 불리는 중국 및 중화권 판매 부진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근본 문제는 아이폰의 비싼 ‘평균판매단가(ASP)’라는 지적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홍콩 소재 투자분석업체 CLSA의 니콜라스 배럿, 체리 마 애널리스트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아이폰 평균판매단가가 852달러(약 95만7000원)로 1년 전보다 적어도 7% 이상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아이폰 판매 총량의 20%(6200만대 이상)를 떨어뜨렸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애플은 1분기 매출 전망을 당초 890억∼930억달러에서 840억달러로 4~10% 하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팀 쿡은 둔화한 중국 경제와 무역 갈등을 탓하지만, 우리 의견으로는 아이폰의 평균판매단가 상승이 애플에 드리운 최대 난제”라고 밝혔다. 이어 “놀랄만한 스펙(제원·기능)을 보여주지도 않고 점차 커지는 경쟁 속에 단가만 올린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아이폰의 절반 또는 3분의 2 가격으로 팔리는 화웨이 P와 메이트는 애플에 진짜 문제를 제기했다”라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IDC 집계 결과, 지난해 11월 아이폰 판매량이 중국에서 9.5% 떨어지는 동안 중국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와 비보는 각각 17.7%와 12.1%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애플의 노트북 맥북도 중국에서 판매량이 9% 떨어진 기간에 중국 노트북 업체들은 물량을 4% 늘렸다.

애플의 실적 부진 전망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바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액정표시장치(LCD)를 납품하는 LG디스플레이에도 부정적 영향을 예상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병역 기자 junb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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