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건강]혈액에 많은 지방..채식주의자도 고지혈증 걸린다

여성 55세·남성 45세 이상 증상 없어도 매년 검사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고지혈증은 혈액 속에 지방성분이 많은 질병이다. 몸속 총콜레스테롤이 240밀리그램 퍼 데시리터(mg/dl)를 넘거나 중성지방이 200mg/dl 이상일 때 고지혈증으로 진단한다.

6일 김주영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지혈증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이 막히는 동맥경화증이나 관상동맥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콜레스테롤은 몸의 정상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성분이다. 이 물질은 대부분 체내에서 합성되고, 일부는 음식물을 통해 직접 흡수한다.

몸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콜레스테롤이 간에서 자체 조달되기 때문에 음식으로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 채식 위주의 식생활을 해도 간과 세포에서 콜레스테롤 대사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으면 고지혈증에 걸릴 수 있다.

간은 음식을 통해 섭취한 여분의 콜레스테롤을 다른 물질로 대사할 수 있다. 따라서 콜레스테롤 증가에 의한 고지혈증은 몸에서 생산과 소비의 균형이 깨질 때 일어나게 된다. 기름과 물이 섞이지 않는 것처럼 콜레스테롤도 피와 섞이지 않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이 혈중에서 신체의 각 부위로 운반되려면 수용성인 지단백과 결합하게 된다.

이 지단백은 크기와 밀도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크기는 크지만 밀도가 낮은 저밀도지단백(LDL), 크기는 작지만 밀도가 높은 고밀도지단백(HDL), 그리고 매우 밀도가 낮은 초저밀도지단백(VLDL) 등이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이 지단백과 결합된 콜레스테롤 전부를 합한 것이다. 'LDL 콜레스테롤'은 일반적으로 혈중 총 콜레스테롤의 4분의 3 정도를 차지한다. 간으로부터 말단 장기의 세포로 콜레스테롤을 운반하는데, 신체 요구량보다 많을 경우에는 혈관 벽에 들어붙어 동맥경화를 일으킨다.

반면 'HDL 콜레스테롤'은 세포로부터 간으로 콜레스테롤을 운반하고,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대사하게 하는 청소부 역할을 한다. 콜레스테롤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저밀도지단백은 동맥경화를 일으키지만, 고밀도지단백은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고지혈증에 걸려도 눈에 띄는 증상은 없다. 그러나 고지혈증이 오랫동안 지속돼 혈관에 동맥경화증이 발생하면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등이 생긴 뒤에야 병원을 찾게 된다.

고지혈증에 의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려면 조기진단이 필수다. 이 병은 간단한 채혈검사로 충분히 진단하므로 매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아무런 증상이 없어도 고지혈증 검사를 받는 대상은 45세 이상 남성, 55세 이상 여성, 흡연자,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 고혈압 및 당뇨병 환자, 심혈관질환 가족력, 조기폐경 후 여성 호르몬제를 복용하지 않는 여성이다.

3개월 정도 식이요법 후에도 고지혈증이 계속되고 콜레스테롤이 300mg/dl 이상이고 중성지질이 500gm/dl 이상인 경우,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인자를 2개 이상 갖고 있으면 약물요법을 병행하는 게 좋다.

식이요법 원칙은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피하고, 채소나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다. 기름은 가급적 식물성 또는 생선에 많은 불포화 지방산을 섭취한다.

콜레스테롤이 많고 포화 지방산이 많은 음식은 계란 노른자와 동물의 간, 버터, 소기름, 크림, 치즈, 닭이나 오리 껍질, 돼지고기, 소고기, 가공식품 등이다.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되 과식은 피하고 싱겁게 먹는다.

운동은 걷기와 조깅, 수영 같은 큰 근육을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 매회 30분 이상, 적어도 일주일에 3번 이상 꾸준히 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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